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엔드에서 브로드웨이로, 혹은 그 반대로 무대가 옮겨질 때는 보통 작품의 완성도와 인기, 현지 상황에 맞춘 소폭 조정이 이뤄진다. 하지만 때로는 문화적 차이나 출연진 변경, 시간의 흐름, 혹은 이전 공연에 대한 피드백으로 인해 작품 전반에 걸친 대대적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신은 작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한편,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최근 몇 년간 두 무대 간 이례적인 변화를 겪은 주요 작품들을 살펴본다.
Cinderella
앤드루 로이드 웨버, 에메랄드 페넬, 데이비드 지펠이 만든 신데렐라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초연이 연기되며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브로드웨이 진출이 발표되면서 ‘Bad Cinderella’로 리브랜딩되어 뒤틀린 동화적 색채를 더욱 강조했다. 주인공 역할은 라인디 제나오가 맡았다.
Clueless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1995년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재해석한 ‘클루리스’는 주크박스 형식이었으나, 2024년 브롬리에서 KT 턴스털과 글렌 슬레이터의 음악으로 새롭게 만들어져 내년 웨스트엔드 공연을 준비 중이다.
Hadestown
올해 초 런던 공연에 복귀한 ‘해디스타운’은 배우들에게 각자의 고향 억양을 사용하도록 최초로 허용한 작품이다. 아일랜드 출신 오르페우스, 미들랜드 지방 출신 에우리디케, 트리니다드 출신 헤르메스가 등장하며 노래 가사도 일부 바뀌었다. 브로드웨이 배우들도 이 같은 변화를 도입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Harry Potter and the Cursed Child
2016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이 2부작 연극은 이후 2018년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뉴욕과 함부르크에서는 공연 분량이 줄어든 1부작 버전으로 바뀌었으며, 런던에서는 여전히 원작 2부작으로 공연 중이다.
Heathers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웨스트엔드까지 무대를 옮기며 ‘Blue’라는 곡이 ‘You’re Welcome’으로 교체되었고, 헤더 듀크와 베로니카의 솔로곡이 추가됐다. 특히 웨스트엔드 캐스트 음반과 오리지널 음반의 가사 차이가 존재해 검열 논란도 일었다.
Mean Girls
브로드웨이 뮤지컬 영화화를 거쳐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미인 소녀’는 ‘Fearless’, ‘Stop’ 등의 곡이 삭제되고 ‘Blowing Up’이라는 신곡이 추가됐다. 영국 관객을 겨냥한 의상과 가사, 영국식 유머가 더해졌다.
Six
SNS에서 ‘MegaSix’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식스’는 영국 공연에서는 관객의 휴대전화 촬영이 적극 허용되지만, 미국 노조 규정 때문에 브로드웨이에서는 이 부분이 사라졌다. 배우들도 각각의 억양으로 노래하는 점이 눈에 띈다.
Starlight Express
스팀 열차를 주인공으로 한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버전에서 경주 장소가 미국으로 바뀌고, 펄의 솔로곡 ‘Made Up My Heart’가 추가됐다. 현재 런던 웸블리 파크에서 공연 중인 리바이벌과도 여러 차이가 존재한다.
Sunset Boulevard
웨스트엔드에서 2막 첫 곡을 솔로로 부르던 주인공이 브로드웨이에서는 앙상블과 함께 무대를 걷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토마스 프랜시스가 부르는 라이브 카메라 연출은 양 무대 모두 큰 호응을 얻었다.
The Full Monty
1997년 영국 셰필드를 배경으로 한 원작 영화를 바탕으로 미국 뉴욕 버팔로로 무대를 옮긴 2000년 브로드웨이 작품과, 12년 후 원작자 사이먼 보포이가 직접 각색해 다시 영국 북부를 배경으로 한 희극 무대극 버전이 존재한다.
The Hills of California
최근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제즈 버터워스의 최신 드라마는 결말 부분에 큰 변화가 있었다. 15분 분량이 줄고, 마지막 장면도 새롭게 바뀌면서 작품의 서사에 변화를 주었다.
두 도시를 잇는 작품들은 원작의 틀에서 벗어나 현지 문화와 관객의 기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이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형태로 관객을 만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변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무엇인가요? SNS에서 함께 이야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