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드웨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의 주역 댄런 크리스(Darren Criss)가 약 두 달간의 공백을 마치고 다시 무대에 선다. 크리스는 지난 8월 20일(현지 시각) 매트니 공연에서 직접 “오늘이 마지막 무대가 아니라 잠시의 휴식일 뿐이다”라고 관객에게 말하며 복귀를 예고했다. 그는 8월 31일까지 공연한 뒤 약 9주간 휴식에 들어가고, 11월 5일 복귀한다.
그의 공백 동안에는 배우 앤드류 바스 펠드먼(Andrew Barth Feldman)이 ‘올리버(Oliver)’ 역을 맡는다. 펠드먼은 9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시적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상대역인 ‘클레어(Claire)’를 연기하는 헬렌 J. 셴(Helen J. Shen)과 호흡을 맞춘다. 흥미로운 점은 펠드먼과 셴이 실제 연인 관계라는 사실이다.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현실 커플이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만큼, 관객들의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11월 12일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막을 올린 작품으로, 현재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노후된 헬퍼봇 두 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은 이 로맨틱 코미디는 인간성과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관객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작품은 개막 직후 호평을 받으며 토니상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 뮤지컬은 사실 한국에서 먼저 태어났다. 2016년 서울에서 초연된 뒤, 독창적인 소재와 세련된 음악으로 주목받았고, 영어 버전은 2017년 리처드 로저스 상을 거머쥐며 국제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정식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하지만 이번 캐스팅 교체는 기대와 함께 논란도 불러왔다. 작품이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아시아적 정서를 중심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인 배우인 펠드먼이 주역으로 합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종적 대표성 문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여러 아시아계 연극계 인사와 단체들은 “이 작품은 아시아계 배우들에게 드물게 주어지는 소중한 기회여야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작품 속 헬퍼봇 캐릭터는 글로벌 기업에서 제작된 존재이므로 특정 인종에 한정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지만, 많은 이들은 이러한 설명이 아시아계 배우들의 기회를 희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아시아계 배우가 중심에 서는 기회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논란은 단순한 캐스팅 교체를 넘어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드러낸 계기가 되었다.
향후 일정은 다음과 같다. 대런 크리스는 8월 31일까지 무대에 오르며, 펠드먼이 9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시적으로 ‘올리버’를 연기한다. 그리고 11월 5일부터는 크리스가 다시 돌아와 셴과 함께 무대를 이어간다.
관객들은 펠드먼과 셴의 실제 연인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크리스가 복귀한 이후 작품이 어떤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이번 논란은 브로드웨이에서의 다양성과 대표성에 대한 논의를 더욱 심화시키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글로벌 확장 과정 속에서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게 되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단순한 러브스토리 그 이상이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질문, 그리고 다양한 정체성을 담아내려는 시도가 결합되면서 오늘날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배우 교체와 복귀가 작품의 흐름에 어떤 변화를 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시아계 배우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더 반영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