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이하 팀 트로피)는 한마디로 축제의 장이었다. 팀 트로피는 2년에 한 번 개최되는 대회로, 해당 시즌 동안 ISU 공인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한 상위 6팀이 출전하는 국가대항전. 팀 트로피에 참가하는 나라는 남녀 싱글 선수 4명과, 아이스 댄스, 페어까지 총 8명의 선수들을 내보내며, 쇼트(리듬)와 프리경기에서 순위별로 포인트를 획득해 마지막 날 최종 합산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대한민국은 이번 팀 트로피에 최연소 팀으로 첫 출전해 주최국인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는 한편, 대회 중에는 재치 넘치는 응원전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목을 끌었던 것은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시형(고려대, 22). 열정적인 응원과, 자신의 주특기인 타노 점프 판넬까지. 팀 코리아의 맏형으로서, 분위기메이커로서 그 몫을 톡톡히 했다.
4월 17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시형은, 취재진들과의 인터뷰에 앞서서는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런 이시형에게 이번 대회 응원단장의 역할을 아주 잘 수행했는데 어떻게 준비한 건지 물어보자 이시형은 “우리가 이런 팀 트로피 이벤트는 처음이기도 하고, 그동안 응원을 서로하긴 했지만 대놓고 한 적은 없었다.”며 “이제 응원상이 있다는 소식 듣고 좀 특별하게 응원을 하고 싶어서 각자 캐릭터를 이렇게 준비를 해서 응원을 했다.”고 말했다.
팀 코리아의 응원을 특색있게 만들어 준 소품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질문하자 “각자 개인이 알아서 열심히 준비해서 왔다.”고 밝힌 이시형. 타노 점프 판넬 역시 직접 준비했다고. 선수들도 현지 도착해서 처음 봤다는 타노 점프 판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질의응답이 끝난 후 따로 질문하자 이시형은 “문방구 아줌마와 둘이 만들었다.”고 전해 웃음짓게 만들었다.
응원 아이디어를 누가 가장 많이 냈냐는 질문에는 “서로 같이 많이 냈다.”고 말한 이시형. “그리고 각자 일단 정해진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 캐릭터로 밀고 나갔다. 키크존(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 나올 때 세레머니를 어떻게 할까 이런 것도 다 같이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팀 코리아의 분위기 메이커로서, 맏형의 역할을 해오던 이시형. 그럼에도 단체전 경험은 처음인 그에게 단체전과 개인전의 차이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 질문에 대해 이시형은 “원래도 서로를 응원했었지만 팀 단체전이다 보니까 더 응원을 했던 것 같다. 더 내 일같이 더 열심히 진심을 다해 응원을 해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쇼트프로그램에서 시도했던 쿼드 룹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아쉽게도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시도만으로도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았던 시도였다. 혹시 쿼드룹 외에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시형은 “지금은 일단 쿼드 살코, 쿼드 토, 쿼드 룹 점프를 계속 연습을 하고 있다.”며 “이제 상황을 봐서 성공률이 높은 점프를 실전에 배치를 하고 있고, 더 실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긴 시즌의 마지막이었던 팀 트로피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응원으로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던 이시형.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쿼드 룹 점프를 배치하는 등, 시즌의 마지막인 팀 트로피에서 앞으로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를 심어준 이시형이다.
이시형이 새로운 시즌에 어떤 프로그램과 구성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지. 그의 롤모델인 조슈아 패리스(전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프로그램과 함께 힘차게 뛰어오를 이시형의 쿼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