브로드웨이 화려한 무대가 늘 관심을 받지만,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또한 다채로운 스타 출연과 신선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소규모 극장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번 가을 시즌은 실력파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부터 독특하고 실험적인 뮤지컬,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연극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작품마다 인물의 내면과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선사한다.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 빚어내는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The Counter>

로라 펠스 극장에서 9월 20일부터 11월 17일까지 공연되는 <The Counter>는 메간 케네디 작가의 거의 2인극에 가까운 작품이다. 작은 마을 식당에서 케이티(수잔나 플러드)가 폴(앤서니 에드워즈)에게 아침 커피를 따르는 일상 속 대화를 중심으로 한다. 데이비드 크로머 감독의 세심한 연출 아래, 두 인물이 서로 진정으로 ‘들으려’ 애쓰는 모습을 통해 인간관계의 본질을 묘사한다. 플러드는 진심 어린 연기로 무대를 채우며, 실제 커피 향과 음성 메시지 등 작은 요소들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반짝이는 의상과 거친 현실의 조화, <Drag: The Musical>

뉴월드 스테이지에서 현재 공연 중인 <Drag: The Musical>은 루폴 스타일의 가벼운 코미디가 아니다. 창작자이자 주연인 알래스카 썬더펙은 “마음과 영혼, 내면의 아이에게 닿는 진정한 뮤지컬”이라며, 두 라이벌 드래그 바의 이야기를 통해 다채로운 드래그 문화를 담아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같은 큰 줄기를 갖되, 더욱 파격적인 의상과 에너지로 뉴욕 소극장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역사 속 젊은 저항의 목소리, <We Live in Cairo>

10월 9일부터 11월 24일까지 뉴욕 씨어터 워크숍에서 공연되는 <We Live in Cairo>는 2011년 이집트 혁명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이다. 레바논계 미국인 작가 듀오 다니엘과 패트릭 라주르 형제가 집필했으며, 2019년 미국 레퍼토리 극장에서 초연 후 오프브로드웨이로 복귀했다. 여섯 명의 학생 운동가를 통해 세계적 정치 격변과 예술의 힘을 담아내며, 최근 주목받는 배우 알리 루이스 부르즈기가 출연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미래 사회의 퀴어 가족 이야기, <In the Amazon Warehouse Parking Lot>

플레이라이터스 호라이즌스에서 10월 10일부터 11월 17일까지 초연하는 <In the Amazon Warehouse Parking Lot>은 작가 사라 만텔의 개인적 경험과 비바이너리 배우들을 위한 역할 확장을 목표로 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이주하는 퀴어 물류 노동자들의 ‘발견된 가족’을 그리며, 인구의 10%라는 소수자 통계에 반기를 들고 100% 존재감을 부여하는 ‘완전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시반 바탯 감독 연출.
지구를 떠날 것인가, 지킬 것인가, <Walden>

토니 키저 극장에서 10월 16일부터 11월 24일까지 공연되는 <Walden>은 지구를 떠나 우주로 이주할 것인가, 아니면 지구를 지키며 끝까지 싸울 것인가라는 딜레마를 다룬다. ‘샤멜리스’의 에미 로섬이 뉴욕 무대 데뷔작으로 출연하며, ‘석세션’ 출신 조이 윈터스와 함께 쌍둥이 자매 역할을 맡아 긴장감과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여성으로서 세상을 바꾸고 구할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고 로섬은 말했다.
여성의 몸과 사회를 날카롭게 그린 페미니스트 호러 뮤지컬, <Teeth>

뉴월드 스테이지에서 상설 공연 중인 <Teeth>는 2007년 컬트 영화에 기반한 뮤지컬로, 미첼 리첸스타인의 작품이다. 극중 ‘다운’ 역의 알리사 앨런 루이스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작가 안나 K. 제이콥스, 마이클 R. 잭슨, 연출가 사라 벤슨의 독특한 팀워크로 호러와 코미디, 페미니즘을 결합한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음악 산업의 어두운 면을 그린 <Babe>

퍼싱 스퀘어 시그니처 센터에서 10월 29일부터 12월 22일까지 공연되는 <Babe>는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 마리사 토메이와 컨트리 스타 패밀리의 그레이시 맥그로가 출연한다. 60대 음악계 전설 ‘거스’와 젊은 신입 ‘캐서린’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산업의 어두운 면을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극작가 제시카 골드버그의 작품은 샘 셰퍼드와도 비교된다.
드림 캐스트의 <Ragtime> 가을 특별 공연

뉴욕 시티 센터가 10월 30일부터 11월 10일까지 개최하는 <Ragtime> 갈라 공연은 아렌스와 플래허티의 명작을 꿈의 캐스팅으로 재현한다. 조슈아 헨리, 케이시 레비, 셰이나 타우브 등 브로드웨이에서 빛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최근 시티 센터의 브로드웨이 이전 전례를 고려할 때, 미래의 본 무대 공연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번 가을,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 무대는 독특한 이야기와 진정성 있는 연기로 가득 차 있다.
소박한 카페부터 미래 디스토피아, 혁명의 거리까지, 각기 다른 세계가 작고 친밀한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진정한 스타 배우들의 열연과 대담한 창작진의 도전으로 가득한 이번 시즌을 직접 경험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