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에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관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4차 대회인 NHK 트로피의 프리 스케이팅 시합이 진행됐다. 이날 남자 싱글 부문에 출전한 임주헌(수리고)은 ‘인터스텔라 OST’에 맞춰 프리 스케이팅을 연기했다.
첫 콤비네이션 점프인 트리플 악셀-트리플 토루프 점프에서 트리플 토루프를 연결하지 못한 임주헌은, 다음 점프인 트리플 악셀 단독점프에 콤비네이션 점프를 연결하려 시도했으나, 아쉽게도 넘어지며 같은 점프를 2회 단독 수행(REP)한 것이 되어 감점을 받았다. 그다음 예정되어 있던 트리플 러츠 단독점프에 더블 토루프를 붙여 성공시켰으나 트리플 룹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았다. 후반 점프에서는 예정되어 있던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더블 악셀-시퀀스 점프 대신,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뛰었으며,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대신 트리플 살코-싱글 토루프를 뛰었다. 마지막 점프는 트리플 플립이었다. 비점프 요소로는 스텝 시퀀스가 레벨 3을 받았으나, 스핀에서는 모두 레벨 4의 최고 레벨을 받았다. 기술 점수(TES) 57.47점, 구성 점수(PCS) 66.27점으로 총점 121.74점을 받으며 어제 치뤄졌던 쇼트 프로그램 점수와 합산 해 총 196.05점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난 후 믹스드존에서 만난 임주헌은 경기 소감에 대해서도 “연습한 대로 잘 안되어서 속상하지만, 더 연습할 수밖에 없다.”라고 스스로 정리했다. 아시안게임 선발전 이후로는 연습마다 완벽하게 수행하던 프로그램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표정이었다. 오늘 첫 실수가 나왔던 트리플 악셀-트리플 토루프의 컴비네이션 점프와 이후의 트리플 악셀 단독 점프의 경우에도 “연습 때는 그렇게 하면 바로 붙일 수 있었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가 아쉬움만을 토로한 것은 아니다. 다음 그랑프리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초청을 받는다면 어디든지 가고 싶다.”며 “달라진 모습으로 주니어보다는 시니어 레벨처럼 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남은 시즌의 목표 역시 국내 경기 입상과 사대륙 선수권과 세계 선수권 출전을 꼽았다. 특히나 국내에서 치뤄지게 되는 이번 사대륙 선수권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하는 만큼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 응원도 많이 해주실 것 같으니까, 더 힘내서 많은 대회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랑프리 대회를 마무리한 임주헌이지만, 다음 주에는 더욱 큰 시험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한 수학능력시험이 그것이다. 큰 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기에 힘들지 않았는지 질문하자 임주헌은 “공부는 공부고. 스케이트는 스케이트니까. 그때그때 따라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스포츠 선수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NHK 트로피는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이 함께하며 응원을 보냈다. 한국 팬들의 응원이 어땠는지 질문하자 임주헌은 “응원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는데.”라며 “갑자기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딴생각이 든 것 같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그럼에도 팬들에게 메세지를 부탁하자 임주헌은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임주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