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점 차의 안타까운 석패惜敗였다. 2024 강릉 청소년 동계 올림픽에서 아쉽게 4위를 차지한 두 사람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나무는 “저희 처음이자 마지막 유스 올림픽이기도 했고, 너무 잘하고 싶었어요. 리듬 댄스에서 잘하긴 했지만 그래도 프리 댄스에서 좀 실수가 나와서 좀 아쉬운 마음도 있고요. 그래도 실수를 하고 계속 슬퍼하지 말고, 이걸 이걸 기회 삼아 이제 주니어 월드(세계 선수권)에서 좀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다음 경기를 향한 강한 의욕을 엿보였다.
주니어 세계 선수권 목표에 대해 물어보자 김지니의 얼굴이 사뭇 밝아졌다. 지난 세계 선수권에서는 리듬 댄스에서 아쉽게 25위에 머무르며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 댄스 진출권을 얻지 못했던 김지니-이나무 팀이었다. 새로운 시즌, 두 사람의 목표도 당연히 프리 댄스 진출이었다. “우선은 프리 댄스 진출을 하는 거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퍼스널 베스트(개인 최고점)도 갱신을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라며 의욕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수에 대해서 잊은 것은 아니었다. 이나무는 파트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이번 대회에서 기대가 많았지만 실수가 나와서 미안한 마음이 커요.”라며 “다음부터는 이제 미안할 일 없도록 좀 더 발전하고 저 스스로도 이제 반성하고 노력해서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앞으로를 다짐했다. 파트너 김지니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고 신뢰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이는 앞으로 아이스 댄스를 시작하게 될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할 때도 이어졌다. “만약에 저희에게 후배가 생긴다면 서로 뭔가 마음에 안 들거나 이상한 게 있더라도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그전에 먼저 뭔가 자기 자신을 좀 바라보고 세 번 더 생각해 보고 그래도 불만이 있다면 말하고, 서로를 좀 믿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에서 두 사람이 이 무대에 서기까지 지나온 많은 시간과, 쌓여온 유대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두 사람의 선수 인생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묻는 질문에 김지니는 “청소년올림픽이 굉장히 큰 대회고 저희가 나왔던 대회 중에서도 가장 큰 대회로 큰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제 이 경험을 발판 삼아서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대답했다. 이나무는 “사실 이렇게 압박감도 크고, 큰 대회는 처음이라서 이번이 처음이니까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그때를 위한 사전 연습이자 앞으로는 이렇게 하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응원을 해주는 가족에 대해 한마디를 부탁하자, 김지니는 부모님에게 감사를 전하다 채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였다. 그런 파트너를 대신해 이나무가 “항상 무한한 사랑을 주는 저희 부모님, 저희 가족들. 사실 이번에 메달 못 따서 많이 아쉽고 뭔가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이 끝은 아니니까요. 언제까지 앉아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일어서야죠.”라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비록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의 활약으로 한국은 2월 1일 팀 이벤트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남/녀 싱글과 페어, 아이스 댄스 중 3종목 이상 출전한 국가만이 이번 팀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다. 팀 이벤트에 대해 김지니는 “팀 이벤트는 프리 댄스만 하기 때문에 개인전에서 아무래도 프리 댄스에서 아쉬움이 있었으니까 단체전에서는 그 아쉬움을 날리고, 좀 더 완벽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의 아이스 댄스는 아직 개척단계이다. 현재 시니어의 임해나-예콴과 김지니-이나무가 의미있는 성적을 남기고는 있지만, 이 두 팀이 대한민국의 유이한 팀이다. 아이스 댄스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번 유스올림픽에서 빛났던 관심과 응원이 지속이 필요하지 않을까. 두 선수가 유스 올림픽에서 맛보았던 경험이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속에서 국제 대회에서 빛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