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영국 전역의 무대는 전례 없이 다채롭고 실험적인 신작들로 풍성했다. 웨스트엔드를 비롯한 주요 극장에서 선보인 작품들 중에서도 관객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은 ‘올해 최고의 신작’들은 무엇일까?
1. <Inside No.9: Stage/Fright>

영국 인기 TV 시리즈의 무대 버전. 스티브 펨버튼과 리스 시어스미스가 직접 출연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스핀오프이자 마지막 인사”로 불리는 이 작품은 유쾌하면서도 연극적인 상상력이 넘치는 무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2. <Lovestuck>

팟캐스트 <My Dad Wrote A Porno> 제작진이 선보인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중독성 있는 넘버와 밝은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았으며, 비평가들은 “공연이 끝나도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3. <Much Ado About Nothing>

셰익스피어 명작을 제이미 로이드 연출, 톰 히들스턴과 헤일리 앳웰 주연으로 재해석. 핑크색 컨페티와 팝 음악을 가미한 과감한 연출이 “현대적인 셰익스피어의 정수”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4. <The Parent Agency>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가족극. 음악가 댄 길레스피 셀스가 참여한 음악은 “즐겁고 생동감 넘친다”는 호평을 받았다.
5. <Pig Heart Boy>

말로리 블랙먼의 청소년 소설을 각색한 감동 드라마. 아동극임에도 깊은 이야기 구조와 성인 관객도 빠져들게 만드는 정서적 울림으로 5성 만점을 받았다.
6. <Radiant Boy>

세 인물의 상처를 천천히 벗겨내는 심리극. 어두운 분위기와 몰입감 넘치는 연출로 “공연이 끝난 후에도 오래 남는 경험”으로 평가받았다.
7. <Richard II>

조너선 베일리의 귀환 무대. 니콜라스 하이트너의 연출과 어우러진 강렬한 무대 장악력은 고전 역사극의 새로운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8. <The Seagull>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한 체호프의 <갈매기>. 전자 담배, 록 음악, 마이크 사용 등 파격적 현대화로 “예상치 못한 유머와 감정”을 동시에 선사한 작품.
9. <Speed>

홀리데이 인 호텔 지하실을 배경으로 세 사람이 스피드 교육에 모이는 이야기. “강력하고 웃기며 동시에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평.
10. <Stereophonic>

토니상 13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를 기록한 화제작. 음반 제작 과정을 담은 이 작품은 실제 스튜디오처럼 구성된 무대로 “보고 듣는 동시에 음악이 탄생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했다.
11. <Titanique>

셀린 디온의 히트곡으로 구성된 뮤지컬. 영화 <타이타닉>을 유쾌하게 패러디한 이 작품은 “바보 같지만 멈출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12. <The Unlikely Pilgrimage of Harold Fry>

한 남자의 느닷없는 도보 여행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마크 애디, 제나 러셀 등 스타 캐스트가 출연하며 정제된 무대에서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13. <Wild Rose>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배경으로 한 새로운 컨트리 뮤지컬. 극 중 밴드가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하며, “극장을 넘은 생명력을 가진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웨스트엔드는 여전히 실험과 감동이 공존하는 무대다. 대형 뮤지컬뿐만 아니라 TV 시리즈 각색, 청소년 문학, 현대적인 고전 해석 등 장르와 스케일을 넘나드는 시도들이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공연계의 흐름을 미리 엿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지금 이 리스트에서 다음 여행지를 정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