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J의 한마디 | 즐길 거리 가득한 종합 선물 세트
한국 초연으로 개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드디어 그 베일을 벗었다.
우선 화려한 무대와 의상 다양한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란다와 스튜어트의 직업을 뮤지컬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바꾸었고 랩과 탭댄스, 심지어 루프 스테이션까지 활용해 지루할 틈 없이 극이 진행되었다. 특히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하는 장면은 뮤지컬의 ‘라이브(LIVE)’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니엘을 맡은 배우 세 명 중 아직 한 배우 밖에 보지 못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배우마다 애드립이 조금씩 다르고 이에 따른 개그 포인트도 다른 것 같았다. 다니엘은 다재다능함을 갖춘 캐릭터로 성대모사부터 랩, 댄스, 비트박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혼자서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배우 개인이 가진 역량이 굉장히 중요할 듯 하다. 또 영화에서도 그렇듯 B급 감성의 유머들이 많이 녹아있어 다니엘이 웃음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질 것 같다.
‘다웃파이어’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된 이유가 영화와는 다르게 언어 유희적 표현을 사용해 색다르기도 했다. 외국의 유머 코드를 한국인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터. 인물이나 배경 설정은 외국인데 언어적 유희를 한국적으로 풀어낸 것에 괴리감이 느껴지는 장면도 몇몇 있었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리디아, 크리스, 나탈리 삼남매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 포인트였다. 리디아는 영화 속에서 튀어나왔나 싶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고 모든 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크리스와 나탈리도 각자의 매력을 살려 제 몫을 제대로 소화했다.
공무원 완다는 2막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상세페이지에 나와있는 캐릭터 소개처럼 정말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느낌이었다.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고음이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 듯 파동을 일으켰고 박수 갈채를 불렀다.
다니엘의 친구인 프랭크와 안드레도 극 중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가족의 다양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줘서 좋았다.
원작과 비슷한 듯 다른 부분들이 있어 비교해보는 재미는 확실히 있었다. 중독성 강한 킬링 넘버가 없고 물 흐르는 듯한 스토리 전개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다양한 장치들로 꽉꽉 채워넣은 볼 거리 덕분에 3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았다.
마지막 결말에서 보여준 다양한 가족에 대한 정의는 특별한 여운을 남기기도. 전체적으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원작 영화의 장면들을 영리하게 각색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웃음 빵빵 터지는 뮤지컬을 찾고 계시는 분
– 가족과 함께 뮤지컬을 즐기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