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가 가지고 있는 위로와 치유의 힘을 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커다란 무대를 꽉 채운 대형 LED, 100여 벌의 무대의상, 화려한 조명과 춤, 시종일관 무대를 누비는 스타 배우까지. 이 모든 것이 뮤지컬이 아닌 연극 무대라는 것이 참 고무적인 연극 ‘파우스트’의 막이 지난 3월 31일 LG 아트센터 서울의 LG Signature 홀에서 올라갔다. 객석 점유율 95%, 개막 직후부터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연극의 진정한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악마 ‘메피스토’역의 배우 ‘박해수’와의 라운지 인터뷰를 가졌다.
방대한 작품에 비해 빠듯한 연습 시간, 하지만 관객들을 만났을 때 느껴진 포근함에 첫 공연을 무사히 마쳐
시리지만 맑은 봄비가 찾아온 4월의 오후, 인터뷰 현장인 LG아트센터 서울의 라운지 M에 나타난 박해수는 무대 위의 강렬한 악마가 생각나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소탈한 모습이었다.
여러 기자 앞에서 가볍게 인사를 나눈 그는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한 소감에 대해 묻자 “사실 기분 좋음, 이런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며 “연습이라는 게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다. 두 달 조금 더 했는데 하루도 안 빠지고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갔다. 워낙 대작이고, 파우스트라는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방대함과 그 대사의 양과 그 에너지와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까지… 시간이 너무 모자라서 사실은 밤새 싸웠다. 연출님도 그 과정을 함께 했다. 원 대본을 줄이시는 과정을 두세 달 동안 하셨는데, 저희랑 밤을 새면서 또 하시더라. 그리고 저희가 좀 축약된 그 대본을 받았는데 그게 3시간 반을 좀 넘어가는 길이의 대본이었다. 그걸 한 번 다 읽는 것만 해도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는데, 찾는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렸다. 그래서 이게 좋다 말도 아니고, 시작 전부터 그냥 홀딱 벗고 다 들어가서 매달려야 되겠다 싶더라. 모든 에너지로 집중해서, 배우들이 한 곳에 뭉쳐서, 자기의 개인적인 일정도 다 빼고 모여서, 리딩부터 시작해서 계속 같이 해냈다.”고 무대에 복귀한 소감을 말했다. 그간의 연습과 노력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는지, 또 그 과정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는 대답이었다.
개막 첫날의 무대를 끝내고 무엇을 했는지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무대 연습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우선 틀리지만 말자 이러면서 올라갔다.” 며 “관객들 만났을 때부터는 뭔가 포근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있어 다행히 마지막까지 잘 끝냈다.”고 앞서 덧붙인 박해수. 무대가 끝나고 나서는 “진 빠져서 집에 가서 바로 잤다. 너무 허기져서 집에 가서 뭘 먹고 싶었는데, 먹으면 또 힘들 것 같아서, 먹지 못하고 집에 와서 편안하게 발 뻗고 잤다. 발 뻗고 잔 날이 별로 없었다.”고.
신선한 시도가 가득한 연극 ‘파우스트’, ‘그레첸의 방’에서는 인물들을 작은 세계에 가둬놓는다고 생각하며 연기해
연극 ‘파우스트’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연극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가 노학자 ‘파우스트’를 두고 신과 내기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악마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인생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대가로 영혼을 요구하고, 이를 수락한 파우스트를 젊은 청년으로 만들어 준다. 젊어진 파우스트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녀 그레첸에게 반해, 악마의 힘을 빌려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1막의 노학자 파우스트는 유인촌이, 2막의 젊은 파우스트는 박은석이, 파우스트와의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소녀 그레첸은 원진아가 맡았다.
