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신작 연극 ‘알바의 집, 베로나르다’가 오는 8월 9일부터 9월 1일까지 대학로 아지트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이 작품은 스페인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명작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오늘날 청년들의 아르바이트 노동 현실과 연결해 재해석한 창작극으로,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 창작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주목받고 있다.
원작은 남부 스페인의 보수적인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엄격한 어머니 베르나르다와 그녀의 다섯 딸이 폐쇄된 공간 안에서 겪는 억압과 갈등, 비극을 다룬다. 김현탁 연출은 이를 한국의 현재로 끌어와, 편의점, 배달, 키즈카페,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다양한 알바 현장을 무대로 삼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단한 일상과 그늘진 감정을 진지하게 조명한다.
‘알바의 집, 베로나르다’는 단순히 원작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수준을 넘어, 기존 텍스트를 해체하고 새롭게 구성한 실험적인 시도를 담고 있다. 연출가 김현탁은 청년들이 처한 불안정한 고용 상황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감춰진 병리와 부조리를 드러낸다. 특히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피로와 무력감, 경쟁과 소외에 내몰리는 청춘들의 모습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현실이기도 하다. 그는 “청년들이 살아가는 현실 그 자체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며 “이 작품이 누군가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공감의 손을 내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출, 무대 디자인, 의상, 소품, 음악 선곡까지 전방위적 연출을 맡은 김현탁은 실험극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제59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한 ‘걸리버스’를 비롯해 여러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독창적 미학으로 인정받아왔다. 그가 이끄는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2005년 창단 이후, 고전을 해체하거나 미디어를 연극적으로 변환하는 실험을 통해 꾸준히 자신들만의 색을 구축해온 팀이다.
이번 공연에는 장재호, 김미옥, 김남현, 곽영현, 김승현, 양혜선, 이다혜, 김주호, 박서해, 정준혁, 윤시은 등 다양한 개성과 개성이 뚜렷한 배우들이 참여해 다층적인 인물의 감정을 구현한다. 공연은 인터미션 없이 70분간 이어지며, 관람 연령은 만 12세 이상이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과 대학로티켓닷컴에서 예매 가능하며, 전석 4만 원이다.
‘알바의 집, 베로나르다’는 단순한 연극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을 예술적으로 성찰하는 시도다.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실험성과 사회적 메시지가 만난 이번 무대는, 관객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