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2023 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를 마친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해인(세화여고)이 2월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김연아 이후로 14년 만에 나온 새로운 4대륙 퀸의 등장에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취재진들의 열기가 한층 달아오른 상황.
더군다나 쇼트 프로그램에서 아쉬운 실수로 6위에 머물렀지만, 프리 프로그램에서 놀라운 연기로 1위로 껑충 뛰어올라 결국 금메달을 차지한 이해인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는 평가. 대회의 우승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해인은 “이번 시즌에 가장 나오고 싶었던 대회였다.”며 “그 링크에서 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서 쇼트 프로그램 때는 조금 떨었는데, 프리 프로그램에서는 시형이 오빠(이시형, 고려대) 재석이 오빠(경재석, 경희대)가 응원을 많이 해주고 긴장을 안 하려고 노력한 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1등은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위에 올라 단상 가장 높은 곳에 섰을 때에는 이게 진짜인가, 꿈을 꾸는 게 아닌가 싶었다는 이해인. 이번 대회에서 그녀가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는 성공률이 떨어지는 트리플 악셀 대신 컴비네이션 점프 구성에 집중해 변경한 것이었다. 이해인은 “트리플 악셀도 중요하지만, 3-3 컴비네이션 점프들도 매우 중요하다. 이 점프들을 자신 있게 뛰고 ,실수가 없어질 때 트리플 악셀을 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구성을 낮춘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대답했다. 이런 자신감이 그녀를 쇼트의 부진 이후 프리 프로그램의 성공에 밑거름이 된 것.
특히나 이해인 이전 한국인 최초로 같은 대회 정상에 올랐던 피겨여왕 김연아의 조언이 도움이 되었다는 이해인. 본지 기자가 김연아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올림픽과의 인터뷰를 인용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를 질문하자 이해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힘이 넘쳐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강약 조절을 하면 프로그램이 더 나아 보일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시선이 정확하지 않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그 부분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고 대답했다.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4대륙 선수권 대회가 가지는 의미를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에 “솔직히 말하면 이번 대회는 안 떨기도 했고, 즐기는 느낌이 컸다.”며 “이번 시즌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순간이 온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며 밝은 얼굴로 대답했다.
곧바로 치러지는 제104회 전국동계체전과 ISU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이해인. 세계선수권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 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준비한 것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드리고, 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14년 만에 만들어진 금빛 궤적은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이 금빛 스케이팅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녀가 어디까지 높이 올라갈지. 앞으로의 경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