다른 주연배우들이 1막 또는 2막에만 등장하는 것과 달리, 배우 박해수가 연기하는 ‘메피스토’는 1, 2막 전부 나오는 데다 지휘자처럼 극의 내용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이다. 이에 대해 연기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는 않은지,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한 기자가 질문하자 박해수는 ” 연습과정 속에서 다른 배우들과 운동 하며 체력을 키우려고 했다.”면서 “대사를 계속 내뱉는 것과 움직이면서 대사를 계속하는 것은 체력소모가 좀 다른데, 유인촌 선생님께서 계속 뛰면서 대사를 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래서 계속 연습실에서 뛰면서 대사를 했는데 그 부분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연습 전부터 홍삼을 챙겨 먹었다. 한 달 뒤부터 효과가 난다고 그래서. 그 효과인지 관객들의 힘인지는 모르겠는데, 무대에 올라가면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끝나고 나면 체력이 좀 떨어지지만, 그날 다 쓰고 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무대를 꽉 채우는 대형 LED나, 무대 뒷편 또 다른 무대인 ‘그레첸의 방’ 등 새로운 시도가 많은 이번 ‘파우스트’. 연극 무대로서는 이례적인 연출들에 대해 어색하거나 부담스러운 점은 없었는지 묻자 박해수는 “어색하다.”며 “근데 연출님은 이런 방식의 연출을 예전부터 해 오셨었고, 미디어에 대한 활용은 외국에서도 되게 유명한, (양정웅 연출이) 좋아하시는 연출가님의 방식이셨다. 근데 배우가 대극장에서 연기하다가 무대 뒤에서 영화 세트로 들어가서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어색함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방식의 연기를 해야 되나 카메라는 누구이며 어떤 방식이어야 할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카메라가 그레첸 방에서는 제 눈이 될 때가 온다. 그것도 연출님과 얘기해서 만들었다. 젊은 파우스트가 카메라를 직접 보는 것 또한 재밌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만들면서 계속 발전해 나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그레첸의 방을) 밖에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며 “한 번도 제대로 밖에서 어떤 형상이 펼쳐지고 있는지 보지 못했다. 연습할 때는 살짝 본 적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로 만들어지는지 본 적이 없어 여쭤보고 싶었다. 좀 새로운 느낌이 드시는지, 무대에서.”라며 역으로 기자에게 질문을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박해수의 질문에 “새롭기도 많이 새로웠고, 다른 것보다 내가 본 회차에서는 박해수 배우가 이동하며 카메라를 응시하더라. 그걸 보며 이 상황을 메피스토가 지배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 재밌는 포인트였던 것 같다.”고 대답하자 박해수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작은 세계 안에 가둬 놓는다는 생각을 속으로 한다. 되게 큰 화면이지만 사실 세상은 내가 서 있는 곳이 더 큰 화면이지 않은가. 내가 서 있는 무대 자체가 더 앞으로 펼쳐져 있는 거니까 (그쪽이) 진짜 세계고 저기 작은 세계 안에 가둬놓는 것에 대한 개념을 갖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마적이지 않은, 그러나 지극히 악마적인 박해수만의 새로운 인간형 ‘메피스토’
그렇다면 박해수의 메피스토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역시 갓해수다’라는 호평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박해수의 메피스토다. 그동안 강렬한 악마적 이미지가 강했던 메피스토들과 다른 박해수의 메피스토는 강렬함은 덜어냈지만 현대의 악마라면 이렇지 않을까 싶은 세련된 매력이 있다. 박해수가 ‘메피스토’를 구축할 때 양정웅 연출의 디렉션이 있었는지, 또 박해수는 어떤 식으로 해석해서 연기를 하려고 했는지에 대해 질문하자 박해수는 “파우스트와 첫 대면 하는 장면을 고민했다.”면서 “요즘 시대의 악마는 어떻게 노학자한테 접근할까, 또는 우리한테 어떤 방식으로 악은 접근해 오는가에 대해서 고민했다.”고 답했다.
