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연기 인생 도합 422년 내공의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9명 배우가 모여 28회 공연을 전회 매진시켰던 화제의 연극 ‘햄릿’. 2022년, 팬데믹으로 상실된 연극을 깨우기 위해 초연의 원로 배우와 한국 연극, 뮤지컬을 이끄는 젊고 유망한 배우 총 16명이 함께하며 세대를 뛰어넘는 명품 연극을 선사했던 연극 ‘햄릿’. 그리고 2024년 ‘햄릿’은 ‘공연 수익은 차범석연극재단과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라는 목표로 한국 연극계의 대가들이 대거 모여 펼치는 한바탕 축제로, 오는 6월 9일부터 9월 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2024년 연극 ‘햄릿’에는 지난 시즌 참여했던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손봉숙, 길해연, 강필석, 김명기, 이호철에 더해 이호재, 김재건, 길용우, 남명렬, 박지일, 정경순, 전수경, 박윤희, 이항나, 이승주, 양승리, 이충주, 정환, 루나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한다.
60년 경력의 최고령 배우 전무송, 이호재부터 각종 연극, 연기상을 휩쓴 중견 배우들, 그리고 첫 연극 데뷔를 앞두었지만 이미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 정점에 섰던 배우 루나까지 총 24명의 각계각층에서 모인 배우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조합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예정이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세 번의 시즌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이번에는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 역으로 돌아온 배우 정동환은 ‘햄릿은 영원한 작품이다. 언제든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는 것이 기쁨이다. 특히 이 프로덕션은 여러 나이대의 배우들이 골고루 참여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갖게 할 것 같아 기대가 된다.’라며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남겼다.
든든한 선후배들 사이로 극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햄릿 역은 지난 시즌 쟁쟁한 선배들의 존재감에도 뒤지지 않고 호연을 펼쳤던 강필석과, ‘벚꽃동산’ ‘세인트 조앤’ ‘세일즈맨의 죽음’ 등 굵직한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이승주가 더블 캐스팅됐다. 두 번째로 ‘햄릿’을 연기하는 강필석은 ‘이 작품은 배우로서의 생각과 가치관을 바꾸게 한 정말 특별한 공연이다. 무의식중에 스스로 정해놨던 연기의 한계를 알게 됐고, 그 한계를 넘어섰다. 그리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지난 공연에 코로나로 10회 넘게 취소되어 너무 아쉬웠고, 이번 시즌 지난 공연에 함께했던 모든 선생님들이 다 함께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더 늦지 않게 다시 선생님들과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새롭게 ‘햄릿’으로 합류한 배우 이승주는 ‘로렌스 올리비에 감독주연의 영화 ‘햄릿’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햄릿이라는 작품은 모든 배우들이 선망하는 작품이지만 그보다 더 영광인 점은 우리나라 연극계를 대표하는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대 위에서 인간 이승주가 아닌 햄릿으로서 어떻게 이 대단하신 분들과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라며 주역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연출 손진책은 ‘연극이 인간학이라면 ‘햄릿’은 죽음학’이라고 말한다. 약 400년 전에 쓰인 ‘햄릿’이 지금까지 공연될 수 있는 이유는 인류가 영원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은 우리의 일상 속에 혼재되어 있으며 그 경계는 때로는 명확하게, 때로는 모호하게 보인다. ‘The time is out of joint – 뒤틀린 세상’ 속 햄릿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문다.
올 시즌에도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한층 깊이 탐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무대와 의상 디자인을 새롭게 하고(무대 이태섭/의상 김환) 더 상징적, 사유적인 무대미술을 선보인다. 또한 연극적 판타지를 걷어내고 배우들에게는 수행을 요하지만 서사적인 구조로 노출시켜 한층 소통을 극대화하는 작품으로 완성할 것이다. “이번 햄릿은 통시성은 그대로 가져오되 더 감각적이고 격조 있는 현대의 햄릿을 선보이려 한다. 경륜 있는 배우들이 주축을 이루는 만큼 그들의 존재감과 연기력으로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연출 손진책은 새로운 프로덕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