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행오버, 셜록홈즈 등 대학로 스테디셀러 연극을 성공시킨 정구진 연출의 신작이자 오디션부터 5000명이 몰리며 화제를 모았던 연극 ‘진짜나쁜소녀’가 지난 11월 개막했다.
연극 ‘진짜나쁜소녀’는 산속에 위치한 별장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에서 시작한다. 미스코리아 출신의 유명 여배우 황지희가 처참하게 살해된 상황에서 유력 용의자로 그녀의 내연남이자 그녀의 소속사 대표인 이무길이 지목된다. 그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 김안나에게 당신의 딸 김요아를 납치했으니 자신을 무죄로 만들라고 제안한다.
딸을 구하기 위해 이무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안나. 하지만 그녀는 재판장에서 이무길이 자신의 딸을 납치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리고 안나의 딸 요아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연극 ‘진짜나쁜소녀’. 공연에 대해 출연배우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몽포커스(이하’몽’) : ‘진짜나쁜소녀’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
정경화(이하 ‘정’) : ‘진짜나쁜소녀’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남녀의 사랑도 있고, 엄마와 딸의 이야기도 있고 또 세상에서 중요한 돈, 명예, 욕심 등 여러가지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저 개인적으로는 ‘엄마와 딸 이야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꼭 했어야 하는 이야기 ‘진짜나쁜소녀’
몽 : 본인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 또 본인이 생각하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인지 한분씩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무길 대표(고동균 분)님 먼저 부탁드릴게요.
고동균(이하 ‘고’) : 이무길은 밑바닥 인생을 살다 전 재산 140만원으로 코인 투자를 해서 200억을 번 졸부인데요. 갑자기 큰돈이 생기다 보면 사람이 무서울 게 없어진다는 걸 연기하면서 느낄 수 있던 역할이었습니다. 다시는 밑바닥 인생으로 돌아가기 싫은 마음과 성공에 대한 갈망, 집착 때문에 사람이 변한 거지 나쁘게만 보이는 것보다는 좀 불쌍한 캐릭터예요.
몽 : 이무길이 굉장히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인데. 이 역할 자체가 연기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을까요.
고 : 맞아요. 욕망 덩어리인데요. 솔직히 쉽지는 않았어요. 이게 너무 나쁘게만 비춰지면 어떡하지. 나는 그냥 성공만을 위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정말 쉽지는 않았어요. 많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몽 : 그러고 보면 같은 연출님과 협업을 한 경험이 있으신데, 지난번과 이번 작품에 차이점이 있을까요?
고 : 그 전 작품인 행오버는 오랜 기간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보니 작품의 기여도가 달랐어요. 게다가 연출님께서 이번 작품에 특별히 더 힘을 쏟고 계신 데다, 배우들한테 기대하시는 게 더 큰 것이 느껴져 저도 같이 긴장하면서 좋은 시너지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정 : 100전 100승 100프로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 김안나 역할입니다. 하나의 결점도 없어 보이는 사람이지만 제일 중요한 딸이라는 존재가 흔들리면서 딸을 구하려 노력하고, 감싸 안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흔들리지 않는 모습과 흔들리는 모습을 어떻게 하면 괴리감 없이 짧은 무대 안에서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이 연극 속에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연출님이 말씀하셨지만, 통계적으로 하루에 세건 이상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해요.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지만, 누군가는,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하는 이야기라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몽 : 앞서서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고 하셨는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정경화 배우님은 특히나 남매분들과 돈독하신 게 잘 알려져 있는데, 동생분들께서도 이 공연을 보셨을까요? 보셨다면 소감이 궁금합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셨을지.
정 : 저희가 3남매인데 동생이 97년, 03년, 제가 84년생이다 보니까 제가 대학로 연습실 생활을 할 때부터 데리고 키우다시피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들 공연을 아기 때부터 정말 오래 봤어요. 요즘은 자세하고 무섭게 모니터를 해줄 정도라 가능하면 공연 초반부터 불러요. 모니터 좀 해달라고.
그런데 이번 공연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가족 이야기다 보니 보기 아플까 봐. 하지만 굉장히 냉정하게 모니터해주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윤지원(이하 ‘윤’) : 요아는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아픔이 있는 있는 친구예요. 사건 이후 엄마에게 기대고 싶었지만 소통이 잘 되지 않았던 과거를 가지고 있구요. 제 개인적으로는, 배우로서는 이 모든 건 사실 엄마를 향한 복수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연기하면서도 ‘내가 엄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어.’ 탓을 하고 싶기도 했어요.
