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이자 시대를 초월한 명작으로 사랑받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는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LW 엔터테인먼트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큐빅 픽처스(Qubic Pictures)와 파트너십을 맺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하는 새로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뮤지컬 IP와 애니메이션의 예술성을 결합하는 혁신적인 시도로,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스타워즈: 비전’ 제작진이 그리는 유령의 세계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을 맡은 큐빅 픽처스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제작사다. 회사를 이끄는 저스틴 리치(Justin Leach)는 디즈니+의 화제작 ‘스타워즈: 비전(Star Wars: Visions)’의 공동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서구의 거대 IP를 일본 정상급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과 성공적으로 연결시킨 경험이 있다. 또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에덴(Eden)’과 ‘리바이어던(Leviathan)’의 쇼러너를 역임하며 스토리텔링과 제작 양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입증했다.
큐빅 픽처스는 일본, 북미, 유럽의 창작자 및 스튜디오와 협력하며 고품질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저스틴 리치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프로덕션 I.G의 ‘공각기동대: 이노센스’ 등 전설적인 작품들의 시각 효과(VFX) 아티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아온 인물이다. 그의 이러한 배경은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서양의 고전을 일본 애니메이션의 작법으로 재해석하는 데 있어 최적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저스틴 리치는 “이번 프로젝트는 뮤지컬 극장의 웅장함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예술성이라는, 전 세계 관객을 감동시킨 두 가지 전통을 하나로 묶는 드문 기회”라며, “원작의 이야기에 대한 깊은 존중을 바탕으로 전 세계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발자취
뮤지컬 명작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여러 작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를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고전 뮤지컬 ‘왕과 나’는 1999년 워너 브라더스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원작의 감동을 스크린에 옮긴 바 있다. ‘오페라의 유령’과 마찬가지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인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도 애니메이션화를 위한 시도가 있었다. 2017년 3월, 시네마콘 에서 STX 엔터테인먼트는 로이드 웨버와 라이스가 작곡한 신곡을 수록한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 버전을 발표했지만, 아쉽게도 이후 진행 과정에 대한 소식은 더 들리지 않는다.
이전 뮤지컬의 애니메이션화는 비록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무대라는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넘어 애니메이션 특유의 시각적 상상력을 통해 원작의 세계관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점은 제작자에게 큰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애니메이션 역시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 미궁, 화려한 무대, 유령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애니메이션만의 독창적인 비주얼로 구현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끊임없이 확장되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 유니버스’
이번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들을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하려는 LW 엔터테인먼트의 거대한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위키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유명한 존 추 감독이 연출을 맡은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의 실사 영화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는 웨버의 작품들이 차세대 관객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세계적인 출판사 펭귄 랜덤하우스와 손잡고 2026년부터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는 프로그램도 계획되어 있다. 그 시작은 YA(청소년) 소설 작가 에린 A. 크레이그가 집필하는 ‘우리의 이상한 듀엣(Our Strange Duet)’으로, 이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 이야기를 여주인공 크리스틴 다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원작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수십 년간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려온 ‘오페라의 유령’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 어떤 모습으로 되살아날지, 그리고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 세계가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확장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