그만한 이유도 있었다. 박해수는 “원래 원작에서 메피스토는 학생 모습으로 노학자를 찾아 온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당시에는 유명한 노학자에게 학생들이 찾아가서 사인도 받고 조언도 들으며 여행을 했는데 그런 식으로 찾아온 거다.”며, “우리도 원래는 그런 식으로도 연습한 적이 있었다. 저도 가방 메고 모자도 쓰고 어린 친구들처럼 쫓아와서 시작하는 그런 장면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연출님께서 그런 생각을 하신 것 같다. 요즘에는 람보르기니 끌고 금팔찌 차고 와서 ‘선택은 네가 해라’라고 찾아오는 악마들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겠냐. ‘선택은 네가 해라’가 더 강하고 더 유혹적이지 않겠느냐라는 거다. 은근하게 유혹하며 접근해 오지 않을까. 또 비주얼적으로도 파워풀하게 등장하고 싶었던 것 같고. 그때부터 이 악마의 시작점을 만들려고 연출님이랑 얘기하면서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연출님은) ‘악마의 존재’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그래서 연습할 때도 다양한 모습들로 변주되는 그냥 한 인간형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던 것 같다. 제가 다른 작품들을 많이 보지는 못 했지만 외국에서도 그렇고 ‘파우스트’의 ‘메피스토’ 하면 정말 ‘악마 형상’인 느낌들을 많이 가져가지 않나. 메이크업이라던가. 물론 나도 좀 있지만. 다들 옷을 아주 붉게한다던가 그런 식으로 표현을 했었던 것 같다.”라고 말한 박해수는, 자신의 메피스토에 대해 “아니면, 아주 최고의 보호자, 최고의 보증인, 아니면 보험 설계사로 등장하는 건 어떻겠느냐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평범하지만 에너지 있고 강력한 느낌.”이라고 묘사했다.
앞서 여러가지 버전을 연습했다는 말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계속 연습했을 것 같은데 파이널 버전을 정할 때 어떻게 결정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박해수는 너무 좋은 질문이라고 추켜세우며 “연출님이 끝까지 그에 대한 답을 안 주시더라. 그래서 연습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너무 방대하게 펼쳐 놓아서 스스로도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왔다. 연출님께서는 결국 아무 말씀을 안 하셨는데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 지금의 톤으로 나와 있더라. 그래서 나도 너무 신기했다.”며 “연출님은 그거에 대해서 재단을 안 하셨던 것 같다. 다른 배우들도 그렇다보니, 배우들은 공연이 내일 모레인데 굉장한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것들이 내 안에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어떤 방식으로든 굉장히 많은 경우의 수들이 내 안에 들어와 있었다는 걸 나중에는 깨닫게 되더라.”고 말한 박해수는 “거의 즉흥극처럼 메피스토가 별의별 오두방정을 다 떨어봤는데 결국은 이 안에 이렇게 연출님이 모으신 것 같다. 그래서 그게 어떤 재단을 하신 게 아니고, ‘이 부분이 좋아’라고 얘기하면 그 영향 때문에 앞부분도 자연스럽게 만져져서 이렇게 마지막에 공연 레벨에 와 있는 메피스토가 들어와 있더라.”고 눈을 빛내며 말했다.
“내가 당신들한테 붙었느냐, 당신들이 우리한테 붙었느냐.” 이 대사가 메피스토의 가장 큰 맥脈
‘메피스토’는 극 전반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메피스토’로서 강한 에너지나 코믹한 장면에서는 어떤 아이디어를 냈고 애드립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특히 박해수의 유행어기도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 최창호의 대사인 ‘식사나 잡쉈어?’가 공연에 활용된 것에 대해 콕 집어 물어보자, 박해수는 “몸짓 같은 것은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냥 습득되어 나온 것 같다. 지휘하는 동작은 정말 유명한 지휘자들 중에 마치 악마의 쓰인 것 같은 지휘자, 이탈리아 지휘자들이 많이 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분들의 영상 많이 찾아보고, 연출님 이런 거 어떻습니까 여쭤보면 한번 해보라고 해주셨다.”며 “중간중간에 코미디 신들은 여기 있는 배우분들 모두 그런 쪽에 재능이 너무 많아 (코미디 신을) 만들어내는 데 워낙 천재적인 친구들이다 보니 오히려 많이 잘라냈다. 다 잘라낸 게 이 정도고. ‘식사는 잡쉈어?’라는 대사는 원래 대사인 ‘머저리 식사는 먹었냐’를 잡쉈어로 바꾼 거.”라고.