요아의 사람들을 향한 분노 자체가 누군가를 탓하고 싶지만, 지금은 탓할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런 상황 속에서 방식은 잘못됐지만 그런 장애물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연기를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게 절대 불쌍해 보이거나 어떤 아파 보이거나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관객분들은 어떻게 봐주셨는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후기를 읽어보면 제가 맨 마지막에 질문을 던지는데 거기에 대해서 많이 말들을 써주셨더라고요. 맞다 아니다.
이런 말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 성공이군’ 이런 생각도 하지만 되게 어려운 역할인 것 같아요.
몽 : 그러고 보면 상업 무대가 ‘빨래’ 이후로 참 오랜만이에요. 현재 한예종 연극원을 다니시는 걸로 아는데 연극원 무대가 아닌, 오랜만에 밟아보는 대학로 무대는 어떠신가요
윤 : 지금 대학원 전문사 과정을 다니고 있어요. 원래 방송 위주로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연기를 더 배워서 오래오래 해 먹으려고 대학원을 간 거예요(웃음)
무대를 배우면 항상 드는 생각이 무대는 제 단점을 발견하는 곳인 것 같아요. 왜냐면 제 연기를 있는 그대로 바로 현장에서 보여드리는 데다 그날의 컨디션이나 팀워크가 중요해서 스스로 중심을 잡는 걸 배우는 곳이에요.
그래서 더 두려운 부분도 많아요. 빨래를 제가 굉장히 어릴 때 했어요. 21살 때 나영이를 했거든요. 굉장히 부족했고, 노래나 연기 모두 미숙했어요. 지금도 그렇긴한데. (공연을 하는) 밤에는 전쟁터에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 전쟁을 한 번 치러야 성장을 하지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연극은 방송과 달리 관객분들께 직접 연기를 보여준다는 데에서 제 연기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굉장히 좋습니다.
박정윤(이하 ‘박’) : 서울대를 나온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황지희 역할이에요. 지희는 나쁘면 나쁘다고 말할 수 있고, 불쌍하다고 생각하면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지희도 성공에 눈이 멀어서 이무길한테 붙었고, 많은 걸 받으니까 또 이번엔 사랑을 욕심내서 받고 싶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이무길이 지희에게 ‘송충이가 갈잎을 먹으면 죽는 거야. 너 절대 평범하게 못 살아.’라는 말을 하는데, 공연할 때도 지희의 입장에서는 이중적인 마음이 가끔 들어요. 평범하게 못 살 걸 알지만, 정말 사랑을 원하기 때문에 사랑을 선택했는데 또 좌절하게 되고. 이게 정말 나쁜 건지 뭐가 잘못된 건지. 잘못은 또 안 하는 것 같고 항상 이렇게 이중적인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하지만 관객들에게 이러한 지희의 두 가지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또 많은 피드백을 듣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연기해 보고 있어요.
몽 : 저는 사실 처음 등장하시던 장면과 마지막에 반복되는 등장 장면에서 정말 놀랐었어요. 처음의 눈빛이 너무 복잡해서 저 사람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생각하면서 봤거든요. 마지막에 스토리가 흘러가면서 아, 이런 걸 보여주고 싶으셨구나 이해가 됐던 것 같아요.
박 : 맞아요. 첫 번째 때는 이 사람이 왜 저렇게 됐을까 궁금증을 만드는 게 첫 번째 이유였고 마지막에는 이래서 얘가 이렇게 됐구나 안타깝다라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딱 정확하게.
몽 : 다행히 맞았네요. 저희가 박정윤 배우님을 조사하다 보니까, 영화를 포함해서 스릴러를 벌써 세 번째 하시더라구요. 데뷔가 여고괴담이시고. 그 이전 작품들은 영상매체고, 이번엔 무대다 보니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아요.
박 : 제가 전에 매체 영화할 때 찍었던 공포 스릴러물들은 귀신이 튀어나온다거나, 음향으로 공포적인 긴장감을 줬다면 ‘진짜 나쁜 소녀’의 극 안에서는 배우들간의 미묘한 심리전과 대사로 긴장감을 만드는 게 차이인 것 같아요. 무대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에요. 비슷하게 음향효과가 있어도 완전 다른 것 같아요.
