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8일 금요일, 미국 보스턴 TD 가든에서 2025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4일 차 경기가 진행됐다.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임해나-권예는 리듬댄스 경기에서 패턴 스텝 시퀀스 레벨1, 미드라인 스텝 시퀀스 레벨3과 레벨1을 받으나, 시퀀셜 트위즐과 로테이셔널 리프트에서 최고 레벨을 받으며 기술 점수(TES) 40.83점, 구성 점수(PCS) 31.21점을 기록하며 총 72.04점을 받았다.
믹스존 인터뷰에서 권예는 “오늘 경기에서는 꽤 좋은 기분으로 임했다. 관중의 반응이 정말 좋았고 그 에너지가 우리에게도 전달됐다”고 말했다. 임해나는 “정말 무대에 몰입할 수 있었고, 이 프로그램을 마지막으로 춘다는 마음으로 정말 즐겁게 연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해나-권예 조는 이번 시즌 <I Got You>, <Something’s Got a Hold On>, <Dance to the Music> 등 소울과 펑크가 섞인 리믹스 음악에 맞춰 흥겨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임해나-권예는 지난 12월, 기존의 <I Will Survive> 음악에서 프로그램을 전면 교체했다. 이후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리듬과 동작이 한층 더 자연스러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해나는 “새 음악으로 바꾸고 나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바꾸길 정말 잘했다고 느낀다. 이전 음악은 너무 템포가 빨라서 몸의 리듬이나 힙 무브먼트를 살리기 어려웠다”며 “지금 프로그램은 우리가 즐기면서 관중과 교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음악 해석 방식에 대한 질문엔 임해나는 “작곡가가 어떤 시기를 겪으며 곡을 만들었는지를 알아본다. 당시위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면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다. 발레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법”이라며 “버스를 타고 링크에 갈 때나 집에 돌아올 때 늘 프로그램 음악을 듣는다. 거울 앞에서 춤을 추며 나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루틴”이라고 설명했다. 권예는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고, 요즘엔 우리가 연기할 음악의 공연 영상을 보면서 아티스트의 눈빛과 감정을 연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시니어 데뷔 2년 차를 맞은 이번 시즌은 두 선수에게 있어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권예는 “작년은 모든 게 처음이었고 경험 위주였다면, 올해는 시니어 무대에 대해 감을 잡고 우리 위치가 어디쯤인지,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임해나 역시 “작년은 기대 없이 임해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매년 계속 노력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권예의 미드라인 스텝에서 1레벨 판정이 나온 데 대해 아쉬움이 없냐는 질문에는 “더 높은 레벨을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스텝을 할 때 느끼기엔 연기 자체는 좋았다. 앞으로 더 연습해서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중요한 무대였다. 권예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레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고, 임해나는 “이 대회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는 생각이 처음이라 더 긴장됐다. 기존과는 다른 긴장감이었다”고 털어놨다.
내년 시즌 리듬댄스 테마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임해나-권예 조는 ‘21세기 음악’이 테마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임해나는 “한국 선수인 만큼 K-팝을 해보고 싶다. 블랙핑크 같은 음악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권예는 “K-팝이면 정말 좋을 것 같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재미있는 음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과거 첫 국제시즌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무대에 오른 적도 있어, K-팝과의 인연도 깊다. 권예는 “그때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 싸이가 경기장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그 프로그램을 했다는 걸 알았더라면 정말 좋아했을 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 아이스댄스 역사상 최초로 주니어 세계선수권 메달을 획득하고, 시니어 세계선수권과 사대륙선수권에서도 한국 최고 성적을 써 내려가고 있는 임해나-권예 조는 이번 대회에서도 성장한 기량과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의미 있는 시즌을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이번 시즌 마지막 대회이자 올림픽 출전권을 결정 짓는 아이스 댄스 프리 댄스 경기는 한국 시간 30일 새벽에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