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은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음악극 <합★체>를 9월 15일(목)부터 18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를 둔 쌍둥이 형제의 성장담을 그리는 이 작품은 한글 자막과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이 함께하는 무장애(Barrier-free) 공연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포용적인 공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쌍둥이 형제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
‘합★체’는 진지한 문제의식과 개성 있는 문체로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 박지리 작가의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와 비장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작은 키가 고민인 쌍둥이 형제 ‘오합’과 ‘오체’가 키 커지기 위한 특별 수련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키가 아닌 마음이 성장해가는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시련에도 공처럼 다시 튀어오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양한 재능이 모인 창작진
이 작품의 연출은 극단 다빈나오의 상임 연출가이자 장애예술인들과 다수의 작품을 만들어온 김지원이 맡았다. 극본은 시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극작가 정준이, 작곡과 음악감독은 극단 다빈나오와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강수빈이 담당했다. 첼로, 플루트, 기타, 베이스, 드럼, 신시사이저 등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진 밴드 연주를 통해 경쾌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며, 소설의 생동감 넘치는 표현을 강조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무대 재탄생
주인공 쌍둥이 ‘합’과 ‘체’ 역에는 뮤지컬 배우 이성민과 박정혁이 각각 캐스팅됐다. 두 배우는 정반대 성격의 쌍둥이를 익살스럽게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조화로운 호흡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뮤지컬 배우 라준, 정다희, 김혜정이 참여해, 각자의 매력과 사연을 섬세한 연기와 노래로 표현한다.
무장애 공연의 새로운 시도
‘합★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객 모두를 아우르기 위해 무장애 공연의 다양한 시도를 담았다. 음성 해설은 극 중 배역인 라디오 DJ ‘지니’를 통해 전지적 시점의 해설자로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제공되며, 수어 통역은 배우와 그림자처럼 움직여 수어와 안무, 표정 연기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안무에서 ‘우주의 순리’와 같은 핵심 단어를 수어로 표현해 관객이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 역할을 실제 저신장 배우 김범진이 맡아 현실적이고 감동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이로써 원작의 당사자성을 충실히 반영했다는 평이다.
장애인 관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
국립극장은 ‘합★체’ 초연을 기점으로 장애인 관객의 관람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9월 17일(토)에는 시각장애인 관객을 위한 터치 투어(Touch Tour)가 진행된다. 오후 1시 30분부터 30분간 무대와 소품 등을 음성 해설자의 설명과 함께 직접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다. 공연 예매 단계에서부터 장벽을 낮추기 위해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수어 통역과 음성 해설, 자막이 포함된 공연 소개 영상과 예매 방법 안내 영상을 제공한다.
또한, 휠체어 이용객을 위한 보조 휠체어 서비스와 사전 예약을 통해 휠체어가 탑승 가능한 셔틀버스를 동대입구역에서 국립극장까지 운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