한종두(이하 ‘한’) : 제 사진이 같이 보일지 모르겠는데, 이 복장처럼 래퍼 역할입니다. 이 친구는 자기 입으로 이야기하듯이 별명이 노빠꾸, 그러니까 한 곳만 보는 그런 친구에요.
그래서 힙합도 정말 사랑하고, 요아를 너무 좋아하면서도 요아만 보는데, 이무길과의 일을 알게 되면서 배신감에 휩싸이고, 자기 분노를 폭발적으로 표출하죠. 요아의 상황은 생각도 못하구요. 이게 올바른 방식이든 아니든 감정 표현을 있는 그대로 하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돈 욕심도 있긴 하지만 그냥 순수하고 단순하고, 즉흥적이죠.
몽 : 래퍼 역할이다 보니 랩도 소화하셨는데요. 어려운 건 없으셨나요?
한 : 사실 랩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건 많이 없었어요. 정말요. 랩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오히려 같은 역을 맡은 맥스리라는 배우가 있는데 이 친구가 비트를 만들고 가사도 쓰다 보니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저는 랩보다는 이 보이라는 역할 표현하는 게 많이 힘들었어요. 웃기게는 보여도 우습게는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프레스콜 이후 바뀐 연출에 깜짝
몽 : 움직임이 많은 공연이다 보니 공연 중에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기억나시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윤 : 이 작품이 초연인데다 연출님이 직접 쓰셨거든요. 원래 맨 마지막 장면이 있었는데, 연출님께서 정말 고민을 많이 하셨어요. 이제 프레스콜을 올리고 연출님께서 이건 좀 바꾸고 싶다 생각하셨나 봐요. 새벽에 머리를 싸매면서 바꿔서 제안을 해주셨는데 훨씬 더 좋아서 지금의 형태로 바뀌었어요. 근데 그게 첫공이었어요. 처음 해보는 대본으로 첫공을 했죠.
한 : 심지어 저도 첫 공연을 보러 왔다가 그때 장면이 바뀐 걸 알았어요. 갑자기 왜 저렇게 하지? 이거 내가 아는 게 아는 게 아닌데? 하고
윤 : 바뀌고 나서 작품의 의미가 한층 더 산 것 같아요.
몽 : 마지막 장면이 바뀌어서 작품적으로 의미가 더 깊어진 것 같아요. 관객분들이 나가시면서 생각하실 수 있는 부분도 되게 많은 것 같고. 그런데 이렇게 생각할 것도 많고 무거운 주제의 작품인데, 준비하면서 어려우시거나, 아니면 연기하실 때 좀 더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박 : 저는 사실 다른 공연을 할 때는 밝거나 순수한 학생 같은 역할을 많이 했었거든요. 이렇게 화를 내고 욕을 하는 캐릭터는 처음 맡아봤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동료 배우들이 너 왜 이렇게 화가 많아졌냐는 거예요. 이 황지희 역할을 하면서 감정의 선이 왔다갔다 하다보니까 제 평소때의 기분이 황지희라는 인물의 감정과 복합적으로 연장이 되는구나, 이거 잘못하다간 내 일상생활을 할 때도 나쁘게 뭔가 변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잡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대배우 선배님들 보면 작품에 엄청 몰입되어 있다고 하잖아요. 감정의 연장선이 바로 이런 걸 말하는 것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구요.
몽 : 말씀하시는 것처럼 다들 감정을 극으로 왔다 갔다 하시잖아요. 그런 장면들이 많은데다가 다들 소리 지르시는 장면도 많으셔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드실 것 같아요. 혹시 이런 걸 관리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고 : 일단은 목에 좋다는 음식들을 좀 많이 먹어요. 도라지도 많이 먹고 따뜻한 것들도 많이 먹고있긴 한데, 저 개인적인 노하우로는 평소 때 소리를 잘 안질러요. 모아놨다가 여기서 많이 분출하는 게 저만의 노하우예요. 소리를 지르면 스트레스도 풀리구요.
몽 : 한종두 배우님도 보면 보이가 극단적으로 요아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이 있는데, 혹시 어려운 점이나, 그 장면을 연기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한 : 그런 생각을 많이 해봤던 것 같아요. 정말 내가 정말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 여자친구가 이무길과 요아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런 것들을요. 진짜나쁜소녀의 대사도 정구진 작가이자 연출님이 잘 써주셔서요. 대사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몰입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상황적인 것들이 주는 힘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이렇게 소리를 질러야지 이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놓아버리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진짜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몽 : 여기서 하나 너무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과연 이 다섯 명 중에서 누가 제일 나쁜 사람일까요?
