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연극이나 뮤지컬이 평단으로부터 2성부터 5성까지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도 드물다. 만약 모든 작품에 대해 완벽한 합의가 존재한다면, 비평가들은 웹캠 영상만 보고 400자짜리 리뷰를 써내는 AI로 대체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최근 몇 달 전 ‘Why Am I So Single?’이 다양한 평가를 받았던 데 이어, 1월 11일까지 공연되는 베스 월(Bess Wohl) 작가의 신작 ‘바르셀로나(Barcelona)’ 역시 비슷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밀리 인 파리’의 릴리 콜린스와 ‘종이의 집’의 알바로 모르테가 주연을 맡은 이 2인극은 한밤중의 이베리아 반도 원나잇 스탠드가 점차 비극적이면서도 일부 평단에선 심오한 이야기로 확장되는 과정을 그린다. 연출은 린넷 린튼(Lynette Linton)이 맡았으며, 그녀는 올여름 웨스트엔드로 이전된 ‘쉬프터스(Shifters)’의 훌륭한 연출로 호평받은 바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릴리 콜린스의 프로 무대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점은 일부 평론가들로부터 신선한 찬사를 받았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평론가 사라 크롬튼은 콜린스를 “놀라운 발견”이라 표현했고, ‘The i’의 피오나 마운트포드는 “올해 무대에서 본 최고의 연기 중 하나”라며 5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The Standard’의 닉 커티스는 다소 비판적인 평을 내놓으면서도 콜린스의 연기를 “센세이셔널”이라 칭했고, ‘선데이 타임스’의 도미닉 맥스웰은 “콜린스는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마치 식은 죽 먹기처럼 연기한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반대로 극본과 연출에 문제를 제기하는 평론가들도 적지 않다. ‘The Stage’의 톰 위커는 작품을 “짜증 나고 억지스러운 플롯이 가득하다”고 혹평했고, ‘타임 아웃’의 안제이 루코우스키는 콜린스가 “평범한 인물의 개인적 고백에 깊은 감정을 불어넣기엔 연기 폭이나 무게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의 애너벨 뉴젠트는 “독백이 지나치게 서사에 치우쳐 감정적 지지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극명히 엇갈리는 평가는 왜일까? 본 필자는 ‘바르셀로나’가 여러 차례 관람 기회를 제공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가장 혹독한 평가는 공식 프레스 오프닝이 아닌, 그 이전 공연에서 나온 경우가 많았다. 크롬튼을 포함해 긍정적 평을 낸 평론가들은 대체로 프레스 나이트를 관람했다. 개인적으로도 프레스 오프닝 공연에서 두 배우가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을 완벽하게 살렸다고 판단한다.
초기 공연에서 드러난 연출과 극본의 미묘한 약점들이 일부 평론가들의 평가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이는 라이브 공연과 예술 비평이 얼마나 주관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