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이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대회는 2017년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으로, 2월 7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개최된다.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며, 한국 대표팀은 남녀 싱글 종목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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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만큼 펼치는 것이 목표”
첫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김서영(명지대 입학 예정)은 “조금 떨려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제가 준비한 대로만 경기에서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그램 내에서 큰 실수 없이 잘 풀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성적 목표에 대해서는 “시즌 베스트를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서영은 지난해 12월 열린 ISU 챌린저 시리즈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개인 최고점(171.95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국가대표가 아니었던 김서영이 준수한 표현력과 성장세를 보이며 선발전에서 최종 2위로 깜짝 발탁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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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에 하얼빈에서 경기…영광스럽다”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김현겸은 이번 대회 출전이 갖는 의미에 대해 “광복 80주년에 하얼빈에서 경기하게 되어 더욱 뜻깊다”며 “처음으로 시니어 메이저 (종합)대회에 참가하는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김현겸은 점수나 등수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치적인 목표를 정하면 달성하지 못했을 때 실망감이 크더라”며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경기가 가장 좋은 목표”라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이후 바로 한국에서 열리는 4대륙 선수권대회(2/19-23)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주 연속 대회 출전은 체력적으로 쉽지 않지만, 국내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컨디션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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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시안게임, 의미 있는 무대”
이번 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차준환(고려대)은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단의 맏이이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가 자신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여러 종합 대회에 출전해봤지만 아시안게임은 처음이라 기대가 크다. 이번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아시안게임이 중요한 관문 중 하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차준환은 이번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쟁쟁한 경쟁자들과 맞대결을 펼친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카기야마 유마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최근 동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 총점 289.04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급 선수이다. 카자흐스탄의 미하일 샤이도로프와 일본의 사토 슌도 주목할 만한 경쟁자들이다. 샤이도로프는 2004년생으로, 최근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토 슌 역시 지난 해 ‘왕중왕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3위를 차지한 수재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메달 경쟁자로 출전하지만, 차준환은 메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당연히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치는 것이 우선”이라며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쇼트 프로그램 안무를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시즌을 치르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며 “점프 구성보다는 전체적인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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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자싱글 1인자” 김채연 출전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김채연의 활약도 기대된다. 김채연은 특유의 안정감으로 최근 국제, 국내 대회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그랑프리 6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모두 우승하며 국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세계 랭킹 1위인 일본의 사카모토 카오리와 트리플 악셀을 주무기로 한 요시다 하나를 맞닥뜨리며 아시아 최강자를 겨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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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2월 8일 현재 쇼트트랙과 컬링 부문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기록, 종합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팀이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값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11일에는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2일에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리며, 13일에는 남녀 프리스케이팅으로 최종 순위를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