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귀국한 김채연(16·수리고)가 입국장을 찾은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처음으로 시작한 시니어 시즌 모든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김채연. 아직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을 그녀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도 침착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종합 6위, 프리에서는 완벽한 경기로 스몰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던 김채연. 이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채연은 “성적보다 좋은 점수와 성적을 얻을 수 있어서 기뻤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가 첫 출전했던 세계선수권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이 개최된 사이타마 아레나는 손에 꼽을 정도로 큰 경기장. 떨리진 않았냐는 질문에 김채연은 “쇼트 날에는 조금 떨려서 제 플랜대로 못했는데, 프리 때는 조금 적응이 되어 쇼트 때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사대륙에서와는 반대였던 상황. 그때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 김채연은 “그때 쇼트에서 잘해서 프리에서 조금 더 욕심이 생겨 더 떨렸던 것 같다.”며 “그래서 이번 대회에는 욕심을 버리고 하려고 했던 것대로만 하려고 생각해서 도움이 됐던 것 같다.”라고 대답한 김채연.
김채연의 경우 이번 22-23시즌 시니어 가능 연령이 되었으나, 처음 주니어 국제대회 데뷔 시즌이었던 20-21시즌이 무산되며 주니어 데뷔가 늦어졌던 데다 이번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배정을 받지 못해 주니어에 잔류해야 했다. 결국 주니어와 시니어를 병행하며 남들보다 긴 시즌을 보내게 된 김채연.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김채연은 “조금 힘들긴 했는데 그만큼 더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며 스포츠 선수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 의미 있는 시간들의 답변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이 아니었을까.
선수로 데뷔한 이후 대회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점프 성공률을 자랑하는 데다, 비점프 요소까지 고루 겸비한 김채연을 보고 팬들 중에서는 ‘클린여신’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 이 별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김채연은 “너무 감사한 별명인 거 같다.”며 “그 별명에 좀 더 어울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얼굴에는 기분 좋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다음 시즌 계획으로는 “고난이도 점프를 연습해서 성공하는 게 목표.”라고 대답한 김채연. 현재 트리플악셀도 연습 중이라고. 다음 시즌을 앞두고 하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김채연은 눈을 반짝이며 “일단 새로운 안무를 받고 새로운 기술들을 연습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무대 데뷔 이후로 항상 상위권에 들고 있는 김채연. 작은 체구지만 그 성장세는 누구보다 크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김채연에게 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기쁘게 해줄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