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원작부터 헐리우드 스타 출연작, 디즈니 뮤지컬까지… 새해 시작과 함께 쏟아지는 대작들
2024년 하반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지금, 런던 웨스트엔드는 어느새 2025년의 서막을 준비하고 있다. 매해 연말, 영국 연극계는 이듬해의 화제작들을 하나둘 발표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2025년은 그야말로 ‘풍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극과 뮤지컬을 아우르며, 신작과 재연, 실험과 대중성을 동시에 담은 대형 작품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BBC 블랙코미디의 전설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뮤지컬, 셰익스피어 고전의 화려한 재탄생까지—2025년, 웨스트엔드의 관객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다채로운 무대를 만나게 될 전망이다.
Inside No. 9 – Stage/Fright

영국 블랙코미디의 걸작이라 불리는 BBC 시리즈 《Inside No. 9》가 연극 무대로 향한다. 원작의 창작자 스티브 펨버튼과 리스 쉬어스미스가 직접 무대를 기획했으며, 기존 팬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로 구성될 예정이다.
Elektra

마블 영화로 잘 알려진 배우 브리 라슨이 웨스트엔드 데뷔 무대로 선택한 작품은 그리스 비극 《일렉트라》. 《오클라호마!》로 주목받은 다니엘 피시가 연출을 맡았으며, 고전문학 권위자 앤 카슨의 새로운 번역으로 깊이를 더한다.
The Years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여성의 삶을 여러 배우가 분할해 연기하며 세월과 정체성의 흐름을 독창적으로 표현한다. 알메이다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웨스트엔드 입성에 성공했다.
Kyoto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와 굿 찬스의 공동 제작. 1997년 교토 기후 협약의 뒷이야기를 다룬 정치 스릴러로, 고조되는 국제 외교와 기후위기 논의의 긴장감을 드러낸다.
Much Ado About Nothing

톰 히들스턴과 헤일리 앳웰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이 눈에 띄는 셰익스피어 로맨틱 코미디. 제이미 로이드 연출 아래 과감한 현대적 해석이 기대된다.
Clueless
동명 1995년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뮤지컬. 제인 오스틴의 《엠마》를 현대적으로 각색했으며, KT 턴스털의 음악과 글렌 슬레이터의 가사로 구성된다.
The Score

배우 브라이언 콕스가 바흐 역을 맡은 역사극. 1747년, 포츠담 궁정에서의 음악적 대결과 권력, 자존심의 격돌을 그린다.
The Last Laugh

에든버러 프린지에서 큰 호응을 얻은 코미디 헌정극. 에릭 모캄비, 밥 몽크하우스 등 전설적 희극인들의 삶을 재조명하며, 영국 코미디의 정신을 돌아본다.
My Neighbour Totoro

바비칸 센터에서 초연된 이후 6관왕을 거머쥔 지브리 원작 뮤지컬. 풍성한 인형극 연출과 감성적 음악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The Great Gatsby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먼저 공개된 이 뮤지컬은 피츠제럴드의 고전을 무대에 옮긴 화려한 쇼. 재즈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대가 기대된다.
The Deep Blue Sea

테렌스 래티건의 심리극이 탬신 그리그 주연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사랑과 상실, 절망을 섬세하게 그리는 이 작품은 연기파 배우들의 진면목이 빛날 예정이다.
Just For One Day
2024년 올드빅에서의 성공적 초연 이후 정식 웨스트엔드 입성. 라이브 에이드 40주년을 기념하는 이 작품은 음악이 세상을 바꾼 날을 무대로 재현한다.
헤라클레스 (Hercules)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의 뮤지컬이 드디어 웨스트엔드 상륙을 앞두고 있다. 아직 정확한 일정은 미정이지만, 2025년 여름, 웨스트엔드의 ‘히어로’가 될 전망이다.
웨스트엔드, 다시 한 번 ‘황금기’ 예고
연극과 뮤지컬, 고전과 현대, 실험과 대중성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2025년 웨스트엔드. 각 공연장들은 기존의 틀을 깨는 시도를 통해 전 세계 관객을 끌어들이려 한다. 또한 《에비타》 등 또 다른 대형 작품들도 조만간 추가 발표를 앞두고 있어, 내년은 웨스트엔드 공연계에 있어 다시금 ‘황금기’로 회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작품이 쏟아지는 2025년, 이제 관객들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