재능있는 배우들이 많아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번의 즉흥극도 가졌다고 한다. “출연 배우들이 즉흥극을 워낙 잘한다. 그래서 이 신들을 모두 다 쪼개서 전부 즉흥극을 한 적도 있었다. 매 신마다 다 너무 재밌었다.”며 “부산 건달도 나오고 아주 재밌는 게 많이 나왔었는데 그런 것들 중에서 뽑기도 해서 만들어야 하는 정도였다. 그걸 연출님께서 작품에 어울리는 선 안으로 이렇게 만드셨다. 조용히 가지고 오셨었다.”라고 박해수는 말했다.
박해수에게 메피스토 역할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대사는 “내가 당신들한테 붙었느냐, 당신들이 우리한테 붙었느냐.”라고 답했다. “처음과 끝에 대사가 나한테는 가장 꼭 잡고 있어야 되는 대사이기도 하다.”며 “‘저랑 얘기하실래요’와 ‘내가 당신들한테 붙었느냐 당신들이 우리한테 붙었느냐’ 이 맥이 나에게 가장 큰 맥이다. 지금까지 어떤 메피스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메피스토는 신과 내기할 정도의 패기가 있는 대신, 천사들과의 천사들 사이에서 떨어져 나온 박탈감과 두려움과 증오심 때문에 이 내기에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집착이 존재한다. 그래서 마지막에 ‘내가 당신한테 붙었느냐 당신들이 원래 우리한테 붙었느냐’라고 하는 전제를 쥐어주고 마지막에는 ‘내게로 와요’라고 붙잡는다. ‘구원받았다’는 하나님의 음성에 ‘내게로 와요’라고 말해 다시 또 여행을 떠나게 되는 부분이라, 그 라인을 잡기위해 그 대사가 제가 꽉 잡고 있어야 되는 가장 중요한 대사다.”라고.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놀고 있다. 메피스토에 대한 답은 파우스트의 대사 안에 있어.
메피스토 그 자체라는 평가에 대해서 만족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잘하고 있다. 이런 건 모르겠는데 잘 놀고는 있다.”라고 대답한 박해수. “할 수 있는 그날에 할 수 있는 건 그래도 후회 없이 하고는 가는 것 같다. 그리고 꼭 에너지가 아니더라도 관객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파우스트들을 만나고 오는 게 저한테는 큰 숙제다.”라고. “메피스토가 잘 보이기 위해서는 파우스트가 잘 꼬셔져야 된다. 결국은 파우스트가 고통스러워해줘야 하고, (메피스토는) 고통스럽게 만들어야, 마지막 그레첸과 비극이 고통스럽게 생성된다. 그래서 메피스토를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바라봐주는 데에는 ‘통했다’가 있어야 된다.”라고 말한 박해수는 “그 비극은 주어졌다. 사실 이건 내가 칭찬받을 일이 아니다. 진짜 고통스러운 건 파우스트랑 그레첸이다. 마지막에 그렇게 에너지 쓰고 체력 다 소진될 때까지 연기하는 원진아, 박은석 배우를 칭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해수의 말에 동료 배우들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1막과 2막에 파우스트 역할을 하는 배우가 다른데, 중점 두고 있는 것이 있는 포인트가 달라지는지에 대한 질문에 박해수는 “여기의 달라지는 점이라기 보다는, 유인촌 선생님과 (연기하는 것이) 너무 영광스럽다. 항상 매 순간에 선생님은 살아계시고, 항상 그 순간에 집중하시고, 항상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신다. 연습 시간에도 늘 그랬었다.”며 “대충하는 그런게 전혀 없으시다. 대사를 그냥 넘겨서 하는게 전혀 없고, 하나하나 정말 그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고, 상대 배우한테 주려고 한다. 그걸 받으면서 너무 감동스러웠다. 항상, 공연이 시작되면 선생님은 더 큰 에너지가 나오기 시작한다. 나는 그냥 온전히 그 안에서 놀고 있다. 그래서 사실 선생님한테 뒤지지 않고 폐 안 끼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아마 나한테도 좋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며 유인촌에게 감사를 돌렸다.
