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관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의 여자 싱글 부문 쇼트 프로그램에서 신지아(15, 세화여고)가 1위에 올랐다. 함께 출전한 ‘피겨 쌍둥이’ 김유성(14, 평촌중)이 9위, 김유재(14, 평촌중)가 18위에 올랐다.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연기였다. 신지아는 기술 점수(TES) 41.31점, 구성 점수(PCS) 32.17점으로 총점 73.48점을 받아 개인 최고점까지 갱신했다. 경기 직후 믹스드존에서 신지아는 모든 요소에서 가산점을 받은 자신의 연기에 “지금 기분까지 포함해서, 80~90점”을 줬다.
“일단 처음으로 실수 없이 깔끔하게 잘했고, 쇼트 프로그램 1등 한 것도 처음이어서 너무 행복해요. 쇼트 들어가기 전에 긴장을 많이 하지 않아서, 좀 더 저에게 집중하면서 요소 하나하나 차분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을 줄은 몰랐는데, 주니어 월드에서 클린으로 마지막 쇼트 프로그램을 보여줘서 좋아요.”
신지아의 쇼트 프로그램 순번은 마지막이었다. 공교롭게도 직전 선수는 라이벌로 꼽히는 일본의 시마다 마오. 체력적,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지아는 “생각보다 많이 떨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지막 순번으로 (경기를) 하였는데, 긴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잘 연기할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마지막 (순번)이었는데 생각보다 떨리지 않아서, 좀 더 저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직전의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홈에서 하는 경기여서 굉장히 떨렸다”고 밝힌 신지아. 그랬기 때문에 금번 대회에서는 오히려 긴장되지 않았다고. “프리 스케이팅에서는 조금 더 저에게 집중하겠다”고 밝게 웃으며 1일 진행될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같은 날, ‘피겨 쌍둥이’ 중 김유성이 먼저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신고식을 마쳤다. 큰 실수 없이 모든 요소를 마친 김유성이었지만, 기술 점수(TES) 33.12점, 구성 점수(PCS) 26.46점으로 총점 59.58점이라는 아쉬운 점수가 뒤따랐다. 경기 후 홀가분한 얼굴로 믹스드존에 들어선 김유성을 만나 쇼트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대만에 정말 오고 싶었는데, 정말 기쁘고 실수 없이 잘 한 것 같아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대만에 와서 하니까 더 신나게, 점프도 더 잘 뛸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유성은 이번 대회에서 6분 차 쌍둥이 언니 김유재와 함께 출전했다. 평소에도 특히 가깝다는 김유재와 함께 출전하는 것에 대해 “가장 큰 시합에 (김) 유재랑 같이 나오게 돼서 정말 정말 기쁘고, 같이 오니까 더 소중한 기회인 것 같아요. 소중한 기회인 만큼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월드에서 더 열심히 해서 같이 더 좋은 성적 내자고 얘기했어요”라며 김유재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김유성은 실전에 더 강한 승부사다. 같은 날 오후 공식 연습에서는 넘어졌던 트리플 러츠 점프도 실제 경기에서는 깔끔하게 착지했다. 이러한 기질로 이번 시즌 동계 청소년 올림픽대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같이 굵직한 대회의 출전권을 거머쥐기도 했다. 그 바쁜 시즌의 방점을 찍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이기에, 출전이 더 기뻤다고.
“(주니어 세계선수권은)정말 나오고 싶었던 대회라서, 여기서 제가 안무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쁜 것 같아요. 유스 올림픽 때도 쇼트 프로그램은 실수 없이 잘한 것 같아서 정말 만족했어요. 프리 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 악셀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나와서 조금 아쉽지만, 그때의 기억을 잊어버리고 여기서 트리플 악셀을 잘 뛰면 좋겠어요.”
한편 ‘쌍둥이 언니’ 김유재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넘어지는 실수로 후속 점프를 붙이지 못해 기술 점수(TES) 28.20점, 구성 점수(PCS) 27.78점으로 총점 54.98점, 쇼트 프로그램 18위를 기록했다. 경기 직후 담담한 표정으로 믹스드존에 섰다.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해서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프리 스케이팅은 후회 없을 만큼 잘하고 싶어요. 다시 여기 주니어 월드에 와서 기쁘고,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1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에 대한 결의를 드러냈다.
2024 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는 만 19세 이하가 출전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국제 대회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여자 싱글 신지아, 김유재, 김유성이 출전한다. 최종 순위는 오는 1일 오후 프리 스케이팅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