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맘마미아>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2020년 서울 앙코르 공연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된 이후에 다시 돌아온만큼 뮤지컬 <맘마미아>에 대한 배우들의 애정은 각별했다.
세 명의 동갑내기 여성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맘마미아>는 인생의 문제에 맞서는 다양한 세대의 진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ABBA의 음악에 절묘하게 녹여냈고 그 결과 전 세계 관객층을 사로잡으며 명실상부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3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맘마미아>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날 프레스콜에서는 주요 장면 시연과 배우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젊은 날 한 때 꿈 많던 아마추어 그룹 리드 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도나와 그녀의 스무살 난 딸 소피. 소피는 약혼자 스카이와의 결혼을 앞두고 아빠를 찾고 싶어 하던 중 엄마가 처녀시절 쓴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게 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세 명의 남자, 샘, 빌, 해리에게 어머니의 이름으로 초청장을 보내고 세 명의 남자와 마주하게 된다. 이 때 흘러나오는 넘버가 ’Thank You For The Music’이다.
도나를 만나기 위해 도착한 옛 연인 3명의 등장에 도나는 ‘Mamma Mia’를 부르며 몹시 당황해 한다. 도나의 옛 친구들이자 같은 그룹의 멤버였던 타냐와 로지는 도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Dancing Queen’을 부르며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고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세 명의 남자는 도나와 각기 옛 일을 회상하며 감상에 젖는다.
결혼식을 앞두고 드레스를 들고 엄마를 찾아온 딸에게 자신의 삶을 고백하는 엄마 도나의 이야기가 담긴 넘버 ‘Slipping Through My Fingers’는 애틋한 모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았다.
’The Winner Takes It All’은 도나와 지난 사랑인 샘의 추억을 다루는 넘버로 도나가 샘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마지막으로 뮤지컬 <맘마미아>의 3막이라 불리는 커튼콜 넘버 ‘Mamma Mia’와 ‘Dancing Queen’을 선보였다.
주요 장면 시연 이후 도나 역의 최정원, 신영숙, 타냐 역의 홍지민, 김영주, 로지 역의 박준면, 김경선, 샘 역의 김정민, 장현성, 해리 역의 이현우, 민영기, 빌 역의 김진수, 송일국, 소피 역의 김환의, 최태이가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진수는 “첫공 때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근데 크게 별 말씀이 없으신 걸 보니 잘 못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며 첫 공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김경선은 “마지막에 관객분들이 기립하셔서 너무 행복해하시는 얼굴을 보니까 이 작품이 너무 행복한 작품이고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네 번째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이현우는 “지난 공연에 코로나 때문에 중단을 하게 되서 배우, 스태프 모두 안타까워했는데 오래 기다려온 공연인만큼 기억에 남았다”며 “새로 같이 하는 배우들의 에너지도 좋아서 즐거운 자리였다”며 첫 공연을 떠올렸다.
소피 역의 김환희는 “잘하려는 욕심보다 연출님, 음악 감독님과의 약속을 잘 지키려고 했다. 선배님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첫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었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뮤지컬 <맘마미아>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최정원은 “코로나 이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커튼콜 때 야광봉은 정말 감동이었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도나 역의 신영숙은 “세번째 도나를 맡으면서 제가 나이 든 만큼 또 많이 깊어졌다라는 평을 받았고 에너지 소모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힘이 들지만 커튼콜을 하고 나면 에너지를 얻는다”고 전했다.
김환희와 함께 소피 역을 맡게 된 최태이는 “공연을 올리고 나서 느꼈던 것은 지쳐있던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되고 관객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에너지가 채워졌다”며 “공연장을 찾아와주시는 관객분들의 발걸음이 너무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져서 앞으로 남은 공연을 더 열중해서 준비해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몰라보게 살을 뺀 홍지민은 “살을 빼고 나서 배역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다시 오디션에 합격해서 타냐 역을 하게 되었다”며 “내년 1월까지 지방 투어가 있는데 이번 시즌은 너무나 사랑이 넘치는 <맘마미아>인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데뷔 25년 차인 민영기는 “25년 동안 춤춘 것보다 <맘마미아>에서 춤추는 게 더 많을 정도로 이렇게 힘든 뮤지컬인줄 모르고 도전했다가 재밌게 잘하고 있다”며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로지 역으로 두번째 참여 중인 박준면은 “사실 제가 춤을 정말 잘 춘다. 오셔서 확인하시죠”라며 위트있는 멘트를 선보였다.
자신을 ‘뮤지컬 중고 신인’으로 소개한 빌 역의 송일국은 “첫 공연 때 너무 긴장을 해서 무사히 첫 공연을 마친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수줍게 인사했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최정원은 ‘공감’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때로는 웃으면서 때로는 울면서 같이 춤도 추면서 공감할 수 있는, 가끔은 내 과거의 이야기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추억 여행을 하게 하는데 거기에 ABBA의 팝 음악까지 덧붙이니까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 된 것 같다”며 “살다보면 힘들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는데 사실 마음 안에 누구나 희망이라는 걸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공연이기 때문에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작품인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빌 캐릭터로 도나와 소피를 만났을 때의 감정에 대해 송일국은 “사실 제가 딸을 갖고 싶었던 사람이다. 그래서 딸 쌍둥이를 낳으면 ‘우리’와 ‘나라’라고 이름까지 지어놨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자유롭고 결혼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빌의 설정이 저와 반대가 되서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공연이 진행될 수록 빌의 자유로운 부분이 부럽기도 하고 빌에게 동화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네 번째 해리 역을 맡아 멋진 기타 연주까지 선보인 이현우는 극 중 애드립 허용 여부에 대해 “디렉션이 매번 바뀐다”며 “늘 새로움이 있어서 재미있고 해리 역을 하면서도 해리가 다르게 보인다. 이번에 해리를 조금 더 제대로 이해하게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고 해리 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장현성은 “제가 80년대 학번이고 ABBA의 음악과 같이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악이 저한테 친숙하고 김문정 음악 감독님께서 오디션 제안을 해주셨는데 언젠가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고 뮤지컬 <맘마미아>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송일국은 “신시컴퍼니에서 먼저 제안이 온 것이 아니라 오디션 공지를 보고 신청해서 합격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 사실 좀 쉽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연습을 하고 보니까 춤이 너무 어려워서 지금도 헤매고 있고 많이 배우고 있다”며 빌 역의 고충(?)을 전하기도.
신영숙은 “세계적으로 약간 바뀌는 부분들이 있다. 저번 시즌까지는 무릎을 구부리고 했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무릎을 구부리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엄마들도 다 무릎이 아프신 거다. 그래서 이렇게 바뀌는 것은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훈훈하게 끌어올렸다.
배우들의 각별한 애정은 물론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오는 6월 2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