박은석에 대해서는 “2막에 나오는 은석이는 엄청난 패기를 가지고 있다. 그 친구만이 가지고 있는 그 에너지. 1막에서 살짝 제가 힘들 때 그 친구의 그 패기를 보면서 다시 확 불붙는 게 있어 더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한 박해수는 메피스토라는 캐릭터는 파우스트의 대사 안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메피스토를 알려면 파우스트의 대사를 많이 봐야 된다. 거기에 답이 다 있다. 내가 뭘 해야 할지 대부분 다 있다. 그래서 파우스트의 내면이기도 하다.”며 운을 띄운 박해수는 “메피스토 역할은 사실 잘 놀고 잘 유혹하고 선이 명확하다. 근데 파우스트는 너무 어렵다. 말도 사유적인 말들이 너무 많고, 그리고 두 가지에서 세 가지, 네 가지 겹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젊은 파우스트는 몸은 젊어졌지만 생각은 노년의 학식과 지식과 모든 사회를 갖고 있는데, 그걸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너무 어렵지 않나. 그걸 젊은 파우스트인 박은석은 엄청 고민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유인촌) 선생님께서는 연습실에서 성실하고 너무 멋지셔서, 저는 그걸 다 보고 있다보니 함께 하는게 저한테는 되게 재미있다. 그 중간에서 (내가) 이렇게 브릿지 역할로 들어가고 있지 않나.”라며 두 파우스트들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앞서 메피스토를 연기한 적이 있던 유인촌에게, 조언을 받은 것은 없는지 질문하자 박해수는 “유인촌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을 후배 배우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고, 그냥 단지 동료 배우로 옆에서 계속 같이 대사 맞추고 연습해주셨다. 대신 메피스토의 역할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해준다거나 이러지 않으셨다. 그냥 만들 때까지 기다려주셨고, 한번 말씀해 주셨던 건 ‘파우스트와 같은 인물일 수 있다.’는 큰 힌트를 주셨다.”고 말하며 “연습 두 달 정도 지나고 나니까, 내 걸 만들려고 했던 내가 문제가 있구나 파우스트 대사를 다시 봐야겠다 해서 파우스트의 대사를 다시 보기 시작했던 그때, 선생님이 처음에 했던 그 말이 딱 떠올랐다.”라고.
“제일 큰 거 얘기해 주시고 그거 밖에 없다. 그걸 정말 찾게 됐고. 그 외에 선생님은 그냥 연습실에서 같이 배우로서 기본으로 가져야 하는 거, 호흡, 그리고 어떻게 하면 선생님과 같은 화술을 할 수 있냐 (여쭤보니) 포기하지 않아야 된다. 끝까지 다 해야 된다. 그런 말씀해 주셨다. 체력 관련 이야기도 엄청 많이 하시고.”라며 말을 줄인 박해수의 얼굴에서 대선배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졌다.
반대로 메피스토를 하면서 쉬웠던 것은 없냐는 질문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다른 배우들에 비해 쉬웠던 건, 원작 메피스토의 대사가 안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먼 얘기가 아니라 처음 접근할 때 어렵지 않았다. 모두가 다 공감했었던 거였고 시대가 이렇게 됐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라고 말한 박해수는, “메피스토의 철학, 가치관 안에는 논리가 분명히 있다. 빛이 존재하기 전에 어둠이 있었으면 그림자도 없었을 거 아니냐. 왜 그런 고통을 만들어서 왜 인간들을 힘들게 만드느냐에 대한 가치관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가치관은 아니다. 공감하기가 좀 어렵지만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파우스트 대사 같이 사유 가득한 대사들에 비하면 오히려 해석하기는 쉬웠다. 모두가 다, 연출님도 그러시더라. 이 대사는 어렵지는 않다.”고.
