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겨 유영, 2025 ISU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 NHK Trophy 4위로 선전 … “모든 점프를 착지한 건 제게 큰 위안”

경기 직후 믹스존에서 만난 유영은 “워밍업 때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졌어요. 여기 와서 넘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트리플 플립에서 넘어지고 다른 점프들도 흔들렸거든요.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프로그램에서는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해 다행이에요.”라고 첫 소감을 밝혔다. 점프 구성 변경에 대해서는 “후반에 가산점을 받으려고 배치를 조정했어요. 지난 대회와 비교하면 트리플 럿츠를 후반으로 옮겨 점수를 더 받으려 했죠.”라고 설명했다. 그녀의 전략대로 마지막 트리플 럿츠는 1.26점의 높은 가산점을 얻었다.

본인이 직접 안무를 만든 프리 스케이팅의 콘셉트에 대해서는 “삶의 이유를 몰랐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삶의 의지를 가지게 된 〈타이타닉〉의 주인공처럼, 제 삶에서 잃었던 의미를 다시 찾는 이야기를 담았어요.”라고 답하며 “작년에 어쩔 수 없이 쉰 동안 피겨의 소중함과 행복을 더 크게 느꼈고, 그 의미를 되찾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마지막 코레오그래픽 시퀀스가 음악의 하이라이트라 그 부분에 힘을 실었고,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성숙한 느낌을 내려고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의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의 변화에 대해서는 “첫 대회였던 프랑스는 긴장도 컸고 준비가 충분치 않았어요. 이번에는 한국에서 코치와 함께 준비를 많이 했고, 스텝 시퀀스와 안무에 집중해 구성 점수를 더 받으려 했어요. 체력이 아직 완전하진 않아서 후반부가 힘들었지만, 쇼트와 프리 모두 큰 실수 없이 끝낸 점은 만족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아이스댄스 국가대표이자 현재는 코치로 활약중인 레베카 김과의 협업 과정도 이야기해 주었다. 유영은 “함께 스텝과 안무를 중심으로 다듬었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체력 훈련을 더해서 후반부에도 지치지 않고 스텝을 더 잘 보이게 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 성적은 그 노력의 결과였다. 총점 198.82점은 시즌 최고점(기존 171.82점)을 크게 끌어올린 기록이며, 프리 스케이팅(130.16점)과 쇼트 프로그램(67.66점) 모두 시즌 최고점이다. 유영은 “전체적으로 큰 실수 없이 마쳤지만 100%를 다 보여주진 못했어요. 오늘은 70~80%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모든 점프를 착지한 건 제게 큰 위안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 링크는 2020년의 기억이 있어요. 그때는 제 최선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그때보다 더 나았다는 게 의미가 커요. 코치가 늘 포기하지 않게 밀어줬고, 그 덕분에 힘들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요.”라며 최지은 코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훈련은 한국에서 이어갈 것 같고, 대회를 많이 못 나갔으니 실전 감각을 올리려고 국내 대회도 더 나갈 생각이에요.”라고 밝혔다.

더 많은 대회에 나갈 생각이라고 밝힌 유영은 2주 뒤 서울 목동에서 열리는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 출전한 뒤,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