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베이징 국가실내체육관에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관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의 3일 차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주니어 남자 싱글 부문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한 김현겸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남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이며, 차준환 이후 7년 만의 입상이다.
이번 시즌 처음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현겸은 주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하여 출전한 두 대회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국내에서 열린 동계 청소년올림픽 선발전을 우승하며, 1장뿐인 청소년올림픽 출전 티켓을 손에 넣는 등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니어 피겨 스케이터들의 왕중왕전인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김현겸은 “좀 아쉬움이 있었던 경기였다”라고 총평했다. 본인의 오늘 경기에 대해서는 “긴장을 많이 해서 10점 만점에 6점을 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 한만큼 후회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김현겸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기쁨이 공존하는 듯 했다.
종합선수권과 유스올림픽 등 중요한 대회들이 남아있는 시즌 후반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보다는 평소에 해왔던 것처럼 (준비)할 것 같다.”라며 “이번에 했던 실수를 바탕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주니어 대회와 함께 열린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남자 싱글 부문에서 쿼드 악셀을 뛰는 선수가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시니어 남자 선수에게는 다종 쿼드러플 점프가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김현겸은 “아직 주니어로 뛰고 있는 만큼 쿼드 점프의 가지 수를 늘리기보다는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며 자신의 속도로 기본을 탄탄히 쌓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함께 대회에 출전한 임주헌(18, 수리고)은 4위에 올랐다.
김현겸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에 데뷔한 임주헌은 출전한 두 대회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어린 나이에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며 주목 받았지만, 긴 부상으로 인해 국제 대회 데뷔가 늦어졌던 임주헌은 “지금까지 왔던 길이 힘들기는 했지만, ‘이거 못 하겠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라며 “제일 힘들었던 것은 (부상보다) 대회를 치르고 나서 후회가 남는 것.”이라고 회상했다.
점프가 잘 착지 되지 않았던 2일 차 공식 연습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제와 달리 오늘 아침 연습은 다 랜딩했다”라며 “만일 그날 잘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그만 생각하고, 다음 날 새로운 것을 좀 더 생각하려고 한다.”라며 본인만의 극복 방법을 전했다.
임주헌은 “시즌 초 대회에서는 좀 더 행복하고 재미있게 기대하면서 (스케이팅을) 탔었는데, 랭킹대회나 이번 대회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 더 긴장했던 것 같다.”라고 대회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앞으로 남은 종합선수권과 사대륙선수권 등의 대회에서는 “목표했던 만큼, 연습했던 것만큼 보여주겠다”라며 다짐을 전했다.
한국 선수들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남녀 동반 메달을 수상하며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저력을 보여줬다. 신지아는 대회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대회를 마무리하는 갈라 프로그램에 시니어 선수들과 함께 참여하여 다크 아이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장취재 박지민 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