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럴>은 연말이면 자연스럽게 극장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작품이다. 매해 수많은 공연들이 무대에 오르지만,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이 작품은 그만큼 관객들이 ‘겨울에 꼭 듣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정확하게 건네준다. 누구나 알고 있는 스크루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익숙함 뒤에 숨어 있는 깊이는 매 시즌 새롭게 다가온다.

작품은 과거·현재·미래의 정령과 함께 스크루지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여정을 따라간다. “과거는 이미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지금의 변화로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준다. 연말이라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이 문장은 더 묵직하게 마음속에 내려앉고, 작품을 보는 목적 자체가 어느 순간 ‘나의 현재를 돌아보는 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번 시즌에서 특히 빛나는 배우는 정령 1·2·3을 모두 연기한 리사다. 하나의 배우가 세 개의 에너지와 매력을 균형 있게 표현해내며 장면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입힌다. 가볍고 경쾌한 순간부터 위트 있는 장면, 그리고 신비롭고 깊은 울림을 주는 순간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며 극의 온도를 조절하는 그의 연기는 작품의 흐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리사의 1인 3역은 단순한 변신이 아니라, 세 정령이 스크루지에게 전하는 감정의 무게와 의미를 세심하게 채우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음악 또한 <크리스마스 캐럴>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자리한다. 콘서트장을 떠올리게 할 만큼 힘 있고 다채로운 넘버들이 이어지며 공연 전체를 밝고 풍성하게 채운다. 특히 순간의 감정선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음악적 구성은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품은 정서—차갑지만 따뜻하고, 잔잔하지만 깊숙이 스며드는 감정—이 넘버들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 가운데서도 아역 배우들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어린 스크루지를 연기한 윤도영 배우는 스크루지가 오래전 잃어버렸던 순수함과 선함을 맑은 표정과 목소리로 되살려낸다. 특히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이 서로를 마주 보며 노래하는 장면은 작품의 감정이 가장 고조되는 순간으로, 많은 관객들이 숨을 고르게 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스크루지라는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를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핵심이 되기도 한다.
스크루지의 여동생 ‘펜’의 어린 시절과 티나를 동시에 연기한 최예린 배우 역시 무대를 환하게 밝히는 에너지를 지녔다. “나는 선택받은 특별한 아이예요”라고 말하는 그의 대사는 단순히 귀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태도가 얼마나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지 부드럽게 전달한다. 그의 맑은 목소리는 극의 정서를 더 깨끗하게 채운다.

화려함보다는 사람의 감정과 서사에 집중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연말이라는 시기와 가장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이 작품은 관객에게 잠시 멈춰 서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바쁘고 빠르게 지나간 시간을 조용히 정리할 여지를 남긴다. 극장을 나서는 길어귀에 스치는 차가운 바람마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작품이 스크루지가 마주한 변화의 순간을 우리에게도 함께 건네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증명한다. 겨울마다 찾게 되는 이유가 있고, 다시 봐도 마음은 새롭게 흔들린다는 사실. 이 작품은 결국 ‘겨울에 꼭 만나야 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변함없이 그리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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