관객 반응 중에 흥미로웠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박해수는, “집에 와서 자느라고 너무 늦게 끝나서 못 봤는데, 대표님인가 ‘악마 개새끼를…, 악마 새끼가 개새끼’라는…”이라며 머뭇거리더니 이내 쓰면 안 되겠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악마한테 악마 같다고 얘기하는 표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최고의 칭찬이 아니냐는 말에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곤 또 다시 욕설에 감사를 표한 스스로에게 웃음을 터트렸다.
자신 앞에 메피스토가 나타난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재밌게도 “악마론이라는 오래된 책이 있다.”며 “그 책에는 악마의 계급별 지위와 행동 지침이 나와 있는데, 재채기를 하거나 졸려서 해야 할 일을 잊는 것도 하위 악마의 일이라고 나와 있다.”라고 말한 박해수는 “나한테 다가오는 악마는 음식으로 유혹하는 악마일 것 같다. 라면을 끓일 때, 내가 끓일 건데 한 젓가락만 먹을래? 하는. 이 정도 아주 섬세하고 아주 디테일하게. 안 먹을 건 먹지만 나는 한 젓가락 먹을 건 데라는 식으로 아주 편안하게 다가올 것 같다.”고.
대극장의 좋은 시스템을 더욱 많은 배우가 경험해 보고, 더 많은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대극장 연극이 지속되길 바라.
대극장에서 연극을 올리는 것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최근 이순재의 제작 및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연극 ‘갈매기’나, 김유정이 주인공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이 연이어 호평을 받으며 대극장 연극의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여전히 대극장 연극에 대해서는 걱정이 많았던 상황. ‘파우스트’는 그 우려를 더욱 큰 무대와 화려하면서도 독창적인 연출로 정면 돌파했다.
특히 무대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화려한 대형 LED 앞에서 연기하는 것에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에 박해수는 “무대에서 그렇게까지 큰 대형 스크린에서 연기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거의 빈 무대나 아니면 (작은 무대) 그랬었는데, 시대가 많이 바뀌었구나.”하고 말하며 “화려하더라. 그래서 처음에는 두려웠었던 것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게 극에 도움을 줄까? 왜냐하면 나도 작화(그림으로 그리거 인쇄하여 무대 배경등을 만드는 것)한 무대에서 연극을 하던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게 이제 배우를 모아줄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워낙에 외국에는 그런 연출도 많고 연출님도 그쪽에 대해서 너무 잘 아시고 배우 연기에 포커싱 되게 만드는 걸 좋아하시니까 걱정은 안 했는데, 처음에는 저 스크린에 눌리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했다.) 저 화려함에 눌리지 않을까 했는데 관객들이 지금 시대에서 굉장히 많이 접하는 영상 매체고, 그 화려함들이 관객들한테 또 좋은 볼거리를 준다면 그만큼 배우가 에너지를 크게 만들어야 되는 건 맞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해수는 좋은 공연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극단 ‘여행자’의 멤버들에 대해서도 감사의 인사를 했다. “연습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가 있었기에, 배우들이 전부 살아 움직일 수 있는 공연이 됐다.”며 “나나 진아나 은석이는 밖에서 들어온 객원 개념으로 들어왔었다. ‘여행자’ 공연은 아니지만 그 식구들이 많았으니까 그분들은 다 어느 정도 친밀도가 있다. 근데 우리가 밖에서 들어온 것임에도 정말 그분들이 우리를 홀딱 벗고 놀 수 있게 완전히 밀어주면서 연습을 하시더라. 다 망가지고, 정말로 다 피땀 흘려가면서 하니까, 우리가 그 안에 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줬다.”고.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한 배우 전원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박해수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래도 좋은 환경 속에서 연습한 케이스다. 샘 컴퍼니도 그렇고 LG라는 좋은 연습실에서 되게 감사하면서 연습을 했다. 그렇지 않은 연습 공간들이 워낙 많고 나도 그렇게 많이 연습해봤다.”며 “아직 대학로에 그런 공간이 많이 있지만. 점차 점차 좀 더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좋은 환경 속에서 연습할 수 있게.”라고 말한 박해수는 “지하가 아닌 연습실에서 연습해 본 게 우리도 거의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정말 이렇게 환기가 되는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니 너무 감사하더라. 늘 피곤하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아직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꿈을 키우는 많은 배우들의 모습을 읽는 것과 함께, 그들에게 공감하고 이끌어주고 싶어 하는 박해수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최근 대극장 연극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한 박해수의 의견을 묻는 말에 박해수는 “나는 중소극장에서 연극이 되게 많이 올라가고 해야 된다라고 생각도 하고, 대형 극장에서도 좋은 고전 작품이 좋은 기획에 의해서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며 “그래야 많은 배우들이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 지금 함께하는 배우들도 그렇고 더 훌륭한 배우들이 대극장에 참여하면 관객들을 많이 만날 수가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배우 입장에서 좋은 작품들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좋은 고전 작품들이 대극장에서 꾸준히 선보일 수 있는 날이 얼른 오기를 바래본다.
