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어진 현실에서 고뇌하는 인물을 통해 그려내는 현대인의 초상
■ ’87 서울연극제, ’88 동아연극상·백상예술대상 희곡상 수상작 재공연
■ 한국 현대 희곡을 재발견해 동시대 시각으로 무대화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산하 서울시극단(예술감독 문삼화)은 3월 26일(토)부터 4월 10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연극 <불가불가(不可不可)>를 공연한다. <불가불가>로 극작가 이현화는 서울연극제(1987년), 동아연극상(1988년), 백상예술대상(1988년)에서 희곡상을 받았다. 연출과 각색은 극작가,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철희가 맡았다. 공연에는 2019년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강신구를 비롯해 서울시극단이 출연한다.
서울시극단은 발표 당시에만 잠시 주목받고 사라진 양질의 한국 현대 희곡을 재발견하기 위해 <불가불가>를 공연한다. 서울시극단이 공연하는 <불가불가>는 내키지 않지만 찬성해야 하는 ‘불가불(不可不), 가(可)’, 절대적으로 반대한다는 ‘불가(不可), 불가(不可)’를 의미한다. <불가불가>가 초연되었던 1980년대는 대본이 수정되거나 검열을 통과해야 공연할 수 있던 시절이었다. 역동적인 한국 현대사를 냉철한 시선으로 풀어내 주목을 받은 극작가 이현화는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당시 정치 현실을 그려냈다. <불가불가>는 공연 하루 전, 작품 리허설이 진행되는 극장을 배경으로 배우들의 연습장면 등을 담았다. 극 중 배우들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을사늑약 등 우리나라 역사 상 암울했던 다섯 장면들을 재현한다. 관객들은 무대 위 작품을 통해 공연제작 과정도 알게 된다.
<불가불가>는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극단은 극작가가 표현한 은유를 개인의 자아를 잃게 만드는 현대적 상황, 사회적 시스템으로 재해석했다. <불가불가>는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에 집중해 혼돈과 고뇌의 상황 속에 놓인 개인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되묻는다. 작품 연출을 맡은 이철희는 <닭쿠우스>, <조치원 해문이>, <프로메테우스의 간> 등 작품을 통해 특유의 위트로 유쾌하게 고전을 비틀어내 주목을 받아왔다. 연출가가 만들어낸 작품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관람료는 R석 5만5천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문의 세종문화티켓 02-399-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