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들어선 공연장. 캐스팅 보드를 찍은 다음 로비를 두리번 거리던 눈에 쏙 들어 오는 것은 공연 MD가 진열된 MD샵이다.
이제는 스테디가 되어 버린 에코백과 뱃지부터 배우들의 얼굴이 들어간 엽서셋트. 프로그램북과 OST까지. 반짝거리는 유리케이스 안에서 유리케이스보다 빛나는 MD들에 홀려 공연 시작 전에 양손이 묵직해지고는 한다.
최근에는 뮤지컬 ‘캣츠’의 컨셉에 맞춘 ‘칼림바’와 고양이 사료와 장난감등이 포함된 ‘고양이 패키지’가 출시되어 눈길을 끌 정도로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공연MD.
그렇다면 관객들이 정말로 원하는 MD는 어떤 걸까? 공연문화를 사랑하는 몽포커스 팔로워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실시해 보았다.
공연MD는 되도록이면 구매하는 편. 전체 응답자의 86%가 구매
공연MD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고 있을까? 공연MD를 잘 구매하느냐는 질문에는 놀랍게도 86%의 응답자가 MD를 구매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53%의 응답자는 좋아하는 작품의 MD는 구매하고 있다고 대답했을 정도.
MD를 구매하지 않는 응답자들의 경우에는 다양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는데, 최근 많이 화제가 되는 환경보호를 생각해서 구매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답변은 실용적이지 않거나 종류가 제한적이라 구매욕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정보성이 있는 MD라면 GOOD. 기념이 되는 MD도 좋아
그렇다면 몽포커스의 팔로워들은 어떤 공연MD를 주로 구매하고 있을까? 1,000건이 넘는 응답 중과반수에 해당하는 64%의 응답자들이 이 질문에 프로그램북 등 정보성 MD를 주로 구매한다고 대답했다. 그다음으로 순위가 높은 것은 뱃지나 키링 등 기념이 되는 MD.
실용성이 있어 구매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했던 에코백과 담요는 58명, 6%의 선택을 받았다.
최고의 MD는 공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 북
선호도가 높았던 정보성MD 중에서는 어떤 MD를 가장 선호하는지 항목을 세분화하여 질문했다. 이에 51%의 응답자가 프로그램북을 뽑았다. 응답자들은 공연에 대한 정보나 제작비화, 사진 등이 있어 공연을 추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북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내용이 풍부하면서도 비싸지 않은 가격도 큰 요인이라고.
프로그램북과 같은 이유로, 대본집과 악보집 역시 선호하는 MD로 집계됐다. 특히 대본집의 경우 잘 몰랐던 대사 등을 알 수 있어서 더욱 좋다는 응답이 있었다.
공연의 최대의 장점은 바로 현장감에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감동은 관객들을 다시금 공연장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그런 감동을 잠깐이나마 추억할 수 있기에 프로그램북이 가장 선호하는 MD로 꼽힌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공연장에서는 프로그램북을 쉽게 보기가 힘들다. 공연 초반에는 특히나 프로그램북 입고 예정 안내만 보는 경우가 대다수.
대극장 공연의 경우에는 프로그램북이 나름 빨리 나오는 편이지만, 중소극장의 경우에는 프로그램북이 공연 기간 도중에 나오거나, 아예 공연이 끝나갈 때 쯤에 나오기도 해 프로그램을 구입만을 위해 공연장에 방문하는 일도 종종 더러 있다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물론 프로그램북 제작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사진을 촬영하고 텍스트를 편집하고, 인쇄까지 해야 하니 말이다. 그렇게 많은 공이 들어가기에 제작 기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렇기에 모두가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제작사들이 관객들의 기다림을 제발 알아주기를. 그리고 좋은 프로그램북이 다시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