오랜만의 연극, 무대는 계속하고 싶어. 아직 자신은 없지만 뮤지컬에 대한 문도 열어뒀다.
오랜만에 연극계로 돌아온 것에 대해, 계속 무대 활동을 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박해수는 “5년이 됐지만 무대는 계속하고 싶다.”며 “또 계속해서 무대에 서고 싶고 계속 이렇게 갈고 닦고 싶다. 동료 배우분들이랑 같이 무대에서 소통하는게 너무 재미있다. 더 두렵기도 하고 관객들을 만나는 게 매일 생방송이라 그 두려움이 저한테는 피가 끌어오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분명히 영화도 첫 촬영이나 매일 촬영 때 긴장이 엄청 많이 된다. 드라마도 그렇고. 무대에서는 실수하면 안 되니까 그러면 좀 큰 사고가 나니까 그게 더 걱정이 많이 되어서 그 긴장감 속에서 매 순간 서 있는 게 좀 재미있다. 행복하게 그럴 수 있는 능력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라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에 또 무대 작품을 하게 될 때, 어떤 역할을 특별히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생각했던 건 없다.”면서도 “어떤 작품이 들어와도 몸을 안 쓰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대를 계속한다면 뮤지컬도 가능성이 있는 걸까? 창작 뮤지컬인 ‘영웅’과,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 서기도 했던 박해수. 특히 ‘여신님의 보고 계셔’에 섰던 그를 그리워하는 뮤지컬 팬들이 많았기에, 이에 대해 질문하자 박해수는 “뮤지컬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분들이 너무 많은데, 그건(뮤지컬) 특별하다.”라며 “진짜 감정들을 노래에 싣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난 그렇게 하다 보면 동공이 갑자기 작아진다. 몸이 너무 작아지거나 손이 쭉 펴지거나 그런다. 연기하다가 손이 이렇게 (라고 말하며 팔을 직선으로 쭉 뻗어 보였다) 쭉 펴지거나 갑자기 자의식이 확 들어오는 순간이 생기는데, 그건 좀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창작뮤지컬들이 워낙 큰 힘이 있어서 재밌고 매력적인 작품도 많다. 선을 긋고 있지는 않다.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
절친으로 알려진 임철수 배우와 2인극을 보고 싶은 꿈이 있다는 한 기자의 소망(?)에는 “꿈꾸고 있다.”며 “정말 꿈꾸고 있고, 계속 얘기한다. 왜냐하면 철수라는 배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한데, 그 친구는 희극도 되고 고전도 되고, 많은 것들이 된다. 여러가지 장르를 다 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 친구다. 동생이지만 같이 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 그래서 이거는 비밀이지만 주변에 있는 많은 연출가들이 (박해수와 임철수) 둘이 서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리고 외국에서 갖고 오고 싶어도 하고. 근데 지금 철수 씨도 많이 바쁘셔서. 계획은 하고 있다. 그런 날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가 가지고 있는 위로와 치유의 힘을 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다면 무대가 아닌, 그의 전체적인 커리어에서 앞으로 방향은 어떨까. 한 기자는 박해수에게 수리남 이후에 인터뷰에서 ‘대학로 소극장에서 한 명의 관객을 앞에 두고 연기하기도 했던 자신이, 지금은 넓게 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했던 것을 언급하며, 연극 무대에 다시 선 것처럼 앞으로 해외활동 계획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박해수는 생각보다도 더 진지한 자세로 대답했다. “조금 조심스러운 얘기인데, 너무 방대하거나 너무 멋지게 포장 안 됐으면 좋겠다.”라고 운을 뗀 그는 “계획하고 인생사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나는 큰 목표를 가지고는 있는 것 같다. 그게 배우로서 좋은 인지도를 가지고 문화가 가지고 있는 위로의 힘과 치유의 힘을 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길 원한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때도 그렇게 얘기했었던 것 같다. 