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빵야>가 또 한 번의 도약을 알리며 2024년 6월 18일 예스24아트원 1관에서 개막했다. 초연에서 관객 평점 9.8이라는 이례적인 호응을 얻었던 이 작품은, 재공연을 맞아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와 배우들의 깊어진 연기로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금 끌어모으고 있다.
<빵야>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흐름 속에서 잊혀진 한 자루의 소총을 통해 우리 사회와 인간의 기억, 그리고 예술의 역할을 묻는다. 무대는 과거와 현재, 픽션과 논픽션 사이를 오가며, 관객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겁고 복잡한 역사적 서사를 담고 있으면서도,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하는 유머와 날카로운 풍자가 조화를 이루며, 진지함 속에서도 극의 리듬을 놓치지 않는다.
이 작품은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되었고, 제61회 K-Theater Awards 대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인정받은 바 있다. 초연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진행되었으나, 이번 재공연은 대학로 예스24아트원 1관으로 무대를 옮겨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작품의 중심에는 낡은 소총 ‘빵야’가 있다. 1945년 인천 조병창에서 만들어진 이 총은, 극 중에서 무명의 드라마 작가 ‘나나’와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역사적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난다. 작가 나나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위한 아이디어를 찾던 중, 창고 속에서 ‘빵야’를 발견하고, 이를 계기로 한국 현대사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소총은 극 중에서 단순한 물건이 아닌, 시대의 목격자이자 증언자로 등장하며, 관객에게 ‘기억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극본을 쓴 김은성 작가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그을린 사랑> 등으로 알려진 창작극 분야의 대표 작가로, 이번 작품에서도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밀도 있게 엮어냈다. 연출은 <팬레터>, <더 헬멧>, <히스토리 보이즈> 등에서 감각적인 무대 언어를 선보여온 김태형 감독이 맡아,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소총 ‘빵야’ 역은 박성훈, 박정원, 전성우, 홍승안이 맡아 각기 다른 해석으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드라마 작가 ‘나나’ 역에는 이진희, 김국희, 전성민이 출연해 복잡한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외에도 배우들은 여러 인물로 분하며, 극 전체의 리듬과 에너지를 풍부하게 채운다.
무대는 마치 오래된 소품 창고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트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 전개를 뒷받침한다. 민찬홍 작곡가의 음악은 장면마다 정서적 무게를 더하며, 군무와 함께 장면의 역동성을 배가시킨다. 약 170분의 러닝타임 내내 관객은 단 한 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무대 위의 총이 이렇게 말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익숙한 역사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가슴 깊이 와닿았다”는 등의 반응을 전하며, 연극 <빵야>가 전하는 메시지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연극 <빵야>는 오는 9월 8일까지 예스24아트원 1관에서 공연되며, 자세한 정보는 제작사 엠비제트컴퍼니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