윤 : 다들 나쁜 색깔이 달라요. 순수하게 나쁜 사람. 내부적으로 고장이 나 있는 사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쁜 게 아니고 그 사랑이 삐뚤어진 것 자체는 좀 위험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순위를 매기자면 이무길씨가 너무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대사에도 나오지만 살인 미수로 이미 한 번 다녀오기도 했고. 전적도 많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그런 사람 옆에서 바람을 피우는 여자를 그렇게까지 나쁘다고 할 수 있나 싶어요. 바람 자체는 물론 나쁘지만
박 : 이익 때문에 붙어 있어요.
윤 : 돈에 눈이 멀고 사랑에 눈이 멀고, 사실 저는 이제 엄마(안나) 말고는 잘 모르겠어요. 엄마는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
몽 : 그럼 정경화배우님께서 생각하시는 진짜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요. 엄마는 도저히 판단이 안된다고 했으니까.
정 : 나쁘죠. 엄마도. 요즘 관객분들이 수준이 정말 높으시다 보니까, 이 나쁘다는 것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가 중요한데 각자의 이유가 있게 연출님이 정말 잘 쌓아주셨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일 나쁘다는 거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합리화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 죄가 있기 때문에. 근데 관객분들이 나가면서 ‘진짜 나쁜가?’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을 하시는 게 제일 키 포인트 같아요.
몽 : 그러면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이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윤 :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어두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요. 각자 숨기고 사는 욕망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저희는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보니까 자기의 숨겨져 있는 욕망 중에 이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나, 남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그런 것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나 싶어요.
고 : 저는 관객분들이 저희 진짜 나쁜 소녀의 연극을 보면서 누가 나쁘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요, 나는 나쁜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좀 더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누가 나쁘다기보다는 나는 과연 착한가 나쁜가 되돌아볼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시면 좋겠습니다.
몽 :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와주실 관객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 : 초연이다 보니까 거의 이제 두 달 넘게 석 달 가깝게 준비를 한 공연입니다. 정말 열심히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준비했으니까 진짜 믿고 보러 와주셔도 될 것 같아요. 소재가 어둡다고 해서 너무 부담감을 가지실 필요도 없을 것 같고, 저희 부모님도 보러오실 수 있는 공연이거든요. 너무 어린 친구들만 아니라면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공연이니까, 보러 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박 : 어둡지만 사실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이 극을 보고 또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한 번 정도는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극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요. 또한 이 5명의 이 불안정한 삶. 그리고 나쁘지만 나쁘지 않고 어쩔 수 없었던, 스스로 정당화든 합리화든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 그런 묘미들을 보면서 또 범인이 누군지 찾으면 또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꼭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 : 저는 일단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또 끝나고는 각자 생각이 드는 이야깃거리들이 되게 다르실 것 같단 말이에요. 그런 거에 대해서 또 이야기해볼 거리도 있고 대학원에서 항상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끝나고 이야기할 거리가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다.
몽 : 그러면 굉장히 좋은 작품이네요
한 : 질문을 던져버리고 끝나니까
윤 : 이제는 이제 그런 이야기들을 사실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공연이 잘 없잖아요. 그게 사실 저는 되게 무서웠거든요. 다들 불편해하시면 어떡하지라고.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으신 것 같아서 다들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 : 다 좋은 말들을 이미 해 주셔서 그냥 다른 것보다 저희가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해도 관객분들이 없으시면 저희가 존재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그러지 않으면 저희가 이 무대 위에서 하는 이유가 없어요.
그리고 이제 저도 이제 대학로에서 생활을 좀 오래 하면서 이렇게 다 같이 고민하고 다 같이 초연에 대해서 맞나 아닌가를 끝까지 고민했어요. 저는 이렇게 연출님 포함, 스태프분들 포함해서 어디 하나 모나거나 빠지지 않게 노력했던 공연을 만나기 쉽지 않다고 생각을 해요.
그 단계에서 정말 아름다운 작업이 아니었나 싶어요. 물론 싸우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 진지함과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희의 존재 이유니까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 : 대학로의 유일무이한 장르입니다. 후회 없이 보실 수 있으시고요. 시원함을 느끼고 나가실 때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드릴 수 있는 공연이니 많은 관람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많은 생각을 할 수도, 아니면 예상외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나올 수도 있는 연극 ‘진짜나쁜소녀’는 2023년 3월 1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