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런던 연극계 최대 축제인 올리비에 어워드 시즌이 돌아왔다. 본 시상식은 오는 4월 6일, 베벌리 나이트와 빌리 포터의 공동 진행 아래 로열 앨버트 홀에서 개최된다. 본격적인 후보 발표는 3월 초 예정된 가운데, <WhatsOnStage>는 각 부문에서 어떤 작품들이 주목받을지 미리 예측해본다.

신작 희곡 부문 – 치열한 경쟁의 서막
2025년 올리비에에서 가장 강력한 부문 중 하나는 단연 ‘신작 희곡’이다. 그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조 머피와 조 로버트슨이 공동 집필한 <Kyoto>로, 기후 위기를 언어적 갈등의 메타포로 풀어낸 독창적인 접근이 호평을 얻었다. 마크 로젠블랫의 <Giant>, 로알드 달의 반유대주의적 면모를 날카롭게 조명한 작품 역시 화제성에서 밀리지 않는다. 애니 에르노의 대표작을 각색한 엘린 아르보의 <The Years>도 후보 지명이 유력하다. 네 번째 자리는 베네딕트 롬베의 <Shifters>나 제레미 오 해리스의 <Slave Play> 같은 작품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뮤지컬 리바이벌 – 초호화 무대의 맞대결
올해 뮤지컬 리바이벌 부문은 사상 최대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이미 7관왕을 기록한 <Starlight Express>와 카메론 매킨토시의 화려한 <Oliver!>가 후보 자리를 예약해두고 있으며, 임엘다 스톤튼 주연의 <Hello, Dolly!>와 리젠트 파크에서 시작해 바비칸 극장으로 무대를 옮긴 <Fiddler on the Roof>도 강력한 후보다. 바틀렛 셰어가 연출한 <Kiss Me, Kate>도 호평을 받았으나, 경쟁작에 밀릴 가능성도 있다.

신작 뮤지컬 – 다채롭고 개성 강한 작품들
신작 뮤지컬 부문은 오히려 예측이 어려운 부문이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과 <Kathy and Stella Solve a Murder!>, <Natasha, Pierre and the Great Comet of 1812> 같은 독립적인 감성의 작품들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톰 마로우와 루시 모스의 신작 <Why Am I So Single?>도 뛰어난 음악으로 주목받고 있다. 흥행 측면에선 <Mean Girls>, <MJ>, <The Devil Wears Prada> 같은 작품들도 후보 지명을 노린다. 셀린 디온 패러디 뮤지컬 <Titanique>는 뮤지컬 부문 대신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출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극 리바이벌 – 셰익스피어부터 베케트까지
로버트 아이크가 연출한 <Oedipus>와 <Player Kings> 중 <Oedipus>가 좀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벤 위쇼와 루시안 음사마티가 출연한 <Waiting for Godot>와 눅티 가트와, 샤론 D. 클라크 주연의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역시 확실한 후보로 꼽힌다. 레베카 프레크널의 <Cat on a Hot Tin Roof> 또한 아미이다 극장에서의 공연 이후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Machinal>, <A View from the Bridge>, <Long Day’s Journey Into Night> 등의 작품도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코미디 부문 – 유쾌한 다크호스들의 전장
전통적으로 다채로운 색채가 살아 있는 ‘엔터테인먼트 또는 코미디’ 부문도 주목할 만하다. <Fawlty Towers>, <Spirited Away>, <Inside No 9> 등이 후보로 예상되는 가운데, <Titanique>가 이 부문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가족 관람용 <Ballet Shoes>는 ‘베스트 패밀리 쇼’로 갈 수도 있지만, 이 부문에 도전할 수도 있다.
창작 부문 – 기술과 연출의 향연
연출 부문에서는 루크 셰퍼드가 이끈 <Starlight Express>와 <Why Am I So Single?>이 강세를 보이며, 엘린 아르보와 로버트 아이크의 후보 지명도 예상된다. 무대와 시각적 구현 면에서 <Spirited Away>는 런던 콜리세움의 스케일을 잘 활용해 극찬을 받았다. <Benjamin Button>의 음악적 완성도도 무시할 수 없다.

연기 부문 – 신예와 베테랑이 함께 빛나는 해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Oedipus>의 마크 스트롱, <Giant>의 존 리스고, <The Fear of 13>의 애드리언 브로디가 가장 유력하다. 눅티 가트와도 유쾌한 활약으로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여우주연상 부문에서는 <Oedipus>의 레슬리 맨빌, <The Years> 전 출연진의 공동 지명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Romeo and Juliet>의 프란체스카 아뮤우다-리버스, <Earnest>의 론케 아데콜루에조, <Machinal>의 로지 시히 등 신예 배우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뮤지컬 연기 부문에서는 <MJ>의 마일스 프로스트, <Benjamin Button>의 존 데일리쉬와 클레어 포스터, <Great Comet>의 추미사 돈포드-메이와 제이미 머스카토, 마이무나 메몬 등이 기대를 모은다. <Mean Girls>와 <Why Am I So Single?>의 앙상블도 후보로서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The Devil Wears Prada>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에이미 디 바르톨로메오의 지명 여부도 주목된다.
올해 올리비에 어워드는 예년보다도 훨씬 다채롭고 예측 불가능한 후보 구성이 예고되고 있다. 예상을 뒤엎는 깜짝 지명이 있을지, 혹은 팬들이 기대하는 이름들이 모두 리스트에 오를지, 모든 것은 곧 공개될 노미네이션 발표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