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와 한국에서 모두 큰 사랑을 받은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오리지널 캐스트와 함께 런던에서 리유니언 공연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하데스 역의 패트릭 페이지(Patrick Page)가 부상으로 일부 공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웨스트엔드 리릭 극장에서 진행 중인 라이브 촬영(프로샷)에는 예정대로 출연하지만, 이후 공연은 불발됐다.
페이지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그건 분명히 심각한 부상”이라고 말하며, 촬영을 마친 후 수술을 위해 뉴욕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해준 제작진과 물리치료사, 의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겼고, 팬들에게도 “기도와 응원 덕분에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오리지널 캐스트를 기대했던 팬들은 “페이지가 아닌 하데스는 상상할 수 없다”, “쾌차를 바란다”, “쾌차를 바란다”며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하데스 역은 2023년부터 브로드웨이에서 같은 배역을 맡았던 필립 보이킨이 이어받는다.

이번 리유니언 공연은 2025년 2월 11일부터 3월 9일까지 단 4주간, 영국 런던 리릭 극장에서 열린다. 오르페우스 역에는 리브 카니, 에우리디케 역에는 에바 노블자다, 페르세포네 역에는 앰버 그레이, 헤르메스 역에는 앙드레 드 쉴즈 등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의 핵심 배우들이 총출동해 팬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들의 무대 재결합은 단순한 복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각각 다른 무대에서 활약하던 배우들이 다시 한 작품, 한 무대 위에서 호흡을 맞추는 순간은 뮤지컬 팬들에겐 꿈같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데스타운>은 싱어송라이터 아나이스 미첼이 각본과 음악을 썼으며, 레이첼 채브킨이 연출을 맡았다. 고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사랑과 상실을 주제로 한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를 현대적인 미국 포크 음악과 뉴올리언스풍 재즈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신화와 민중의 노래가 만나는 정교한 방식”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8개 부문에서 토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인간의 욕망, 두려움, 희생을 그린 깊이 있는 서사는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울림을 전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정을 남긴다.
한국에서는 2021년 초연 이후 2024년까지 두 시즌 모두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국내에서는 김선영, 박강현, 최재림, 김환희 등 뮤지컬계의 탄탄한 배우들이 무대를 이끌었고, 섬세한 무대 연출과 탄탄한 내러티브, 시적인 가사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신화 속 운명을 거스르려는 인간의 사랑”이라는 테마가 한국 정서와 맞닿으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흥행의 큰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지하세계로 향하는 열차’라는 상징적 무대 장치도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을 압도했다.
한정 기간 동안 이뤄지는 이번 런던 공연은 오리지널 배우들의 재회로서 전 세계 팬들에게도 특별한 순간이지만, 페이지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그의 열정적인 참여 의지와 배우들의 시너지가 어우러져, 여전히 무대는 뜨거운 감동을 안기고 있다. ‘지금, 여기’에서만 가능한 무대의 마법이 다시 한번 웨스트엔드에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