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상을 수상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새로운 올리버 역에 라이징 스타 합류
한국 창작 뮤지컬 사상 최초로 토니상을 수상한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주연 캐스팅이 교체될 예정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제작진은 앤드류 바스 펠드먼의 캐스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기존에 올리버 역을 맡아 토니상의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대런 크리스는 8월 31일 공연을 끝으로 하차한다. 앤드류 바스 펠드먼은 대런 크리스의 뒤를 이어 9월 2일부터 올리버로 분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11월 1일까지 총 9주가 헬퍼봇 올리버로 관객로 브로드웨이에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앤드류 바스 펠드먼의 실제 연인이면서, 브로드웨이 클레어 역을 맡고 있는 헬렌 J 셴은 계속해서 클레어 역으로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을 이어나간다.
라이징 스타의 합류와 캐스팅 교체 논란
앤드류 바스 펠드먼은 16세의 나이로 브로드웨이 히트작 ‘디어 에반 핸슨’의 주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최근에는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렌스와 함께 출연한 코미디 영화 ‘노 하드 필링스’를 통해 뛰어난 연기력과 노래 실력을 선보이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의 합류는 작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펠드먼은 “저는 이 작품과 헬렌 J. 셴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합니다. 이 작품의 브로드웨이 여정이 시작될 때부터 늘 함께하는 마음으로 응원해왔습니다. 이제 이 훌륭한 팀은 제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저를 믿고 이 역할을 맡겨주시고, 헬렌과 함께 연기하는 특별한 기회를 주신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캐스팅 교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필리핀계 혈통인 대런 크리스는 아시아계 배우로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주인공을 맡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다. 그의 캐스팅은 브로드웨이의 다양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사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하차하고 백인 배우인 앤드류 바스 펠드먼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면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화이트워싱’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아시아계 배우의 자리가 줄어든 것에 대한 논란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했다. 제작사 측은 스케줄 문제를 공식적인 하차 이유로 밝혔으나, 한국에서 탄생한 작품의 정체성과 브로드웨이 무대에서의 아시아계 배우 재현이라는 복합적인 문제가 맞물리며 작은 파장을 낳았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의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구형이 되어 버려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주인공이다. 홀로 외롭게 살아가던 두 로봇은 우연히 서로를 만나게 되고,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면서 사랑, 슬픔, 삶의 의미와 같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배우게 된다. 로봇이라는 비인간적인 존재를 통해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본질을 탐구하는 이 작품은 따뜻하고 서정적인 감성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은 한국인 박천휴 작가와 미국인 윌 애런슨 작곡가, 두 창작자의 국제적인 협업으로 탄생했다. 2016년 한국에서 초연된 이후 예그린뮤지컬어워드, 한국뮤지컬어워즈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작품성을 입증받았다. 이후 여러 차례의 재연을 거치며 흥행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한국적인 색체를 잃지 않고 성공적인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진출과 토니상 6개부문 수상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라이선스 뮤지컬을 수입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꾸준히 창작 뮤지컬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 온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어쩌면 해피엔딩’처럼 작품 고유의 정서와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세계 공연계의 중심인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캐스팅 교체의 작은 논란 속에서도, ‘어쩌면 해피엔딩’은 한국에서 온 사랑스러운 로봇들의 이야기를 브로드웨이에 계속해서 전파해 나갈 다음 단계로의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대런 크리스에 이어 새로운 스타 앤드류 바스 펠드먼의 합류가 작품에 어떤 새로운 시너지를 불어넣을지, 그리고 이 따뜻한 이야기가 뉴욕 관객들의 마음에 또 어떤 새로운 울림을 줄지 현지 공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