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대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주인공 역할을 꿈꾼다. 대부분 타이틀 롤을 맡고 싶어하지만 때로는 주인공들이 조금은 불완전한 선택을 하거나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서포팅 캐릭터’들이다.

서브 캐릭터들은 주인공의 여정을 보조하고, 때로는 다른 시각을 제공하거나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관객 중에는 주연보다 조연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이번에는 뮤지컬 팬들이 사랑하는, 그리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 넘치는 조연들을 소개한다.
Joanne – Company

마리안 엘리엇 연출의 <컴퍼니> 리바이벌에서 조앤 역할을 맡아 토니, 올리비에, 그리고 WhatsOnStage 어워드를 석권한 패티 루폰. 우아하면서도 날카로운 존재감을 발휘하며 “The Ladies Who Lunch” 넘버는 단연 압권.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그녀만의 ‘클래식’ 조연이다.
Rizzo – Grease

핑크 레이디스의 강인한 리더 리조는 때론 냉정하고 까칠하지만, 무대 위 그녀의 거침없는 태도와 숨겨진 섬세함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There Are Worse Things I Could Do” 노래를 통해 그 내면의 감정이 더욱 선명해진다.
Eponine – Les Misérables

비극적이면서도 강인한 생존자, 에포닌은 코제트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독립적인 여성상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는다. 마리우스에 대한 이루지 못한 사랑과 헌신이 그녀의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Nicely Nicely Johnson – Guys and Dolls

브리지 극장 무대에서 “Sit Down You’re Rockin’ the Boat”를 두 번이나 앵콜시키며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친절 끝판왕’ 캐릭터. 그의 사랑스러운 에너지는 무대 전체를 밝게 비춘다.
Anita – West Side Story

마리아의 든든한 언니 같은 존재로, 사랑과 상실 사이에서 진한 감정을 전달하는 아니타. 최근 영화판에서 아리아나 드보즈가 맡아 오스카 수상까지 이끌어낸 이 역할은 강렬하면서도 따뜻한 조연의 정수다.
Audrey II – Little Shop of Horrors

“우주에서 온 잔인한 초록 엄마”라는 별명을 가진 악역 오드리 II는 이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음산한 매력과 함께 뮤지컬에 짜릿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Paulette – Legally Blonde

엘 우즈만큼이나 사랑받는 미용실 주인 폴렛. 최근 리젠츠 파크 리바이벌에서는 나딘 히긴이 맡아 “장면을 독차지하는 기쁨”이라는 평을 받으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Dawn – Waitress

젠나의 수줍지만 든든한 베스트 프렌드 돈은 조연이지만 사랑스러운 로맨스와 충성심으로 무대를 따뜻하게 만든다. 그녀의 소소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Che – Evita

내레이션 역할로 작품 전체를 이끄는 체는 때로는 체 게바라를, 때로는 ‘보통 사람’을 상징한다. 에비타의 격변기를 따라가며 극에 긴장과 통찰을 더하는 중요한 조연이다.
Ado Annie – Oklahoma!

웨스트엔드 최신 리바이벌에서 조르지나 오누오라가 맡아 큰 호평을 받은 아도 애니.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 캐릭터로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Genie – Aladdin

누구나 원하는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는 뮤지컬 <알라딘>의 핵심적인 조연. 유쾌한 개그와 쇼 스토퍼 넘버로 친구 같은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조연이기에 가능한 다채로운 매력들
주인공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극의 균형을 맞추는 조연들. 그들의 존재가 있어 뮤지컬은 더 입체적이고 깊어진다. 때로는 주연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이기에, 이들의 활약을 주목하는 것도 뮤지컬을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다. 다음 공연에서 이 특별한 조연들을 눈여겨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