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셰익스피어의 고전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무대에 다시 등장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를 중심으로 한 수많은 신선하고 도전적인 프로덕션들이 셰익스피어 작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며, 젊은 관객과 기존 팬들 모두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셰익스피어가 단순한 ‘고전’이 아닌,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과 공감을 선사하는 살아있는 예술임을 확인시킨 해다.

브로드웨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열풍과 소셜미디어 반응
지난 월요일, X(구 트위터)에는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로미오와 줄리엣’의 영상들이 쏟아지며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헝거 게임: 송버즈 앤 스네이크’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레이첼 제글러와 인기 웹드라마 ‘하트스톱퍼’의 키트 코너가 이끄는 이 작품은, 무대 위 배우들의 즉흥적 역할 소개와 환호성으로 가득한 프롤로그 덕분에 소셜미디어에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처럼 온라인 공간까지 달군 열기는, 셰익스피어 작품이 현대 관객과 어떻게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웨스트엔드 ‘로미오와 줄리엣’의 신예 스타 프란체스카 아뮤다-리버스
런던 웨스트엔드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역 프란체스카 아뮤다-리버스는 최근 ‘더 스테이지 데뷔 어워드’에서 올해의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그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셰익스피어 대사의 고정관념을 깨고, 익숙한 대사들에 새로운 감정을 불어넣었다고 전했다. 특히 ‘발코니 신’에 대해 “어색하고, 설레고, 민망하면서도 끈적한 순간”이라며 “텍스트 속 진실된 순간들을 포착하고자 현실에 기반을 두려 했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는 어렵다는 편견이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를 생각하면 다가가기 훨씬 쉽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공연 중 관객과의 상호작용에서 오는 ‘유기적 에너지’를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첫 공연 이후 관객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느껴졌고, 모두가 ‘이건 정말 가치 있는 일’임을 알았다”고 했다.
이안 매켈런과 함께한 ‘플레이어 킹스’의 토히브 지모
같은 시기 웨스트엔드에서 데뷔한 또 다른 주목받는 배우는 ‘플레이어 킹스’의 토히브 지모다. 영국 연극계의 거장 이안 매켈런과 호흡을 맞춘 그는 “6~8개월 동안 이안 매켈런에게 연기뿐 아니라 삶과 경험, 우정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웠다”며 “매일 공연하며 배우는 기회가 무한했고,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다”고 회고했다.
무엇보다 지모가 중요하게 여긴 건 “셰익스피어를 처음 접한 관객들이 ‘이건 낡거나 이상하지 않고, 낯설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앞으로 ‘코리올라누스’, ‘햄릿’ 같은 배역에 도전할 계획이며, “심지어 1991년 ‘십이야’에서 로잘린드를 연기했던 에이드리언 레스터처럼 성별을 넘나드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내년을 기대하게 하는 셰익스피어 라인업
2025년에는 인기 드라마 ‘브리저튼’과 뮤지컬 ‘위키드’의 조나단 베일리가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아이콘, 리처드 2세 역으로 무대에 선다. 연출은 ‘셰익스피어 프로’ 닉 하이트너가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앞서 데이비드 테넌트와 커시 점보가 참여하는 이색적인 입체 음향 ‘맥베스’도 연이어 공연될 예정인데, 이미 대부분의 티켓이 매진 상태다.
예술 교육의 위기 속, 셰익스피어의 현재성과 중요성
최근 학교 예술 교육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의 현대적 가치와 변주 가능성, 그리고 그 활력을 청소년과 미래 예술가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해 다양한 공연들은 셰익스피어가 얼마나 우리 시대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예술이야말로 진정한 축제의 장임을 다시 한번 온 국민에게 알렸다.
예술은 우리 모두를 위한 파티이며, 그 혜택은 한 나라 전체로 퍼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