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이하 팀 트로피)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최종 선발되었다.
한국이 팀 트로피에 선발된 것은 역대 최초이며, 2018년 평창 올림픽 단체전 외에 하나의 팀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국제빙상연맹(ISU)이 미디어를 통해 팀 트로피 출전 국가를 발표했다. 한국은 5,477점으로 국가 순위 4위에 올라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 외의 참가국은 전통의 피겨 강호로 불리던 일본(9,453점), 미국(8,721점), 캐나다(5,978점), 이탈리아(5,260점), 프랑스(3,943점)다. 격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피겨스케이팅의 강대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해당 시즌 ISU 주관 그랑프리 시리즈와 선수권 대회에서 얻은 누적 국가 스탠딩 포인트가 높은 상위 6개국만이 초청되는 국가 대항전이자 “올스타전”이기 때문이다.
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는 팀전으로서, 고유의 점수 산정 방식을 가지고 있다. 먼저, 출전하는 팀은 두 명의 남녀싱글, 아이스 댄스와 페어 각 1팀을 포함한다. 12명이 출전하는 남녀싱글은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순위대로 1점에서 12점이, 6팀이 출전하는 아이스 댄스와 페어 스케이팅은 7점에서 12점이 부여된다. 최종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국가가 우승한다. 따라서 개인 종목별 우승자와 최종 우승자가 상이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팀이 남녀싱글, 아이스 댄스, 페어 네 종목에 모두 선수단을 파견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3월 20일 고지한 기준에 따라 최종 선발된 싱글 선수들은 차준환(21·고려대), 이시형(22·고려대), 이해인(17·세화여고), 김예림(20·단국대)이다.
선발된 네 선수 모두 국가 포인트에 기여하며 팀 트로피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차지한 차준환과 이해인을 비롯하여, 김연아 이후 13년만에 그랑프리 우승을 거머쥔 김예림과 2022 네벨혼 트로피에서 시니어 국제 첫 메달을 따낸 국가대표 맏형 이시형까지. 2022/23 시즌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한국 국가대표 팀 시니어에서 최대 성과를 일구었다.
처음 맞이하는 경기에 대한 선수들의 기대도 크다. 앞서 세계선수권 후 대화에서 “다른 나라들을 보며 부러웠다”던 이해인에 이어, 김예림도 “처음 접해보는 시합인만큼 설레임도 크고 기대감도 크다”며 소감을 드러냈다. 이시형도 “보기만 했던 팀 트로피 대회를 나가게 된다니, 아직까지 실감이 되지 않는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벤트성 대회이다 보니까 어떻게 응원을 해야할지 멤버들과 많이 고민하고 있다.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불모지로 여겨졌던 혼성 종목에서도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지난 9월 결성된 페어 종목의 조혜진(17)-스티븐 애드콕 조(27)는 1월 종합선수권에서 국내 팬들에게 전격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팀 트로피에서 국제 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주니어 아이스 댄스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준 임해나(18)-예콴(21) 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시니어에 데뷔하게 된다. 임해나-예콴 조는 이번 대회를 위해 새로 안무를 준비하고 있다. 페어와 아이스 댄스의 도전으로 한국은 모든 종목에 선수를 파견하는 영예를 안았다.
ISU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는 다가오는 4월 13일 도쿄에서 막을 올리고 4일간 진행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대한민국 선수단이 “완전체”로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