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여름, 웨스트엔드 런던 팔라디움에서 다시 한 번 뮤지컬 <에비타>의 막이 오른다. 연출은 2019년 리젠트 파크 야외극장에서 <에비타>를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던 제이미 로이드. 팬데믹 이전 선보인 이 작품은 비평가들의 호평과 함께 수상 경력까지 쌓으며 “파격적이고 현대적인 재해석”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재연이 아닌 ‘진화’다. 로이드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리가 2019년에 만들었던 그 버전에서 진화한 형태”라며 “새로운 요소들이 많이 추가될 것이고, 기존 아이디어도 일부 유지되겠지만, 우리는 모두 달라졌다”고 전했다. 로이드 본인을 비롯해 안무가 파비안 알로이즈, 음악감독 앨런 윌리엄스, 무대디자이너 수트라 길모어 등 주요 제작진 모두 지난 몇 년 사이 <선셋 블러바드>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또 다른 감각과 시선을 얻게 됐다고 말한다.
이번 <에비타>는 초연 당시 강렬한 퍼포먼스로 주목받은 ‘집단적 움직임’과 무대 연출을 어떻게 재해석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로이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작업을 바라보고 싶다”고 밝혔고, 이는 예술적으로나 제작 방식 면에서 더욱 성숙해진 팀의 협업을 예고한다.
주연 캐스팅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에비타>의 새로운 주인공을 두고 다양한 루머가 무성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은 없다. 하지만 로이드 특유의 신선한 캐스팅 감각과 화제성 있는 섭외가 예상되는 만큼, 발표 순간까지의 긴장감 또한 공연의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한편, 로이드는 현재 런던 드루리 레인 극장에서 시고니 위버 주연의 셰익스피어 <템페스트>를 연출 중이며, 이어 톰 히들스턴과 헤일리 앳웰이 주연을 맡은 <Much Ado About Nothing>도 예고돼 있다. 이 시즌은 1950년대 이후 드루리 레인 극장에서 처음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올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로이드는 “<Much Ado About Nothing>은 아마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지금은 그 말만 하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그의 전작들이 항상 기대를 뛰어넘는 해석과 무대미학으로 주목받아온 만큼, 이 시리즈 또한 단순한 고전 재현이 아닌 도전적인 해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셰익스피어부터 뮤지컬까지,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로이드 특유의 시선. 2025년 웨스트엔드는 다시 한 번 그의 이름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