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도쿄체육관에서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의 화려한 축제가 시작되었다.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팀 트로피는 말 그대로 국가 대항전. 해당 시즌 ISU 주관 그랑프리 시리즈와 선수권 대회에서 얻은 누적 국가 스탠딩 포인트가 높은 상위 6개국만이 초청되는 경기로 한국은 이번에 4위로 첫 참가를 했다.
상위 국가의 핵심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스타전이니만큼 세계 선수권 못지않은 출전선수들의 라인업도 라인없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팀 트로피의 꽃은 국가별로 펼쳐지는 화려한 응원전이다. 경기가 개인, 또는 페어로 이루어지기에 ‘원 팀’이라는 인식이 다소 약할 수 밖에 없는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팀워크’가 꽃피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번 응원전에서 팀 코리아의 재기발랄한 응원전이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싱글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경우 각자의 별명을 이미지로 ‘장군’, ‘병아리’, ‘왕자’를 이미지로 만든 응원도구들과, 이시형의 경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타노점프’ 순간을 판넬로 만들어 착용하고 있던 것이 인상적. 단체석부터 시작한 응원전은 점수를 발표하는 키스 앤 크라이 존까지 이어졌다.
그렇다면 준비는 어떻게 진행 되었을까. 이에 대해 싱글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에게 각각 코멘트를 부탁했다. 우선 붉은 머리띠와 장난감 칼로 자신의 별명이기도 한 ‘장군’을 표현한 김예림(단국대, 19)은 “각자 캐릭터를 만들자고 이야기를 해 준비했다. 내 별명인 장군에 맞추어서 소품을 준비했다.”라고. 나중에 갈라로 해도 될만큼 멋졌다는 기자의 말에는 웃음으로 답했다.
자신의 별명에 맞춘 귀여운 병아리 캐릭터들을 잔뜩 들고나온 이해인(세화여고, 17)은 “각자 캐릭터에 맞춘 소품을 준비하는 것이었는데, 병아리 접시를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손수 하나하나 붙여서 준비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해인의 별명인 귀여운 병아리가 너무 잘어울리는 응원이었다.
출국 당시 공항에서부터 꽁꽁 숨겨두었던, 하지만 너무나도 큰 크기에 모두가 알게 되었던 응원도구의 정체가 밝혀진 이시형(고려대, 22).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김치를 형상화한 것이 아니냐며, 추억의 캐릭터인 배추도사와 무도사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이시형이 타노점프를 하는 순간을 형상화한 판넬로, 동료 선수들 모두가 어깨에 메어 타노점프를 하는 것처럼 보인 것이 절묘했다. 이에 대해 이시형은 “직접 만들었다.”며 “각자 캐릭터를 하나를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서, 그렇게 준비를 하게 됐다”며 멋쩍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캡틴인 차준환(고려대, 21)은 자신의 별명인 ‘왕자’에 맞추어 핑크색 왕관을 착용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료 선수들이 단체로 차준환의 쇼트 프로그램 ‘마이클 잭슨 메들리’의 포인트 안무인 아이솔레이션과 문워크를 춘 것. 이에 대해 질문하자 차준환은 “너무 재밌게 준비를 했다.”며 “저희 트로피 소개 영상 같은 것도 저희가 직접 만들어서 했는데 정말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또 응원 같은 경우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아무래도 각자의 고유의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살려서 프로그램이나 각자 그 캐릭터를 살려서 응원을 해주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것들 위주로 준비를 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만큼 그림이 예쁘게 나온 것 같다.”고 캡틴다운 대답을 남겼다.
현재 한국은 스케이터들의 선전으로 국가 순위 2위에 올랐다. 조심스럽게 메달권을 점쳐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 팬들이 즐기는 경기가 아닐까. 선수들이 출국 현장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많은 경험과 좋은 추억을 남기고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