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7일 개막을 앞둔 연극<나쁜자석>이 전 배역의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연의 인트로 넘버인 ‘튤립’을 활용하여 시선을 집중시킨 이번 포스터는 4색 튤립의 각기 다른 꽃말에 착안해 인물들의 드라마를 더욱 강조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또한 한 편의 동화 같은 몽환적인 색감으로 극의 네 캐릭터인 프레이저, 고든, 폴, 앨런의 정서를 완벽하게 담아냈다. 특히, 배경 속 흩날리는 꽃잎들은 <나쁜자석>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상시키며 특유의 아련함을 더욱 배가시켰다.
고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프레이저’ 역의 이주순, 윤재호, 최재웅은 ‘과거의 우정, 실연, 추억’ 꽃말의 하얀색 튤립을 매칭했다. 아픔을 애써 삼키는 프레이저의 모습을 윤재호와 최재웅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표정으로, 이주순은 공허한 눈빛으로 그려내며 이들이 선보일 프레이저에 기대를 더했다.
비운의 천재가 되어버린 ‘고든’ 역은 이진우, 김서환, 이봉준이 맡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이란 뜻의 노란 튤립을 든 이들은 각기 다른 시선과 눈빛으로 3인 3색 다양한 매력을 예고했다. 특히 ‘날 기억해 줄래?’, ‘행복하지 않아. 웃을 만큼.’, ‘난.. 그럼… 이야기를 묻을게. 내가 가진 거라곤 그거 밖에 없어.’라는 포스터 속 대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네 명의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냉철한 면을 가진 ‘폴’ 역의 김찰리, 김영국, 양병열은 보라색 튤립과 함께하며 무심하지만 날카로운 모습을 연기했다. ‘영원한, 영원하지 않은 사랑’이라는 이중적 의미의 꽃말은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앨런’ 역을 맡은 이형훈, 최아론, 박건우는 ‘배려’와 ‘애정’을 뜻하는 분홍색 튤립을 연출하여 우정을 지키기 위해 홀로 아픔을 감당해 내는 앨런의 면모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전 배역 중 유일하게 미소를 머금은 이형훈과 박건우, 그리고 붉어진 눈시울의 최아론은 밝은 모습 이면의 슬픔을 가진 앨런을 오롯이 보여주며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스코틀랜드의 작은 해변 마을 거반(Girvan)을 배경으로 한 연극<나쁜자석>은 프레이저, 고든, 폴, 앨런 네 명의 친구가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는 플래시백 기법을 통해 9살, 19살, 29살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석처럼 서로를 밀어낼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외로움과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또 한 번의 ‘자석 신드롬’을 예고한 2023 연극<나쁜자석>은 3월 7일부터 5월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