아마 나를 어떤 방향으로 쓰시기 위해서 좀 넓히고 계신 방향인 것 같다. 그래서 사실은 그때는 내가 뭘 해야 할지는 모르고, 몇십 년 뒤에 내가 다시 돌아봤을 때 아, 이렇기 위해서 그때 그렇게 힘든 전세계 코로나 시기에 넷플릭스에서 그렇게 나를 많이 보여주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올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래서 계획을 세우면서 살지 못한 것 같다. 저는 그렇게까지 치밀하지 않는데, 대신 크게 하고 싶어 하는 거는 있다. 그 안에서 공연이나 이런 것들을 계속하면서 좋은 배우로서 스스로 성장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어 다가가는 거다. 제가 가끔 이렇게, 문화 교류같이 큰, 선한 영향력에 대한 얘기를 한다는 게 사실 부끄럽긴 하다. 근데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생각을 가지고)있으면 안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렇게 말하면 또 이루어질 것 같고, 스스로 더 노력할 것 같아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라고 몇번이나 말을 고르며 대답하는 모습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외국 진출에 대해서는 “공부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향후 몇십 년 뒤에나 진짜 내 말처럼 영어를 쓰면서 영어 대사를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며 “차근차근히 계속 준비를 해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작품 또한 분명히 해외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가 있지만 그 나라의 시스템에서도 한번 해보고 싶다. 무대 또한 나가서 또 우리나라 배우들과 또는 외국 배우들과 같이 협업해서 해보고 싶기도 하다.”라며 의욕을 드러낸 박해수를 보며 그날이 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왕성한 활동 중인 박해수에게 배우로서 연기적인 고민이나, 개인적인 고민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마지막으로 이어졌다. 박해수는 “배우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다”며 “근데 그거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서 하는 거고, 예전에는 내가 못 하는 부분에 대해 닮고 싶었던 부분이 많았다. 내가 하기 좀 약한 부분의 연기들을 좀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걸 공부하려고 이희준 배우나 이렇게 좋아하는 배우들을 작품을 많이 보고, 어떻게 탐구하고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 고민까지는 아니고 이제 좀 재밌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자, 사람이 다 다른데 그걸 내가 다 어떻게 따라가고 할 수 있겠나. 고민보다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했다.
개인적인 고민에 대해서는 “지금은 그냥 어떤 재밌는 취미를 가질까 이런 생각이 좀 든다. 뭘 해야지 가족들이랑 나중에 애 크면 같이 놀 수 있을지. 뭐가 재밌을지 고민한다.”라는 박해수의 말에 한 기자가 너무 열일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자 “근데 다행히 생각보다는 여유 시간이 좀 많이 남는다. 기자님들보다는 덜 바쁘다.”라며 너스레를 떨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터뷰가 끝나면 런(공연을 하기 전에 일부 장면 등을 시연하는 것)을 도는 등, 더욱 완벽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창작진 전체가 부단히 노력 중이라는 연극 ‘파우스트’. 인터뷰 내내 ‘파우스트’에 대한 박해수의 애정과 열정, 그리고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는 연극과 연기가 완성 된 것이 아닐까.
박해수만의 매력적인 메피스토를 만날 수 있는 연극 ‘파우스트’는 4월 29일까지 LG 아트센터 서울에서 상연될 예정. 더욱 많은 관객들이 그의 메피스토에 전율을 느끼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