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스케이팅에 연일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차준환이다. 차준환(21, 고려대)이 완벽한 연기로 대한민국 남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상에 올랐다. 전날 이해인(17, 세화여고)이 은메달을 획득하여, 대한민국 선수단은 남녀싱글 부문에서 공동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25일 저녁 일본 도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남자 피겨의 희망 차준환(21, 고려대)이 2위를 기록했다. 차준환은 23일 진행된 쇼트 프로그램에서 99.64점으로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25일 저녁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개인 최고점인 196.39점으로 2위, 최종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차준환 개인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남자 싱글 종목 전체에도 괄목할만한 성과이다. 한국 선수들은 다음 연도 몬트리올 세계선수권에 세 명의 선수를 파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제임스 본드> OST의 강렬한 선율에 맞춰 인생 최고의 경기를 선보였다. 두 번의 4회전 점프를 매끄럽게 착지했고, 첫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에서는 쇼트프로그램보다 더 높은 가산점인 4.16점을 받았다. 모든 비 점프 요소에서도 최고 레벨을 받았다. 국제대회에서는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플립에 어텐션(잘못된 엣지) 판정을 처음으로 받은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성적표였다. 기술 점수(TES) 105.65점, 구성 점수(PCS) 90.74점으로 합계 196.39점을 받았다. 총합 1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운 개인 최고점까지 갈아 치웠다. 완벽한 경기로 전날 3위였던 등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완벽한 경기를 끝내고 돌아온 믹스드존에서 차준환은 “정말 굉장했다. 연기를 즐겼고, 스케이팅에 무척 집중했다. 오늘 연습한대로 하고 싶었고, 실현된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 며 기쁨을 표현했다.
“한국 남자 선수로서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게 되어 영광”이라고 고 겸손함을 표하는 한편, 경기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기도 했다. 쇼트프로그램에 3위였던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 “크게 없었다.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했고, 실수를 하더라도 최대한 집중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했다.”
한국 남자 선수로서 ‘첫 번째’를 이어 나가고 있는 차준환. 피겨스케이팅 종목 최고의 대회인 올림픽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도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중요한 순간마다 위축되지 않고, 과감하게 자신을 던지는 차준환의 다음 여정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