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데드 아웃로우(Dead Outlaw)>가 지난 6월 29일, 브로드웨이 롱에이커 극장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4월 12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4월 27일 정식 개막했으며, 폐막 시점까지 총 14회의 프리뷰와 73회의 정규 공연을 무사히 마치며 2024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이어진 공연이었지만,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뚜렷한 인상을 남긴 <데드 아웃로우>는 기묘하면서도 묵직한 스토리라인, 독창적인 음악, 그리고 인상적인 연출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의 제작자인 리아 볼랙과 소니아 프리드먼은 공식 성명을 통해 소회를 전했다. “엘머 맥커디처럼 <데드 아웃로우>는 기이하고 독특하며 꿋꿋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따르던 전통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았고, 오히려 그러한 파격이 이 공연을 가장 대담하고, 때로는 가장 감동적인 공연 중 하나로 만들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평가들의 호평과 열정적인 팬층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웨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흥행 속도가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때때로 가장 놀라운 인생은 예상치 못하게 짧게 끝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에서의 <데드 아웃로우>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만, 우리는 이 작품이 앞으로 새로운 형태로 다시 살아날 ‘애프터라이프’를 진심으로 믿는다. 창작자와 배우, 스태프, 공동제작자, 투자자들, 그리고 특히 오디블(Audible)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데드 아웃로우>는 ‘600만불의 사나이’로 유명한 실존 인물인 엘머 맥커디의 기이한 삶과 사후 여정을 바탕으로 한 실화에서 출발한다. 20세기 초 서부 무법자로 살다 생을 마감한 그는, 장례용 미이라로 보존된 채 66년이라는 시간 동안 미국 전역을 떠돌았다. 전시물로 전락하고, 기념품으로 취급되며 비극적인 삶 이후에도 평온을 얻지 못한 이 남자의 이야기는, 오늘날 관객들에게 “삶의 의미는 죽음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처럼 무겁고 독창적인 스토리에는 브로드웨이 최정상급 제작진이 참여했다. 음악과 가사는 <더 밴드스 비지트>로 토니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야즈벡이 맡았고, 그의 오랜 협업자 에릭 델라 페나가 함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극본은 <밴드스 비지트>, <컴플리트 워크스> 등으로 정평이 난 이타마 모세스가 집필했으며, 연출은 <더 노멀 하트>, <더 트레버 프로젝트> 등으로 토니상을 받은 데이비드 크로머가 맡아, 독특하면서도 몰입감 있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출연진 역시 탄탄했다. 엘머 맥커디 역은 토니상 후보에 오른 앤드루 듀란드가 맡아, 미스터리하고 고독한 인물의 정서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밴드 리더이자 자렛 역은 제브 브라운, 시체감정사 존슨 역은 에디 쿠퍼, 루이스/찰스 패터슨 역은 대시엘 이브스가 맡았다. 헬렌과 매기, 두 여성 인물을 오가며 깊은 감정을 표현한 줄리아 크니텔, 조지 역의 베테랑 켄 마크스, 그리고 앤디 페인 역의 트렌트 손더스, 시체감정사 노구치 역의 톰 세스마까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무대를 빈틈없이 채웠다. 이 외에도 에밀리 핑크, 저스틴 그레고리 로페즈, 노아 플롬그렌, 맥스 생어먼, 스콧 스탕글랜드, 그레험 스티븐스 등 총 6명의 언더스터디가 각 역할을 충실히 지원하며 공연의 안정성을 높였다.
<데드 아웃로우>는 브로드웨이 이전, 2024년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장인 미네타 레인 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오디블(Audible)의 기획으로 진행된 이 공연은 단기간에 큰 호응을 얻으며 연장 공연을 이뤄냈고, 이후 브로드웨이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 작품은 2025 토니상에서 뮤지컬 작품상을 포함한 총 7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되며, 비평적 성취와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현재 <데드 아웃로우>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 음반은 주요 음원 플랫폼에서 일부 수록곡을 들을 수 있으며, 전체 음반은 오는 가을, 오디블(Audible)을 통해 단독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무대 밖에서도 작품에 대한 접근성을 확장해가고 있는 <데드 아웃로우>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 유산’으로써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죽은 뒤에도 끝나지 않는 삶을 다룬 이 작품은, 예술이 다룰 수 있는 주제의 폭을 넓히며 관객의 내면을 자극했다. <데드 아웃로우>는 그 기묘하고 감각적인 세계관으로 관객을 이끌었고, 브로드웨이라는 큰 무대에서 비록 짧게 머물렀지만, 확실한 흔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