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상징적인 실루엣, 포스터 속 소녀는 바로 ‘영 코제트(Young Cosette)’다. 고아로 태어나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라다 장 발장에게 구출되는 이 캐릭터는 극의 감정을 처음으로 강하게 끌어올리는 존재이기도 하다.
웨스트엔드 장기 공연작인 레미제라블에서는 영 코제트 역할을 여러 명의 아역 배우들이 교대로 연기해 왔다. 이 중 다수는 메리 포핀스, 치티 치티 뱅뱅, 스쿨 오브 록,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마틸다 등의 뮤지컬은 물론 최근의 뮤지컬 영화들까지 진출하며 눈부신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무대, 스크린, 음악계에서 활약을 이어가며 그 재능을 증명하고 있다.
아역 시절 ‘성 위의 성’을 노래하던 소녀들이 지금은 어떤 길을 걷고 있을까? 지금의 이들을 통해, 영 코제트 출신 스타들의 흥미로운 여정을 따라가 보자.
영화부터 TV까지, 대중 앞에 선 소녀들
2012년 개봉한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영 코제트로 캐스팅된 이사벨 앨런(Isabelle Allen)은 이후 영국 무대에 잠시 올랐고, BBC의 Hetty Feather를 통해 다시 TV로 돌아왔다.
최근 아역 출신 중 주목받는 이름은 세라네 수-링 블리스(Serrane Su-Ling Bliss)다. 그녀는 넷플릭스 시리즈 Sex Education에서 젊은 오를 연기했고, 에놀라 홈즈 2, 그리고 뮤지컬 영화 마틸다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레미제라블 출신임을 넘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대표적인 인물은 엘리자(Eliza)다. 본명 엘리사 소피 케어드(Elisa Sophie Caird)는 뮤지컬계 가문 출신으로, 무대와 음악을 모두 아우르며 ‘Eliza Doolittle’이라는 예명으로 대중 음악계에 진출했고, 이후 ‘ELIZA’라는 이름으로 재도약했다. 그녀의 히트곡 “Pack Up”은 영국 라디오에서 여전히 자주 들을 수 있다.
무대에서 TV, 발레까지… 다채로운 행보

올리비에 어워드를 수상한 배우 클레오 디미트리우(Cleo Demetriou)는 영 코제트 이후 마틸다의 타이틀 롤로 출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원년 캐스트 중 하나로서 엘리너 워딩턴 콕스, 케리 잉그램, 소피아 킬리와 함께 공동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후 BBC의 So Awkward에 출연하며 방송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25주년 기념 오투 공연에서 영 코제트와 영 에포닌 역할을 모두 소화한 미아 젠킨스(Mia Jenkins)는 디즈니 채널 뮤지컬 드라마 The Lodge와 Royal Ranch에 출연했다. 최근엔 넷플릭스 Geek Girl에서 렉시(Lexi) 역할로 출연 중이다.

카이브 저드(Caoimhe Judd)는 현재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Paw Patrol)*에서 바킨버그 공주 역을 맡는 등 성우로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에밀리 레인(Emily Lane)은 디즈니 뮤지컬 Frozen에서 안나 공주로 무대에 데뷔한 뒤, 2024년 *Hello, Dolly!*와 Starter for Ten 등 주요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대 밖의 길에서도 빛나는 이름들
2020년, 허니 해리슨 모(Honey Harrison Maw)는 어머니와 함께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연해 골든 부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생방송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하며 무대 밖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무용계로 진출한 대표적인 사례는 안나 로즈 오설리반(Anna Rose O’Sullivan)이다. 11세에 로열 발레 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현재 로열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 중이다.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 클래식 작품들의 주역을 맡았고,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오딜 역할로 수석 무용수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