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 센터에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관 피겨스케이팅 사대륙 선수권 대회가 진행됐다. 이날 여자 싱글 부문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한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위서영은 시즌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기술점(TES) 70.00점, 구성점(PCS) 59.13점으로 129.13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획득한 64.44점을 합산, 총점 193.57점을 기록하며 최종 5위에 올랐다.
위서영은 주니어 때부터 높은 성공률을 보인 트리플 럿츠-트리플 토루프로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1.35점이라는 높은 가산점을 받았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했다는 위서영은 마지막 점프까지 집중력 있게 착지해냈다. 트리플 럿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중 마지막 루프에서 회전수 부족(q) 판정을 제외하면 깔끔했다. 스텝 시퀀스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3을 받아 다음 시즌 더 높은 점수를 위한 가능성을 보였다.
금번 대회 전까지 위서영이 가지고 있던 프리 스케이팅 시즌 베스트는 98.01점. 이번 대회로 29점 이상 갱신하며 시즌 초 부진에 대한 설욕을 톡톡히 해냈다. 프리 스케이팅 후 웃으며 믹스드존에 들어선 위서영은 “잘 끝낸 것 같아서 기뻐요.”라며 웃음 지었다. 첫 시니어 챔피언십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쇼트 프로그램, 프리 스케이팅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은 위서영이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부츠가 무너졌던 것. 위서영은 “사실 종합 때도 스케이트가 무너져서 좀 힘들었는데, 여기서 또 오른쪽이 무너졌거든요. 그래서 오른쪽 스케이트를 누르고 올라가야 하는 루프 점프가 걱정됐고, 대회 끝날 때까지만 버텨주길 바랐는데, 스케이트가 버텨줘서 고맙고….”라고 되레 웃었다.
팀 코리아를 향한 따뜻한 마음도 여전했다. 함께 전날 자신의 경기를 마친 후 남자 싱글 경기를 관람한 위서영. 같은 팀 차영현의 트리플 악셀 성공, 함께 국가대표 훈련에 임하는 차준환의 클린 연기에 대한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경기를 마친 후에는 ‘(김)채연이랑 열심히 놀 예정’이라고. 이번 대회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에 대해 질문하자 잠깐 고민한 위서영은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저의 프로그램 밖에 없긴 한데…”라며 운을 뗐다. “이번 시즌 제 마지막 국제 대회 끝내서 좋고, 한국 가서도 열심히 연습해서 체전(동계 체육대회) 때 뵙도록 할게요.”라며 2주 뒤 예정된 경기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주니어 때부터 선수권 대회에서 좋은 기량을 보인 위서영에게 ‘챔피언십의 여자’라고 불러도 되느냐는 기자의 너스레에 위서영은 “그랬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부츠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강한 정신력과 훈련으로 시즌 마지막 국제 대회를 훌륭히 마친 위서영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