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9월 8일 단 하루, 런던 길리언 린 극장(Gillian Lynne Theatre)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경이로운 파동이 몰아친다. 이름하여 <스웨그에이지 인 콘서트 (Swag Age in Concert)>. 한국 창작뮤지컬 역사상 가장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스웨그에이지>가 마침내 웨스트앤드 무대를 밟는다. “역사, 힙합, 저항”이라는 세 단어가 어우러진 이 공연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목소리요, 움직임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던지는 강렬한 선언이다.

조선,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에서 깨어나는 저항의 리듬
<스웨그에이지>는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극이다. 하지만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만약 조선시대에 전통시가인 시조가 금지된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노래하던 백성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시조는 금단의 언어가 된다. 자유를 빼앗긴 세상 속, 정체를 숨긴 저항 집단 ‘골빈당’은 다시 무대 위로 나아간다. 그들은 랩으로 외치고, 춤으로 싸우며, 억압을 뚫고 나아간다.
작곡가 이정연은 이 작품을 “<스웨그에이지>는 한국인의 흥, 즉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선 저항과 연대의 에너지를 음악과 춤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 공연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길 바랍니다.”라고 설명했다.
힙합과 탈춤의 만남,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소리와 몸짓
<스웨그에이지>의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장르의 경계를 유쾌하게 허무는 음악과 안무다. 공연은 한국의 전통악기와 힙합 비트를 과감히 충돌시키며, 브레이크 댄스와 한국 민속 무용을 자유롭게 오가며 관객의 심장을 두드린다. 때론 절도 있게, 때론 폭발적으로 터지는 몸짓은 억압된 시대의 분노이자, 자유를 향한 열망이다.
공연 중 울려 퍼지는 구호 “오에오! 오에오!”는 단순한 콜 앤 리스폰스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투쟁 구호요, 시대를 뛰어넘는 연대의 외침이다. 무대 위에서는 단지 배우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친다.
한국을 뒤흔든 스웨그, 이제 런던을 향해
뮤지컬 <스웨그에이지>는 한국 초연 당시부터 공연계를 들썩이게 했다.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갖춘 이 뮤지컬은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증명해왔다. 베스트 픽처, 안무상, 앙상블상, 그리고 주요 배우상까지 다수의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이번 런던 공연은 정식 라이선스 투어 이전의 ‘콘서트 형식’이지만, 단순한 갈라 쇼가 아니다. 웨스트엔드라는 세계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 하루는 한국 창작 뮤지컬이 서구의 중심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장이다.
극작가 박찬민은 “<스웨그에이지>는 한국 고유의 언어와 운율이 사라진 세계를 상상하며, 전통의 가치와 정체성을 되묻는 작품입니다. 이 공연이 런던이라는 공간에서 자유와 정체성의 가치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무대
<스웨그에이지 인 콘서트>는 단지 뮤지컬 공연이 아니다. 이 작품은 시간을 초월한 공감의 장이다. 과거 조선이라는 배경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검열, 억압, 표현의 자유 문제를 비추고 있다. 동시에, ‘시조’라는 한국 고유의 시형식과 힙합이라는 세계 공통 언어를 결합시켜, 전통과 현대가 대등하게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 의미는 공연의 마지막 메시지에 농축되어 있다.
“이건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하나의 운동이다.”
<스웨그에이지 인 콘서트>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노래하고 있는가? 그리고 누구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