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K-뮤지컬 국제 마켓이 개막했다. 한국뮤지컬의 투자기반 강화와 해외진출 활성화를 목적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지난 2021년에 이은 두번째로, 올해는 미국 브로드웨이 시장에서 100여 편을 제작한 마이클 맥페든을 비롯해 영국 웨스트엔드 중심으로 활동하며 얼마전 뮤지컬 ‘SIX’를 제작한 제작자 데비 힉스, ‘귀멸의 칼날’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애니메이션 원작의 뮤지컬 시장을 선도하는 와타나베 프로덕션의 작가 스에메쓰 겐이치 등 해외 주요 뮤지컬 제작사와 극장 관계자가 초청됐다.
특히 한국 뮤지컬에 대해 국내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되었는데, ‘뮤지컬 드리밈’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한 총 15개 작품에 대한 투자를 제안하고, ‘뮤지컬 선보임’에서는 총 5개 작품을 낭독하거나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이 외에도 국내 제작사와 투자사, 국내 제작사와 해외 관계자 간 일대일 집중 투자 상담, 학술대회와 원탁회의, 차세대 뮤지컬 제작자 육성을 위한 전문가 강연 등도 이어진다. 문화포커스에서는 그 중 2일차의 선보임에서 시연한 아트플랫폼 동화의 ‘그린코트’와 EG뮤지컬 컴퍼니의 ‘유앤잇(YOU & IT)’을 소개하고자 한다.
뮤지컬 ‘그린코트’
여성들을 억압하는 전통과 민간요법으로부터 여성들을 지키고자 했던 한 여성의 숭고한 일대기
아트플랫폼 동화의 작품 그린코트는 한국 최초의 근대식 의학을 배우고 전파한 여성 의사 박에스더의 일대기에 대한 작품.
볼티모어 여자의과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박에스더는 조선으로 돌아와 여성들을 진료하고자 하지만, 뿌리깊은 성리학 사상으로 인해 여자들이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무당의 민간요법뿐. 그러던 중 한양에 콜레라가 창궐하고 에스더와 대립하던 무당은 에스더가 콜레라를 퍼트리는 것이라 소문을 낸다.
에스더는 전통을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여성이지만, 창작진은 재치있게도 이 전통적인 요소를 똑똑하게 활용했다. 그린코트에서 가장 매력적인 적인 것은 뮤지컬과 민요와 판소리를 넘나들면서도 한데 어우러지는 음악. 특히 뮤지컬 창법으로 노래하는 에스더와 민요창법으로 노래하는 무당이 하나의 넘버 안에서 각자의 창법으로 노래를 하며 대립하는 장면은 이 공연의 백미이다
뮤지컬 ‘유 앤 잇(YOU & IT)’
언젠가는 마주쳐야 할, 그리고 언젠가는 극복해야 할 우리의 이야기
대구를 기점으로 하는 EG뮤지컬 컴퍼니의 유앤잇은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SF뮤지컬이다 2019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작.
죽은 사람도 AI로 되살릴 수 있는 미래 사랑한 사람의 기억을 복제한 AI는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이 맞을까? 인간의 성격과 기억을 가진 AI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졌던 과학기술이 현실이 된 현대에서 뮤지컬 유앤잇은 앞으로를 묻는다.
급변하는 현대의 기술 속에서 인간다움에 대한 철학적 주제를 사랑스러우면서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에 담아낸 웰메이드 뮤지컬. 현악기와 피아노 4중주로 구성된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은 두 사람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한층 더 배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