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교정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모두 한 편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다. 무대에서도 학교와 교실은 늘 특별한 배경이 되어왔다. 성장의 갈등과 우정, 첫사랑, 좌절과 극복은 그 자체로 극적인 요소를 지니며, 수많은 뮤지컬 창작자들의 영감을 자극했다. 오늘은 ‘학교’를 무대로 펼쳐진 대표적인 뮤지컬들을 돌아본다.
성장통을 노래하다

<13>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선보인 청소년 뮤지컬로, 팝 스타 아리아나 그란데를 배출한 작품이기도 하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고민을 경쾌하게 담아내며, 동명의 영화 버전도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한편, <25번가의 푸트남 카운티 스펠링 비>는 ‘단어 맞히기 대회’를 소재로,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성장담을 풀어내며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고등학교의 낭만과 갈등

하이틴 뮤지컬 하면 빠질 수 없는 작품이 있다. <하이스쿨 뮤지컬>은 디즈니 채널을 넘어 무대에서도 대표적인 10대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새 학기를 맞아 ‘Start of Something New’를 외치는 순간, 누구나 와일드캣츠의 일원이 된다. <그리스(Grease)>는 1950년대 미국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며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명작이다. <헤더스>는 학창시절의 권력 관계와 어두운 단면을 풍자적으로 담아내며 ‘컬트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비 모어 칠(Be More Chill)> 역시 학교생활에 지친 10대들의 정체성 고민을 SF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교실 밖으로 확장된 이야기

학교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사회와 연결되기도 한다. <에브리바디즈 토킹 어바웃 제이미>는 드랙퀸을 꿈꾸는 고등학생의 당찬 이야기를 그리며 다양성과 자기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레거리 블론드>는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한 엘 우즈가 편견을 깨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헤어스프레이>는 1960년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편견을 무대 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 <디어 에반 핸슨>은 외로움과 소통 단절 문제를 섬세하게 조명하며, ‘You Will Be Found’ 넘버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프로무대에서 만나는 특별한 경험

<마틸다>는 로알드 달의 동화를 원작으로, 아이의 시선에서 본 학교와 어른 사회를 재치있게 풍자한다. 9월에는 두 번째 영국 투어 무대가 예정되어 있다. <브링 잇 온>은 치어리딩을 소재로, 팀워크와 경쟁을 경쾌하게 담아내며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캐리>는 고교 무도회를 배경으로 한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공포와 드라마가 결합된 독특한 무대다. <더 프롬(The Prom)>은 성소수자 학생의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며 영화화로 큰 화제를 모았다. <스쿨 오브 락>은 음악과 자유를 강조하며, 학생들에게 교실 밖 예술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교실이 곧 무대
학교는 그 자체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알파벳을 배우는 순간부터 첫사랑의 설렘, 무도회의 긴장,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목소리까지. 뮤지컬 무대 위에서 학교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인생의 축소판’이 된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 시점, 관객은 무대를 통해 다시금 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학생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노래로 만난다. 결국 교실은 언제나 우리 모두의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