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대 풍미한 여성국극 소재의 동명 웹툰 첫 창극화
– 여성 소리꾼들의 성장과 연대, 오늘날 관객의 공감 자아내
■ 총 137회 원작, 2시간여의 무대 언어와 음악으로 풀어내
– 연출가 남인우, 작가 김민정, 작창·음악감독 이자람 의기투합
■ 최고의 소리꾼들에 의해 생생히 살아날 각양각색 캐릭터
– 웹툰 속 인물이 진짜 소리를 만나 만들어내는 또 다른 차원의 감동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신작 <정년이>를 3월 17일(금)부터 3월 29일(수)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웹툰의 창극화에 첫 도전장을 내미는 작품으로, 1950년대를 풍미한 ‘여성국극’을 소재로 삼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와 <억척가>로 호흡을 맞춘 남인우와 이자람이 각각 연출‧공동극본과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았다.
국립창극단은 그간 판소리 다섯 바탕뿐만 아니라 그리스 비극, 중국 경극, 구전설화 등 다양한 소재를 창극으로 흡수해왔다. 신작 <정년이>로 웹툰까지 아우르며 동시대 공연예술 장르로서 창극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줄 계획이다. 원작인 네이버웹툰 『정년이』(글 서이레, 그림 나몬)는 소리 재능을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과 소리꾼들의 성장과 연대를 그린 작품이다. 2019년부터 4년간 연재되며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과 함께 2020년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콘텐츠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원작의 중심 소재인 여성국극은 소리·춤·연기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여성이 모든 배역을 연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1950년 한국전쟁 직후 최고의 대중예술로 인기를 얻었으나 지금은 쉽게 만날 수 없는 장르가 됐다. 국립창극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100여 년의 창극 역사 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여성국극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국극 무대에 담긴 여성 소리꾼들의 꿈을 향한 열망, 시대적 외침을 담아낸다.
총 137회로 연재된 방대한 이야기를 2시간가량의 무대 언어와 음악으로 구현할 제작진의 면면도 쟁쟁하다. 전통예술에서 연극의 원형을 탐구해온 연출가 남인우가 연출뿐 아니라 극본에도 참여해 지난해 제16회 차범석희곡상을 받은 김민정 작가와 함께 대본을 완성했다. 작창·작곡·음악감독은 국립창극단과 창극 <흥보씨><패왕별희><나무, 물고기, 달> 등의 흥행작을 만든 이자람이 맡았다. 남인우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당차게 나아가는 웹툰 속 캐릭터가 현재 우리가 갈망하는 모습이라고 보고, 주인공 ‘윤정년’의 서사를 중심으로 여성 소리꾼들의 꿈을 향한 도전과 성장을 그리는 데 중점을 뒀다. 최고의 공연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혼신을 다하는 소리꾼들의 희로애락과 공연 제작 뒷이야기 등 원작 속 명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자람은 창극 <정년이>에서 매 장면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해 생동감과 리듬감이 돋보이는 음악을 만들었다. 판소리 본연의 특징을 살리면서 현대적 요소가 가미된 창작 음악, 시대적 분위기를 드러내는 신민요 등 50여 곡의 음악이 극적 재미를 배가한다. 무대디자인은 무대미술가 정민선이 맡았다. 웹툰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극에 맞춰 무대 역시 속도감 있는 전환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간단한 무대 변형으로 극적인 변화와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외에도 안무가 이윤정, 조명디자이너 이유진, 의상·장신구디자이너 유미양 등 독창적인 감각의 창작진이 참여해 창극만의 무대 미학을 완성한다.
국립창극단 대표 여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캐스팅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윤정년’ 역에는 이소연과 조유아가 더블 캐스팅돼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라이벌 ‘허영서’ 역의 왕윤정, 정년의 첫 번째 팬인 ‘권부용’ 역의 김우정을 비롯해 김금미·정미정·허애선·서정금·김미진·이연주·민은경 등 다양한 캐릭터의 배우들이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호흡을 자아낸다. 개막을 두 달 앞두고 전 좌석이 조기 매진되어 3회 공연을 추가로 편성할 만큼 창극 <정년이>에 대한 기대가 뜨거운 가운데 글과 그림으로 표현됐던 원작 속 캐릭터들이 진짜 소리를 만나 또 다른 차원의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의 무한 도전, 이번엔 웹툰이다!
여성국극을 다룬 화제의 웹툰, 생생한 창극으로 재탄생하다
국립창극단은 신작 <정년이>로 웹툰의 창극화에 도전장을 내민다. 판소리뿐만 아니라, 그리스 비극, 중국 경극, 구전 설화 등 창작 소재를 확장하며 창극의 대중화를 이끈 데 이어 K-콘텐츠의 중심인 웹툰까지 아우르며 동시대 공연예술 장르로서 창극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는 포부다.
원작인 네이버웹툰 『정년이』(글 서이레, 그림 나몬)는 1950년대 서울의 여성국극단을 배경으로, 소리 재능을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과 소리꾼들의 성장과 연대를 그린다. 역사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이야기와 생기 넘치는 그림체,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여성 캐릭터 등으로 2019년부터 4년간 인기리에 연재됐다. 작품은 “성 고정관념을 탈피한 웹툰”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라는 평과 함께 2020년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콘텐츠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창극의 한 갈래인 여성국극(모든 배역을 여성 출연자가 맡아서 공연한 창극)을 소재로 삼은 작품인 만큼 웹툰 『정년이』의 창극화 소식은 레퍼토리시즌 프로그램 발표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여성국극은 박녹주·김소희·박귀희·임춘앵 등의 여성 소리꾼들이 남성 중심의 국악계 문화에 반발해 1948년 여성국악동호회를 결성하면서 태동했다. 기존 창극이 소리 중심이었던 데 반해 여성국극은 소리·춤·연기에 화려한 무대장치까지 어우러져 대중적인 음악극으로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지금은 사라져 보기 힘든 장르다. 모든 배역을 여성 배우들이 연기하는 여성국극에서도 특히, 남역 배우들은 외모는 물론, 목소리와 동작 등으로 완벽히 남성을 표현해내며 지금의 아이돌만큼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여성 관객들은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와 관습이 뿌리 깊던 시대에 무대 위 남역 배우들이 진취적인 삶, 대담한 애정 표현 등을 거침없이 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방감을 느꼈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여성국극단의 모습은 전통 장르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거듭해온 국립창극단과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국립창극단은 창극 <정년이>를 통해 100여 년의 창극 역사 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여성국극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국극 무대에 담긴 여성 소리꾼들의 꿈을 향한 열망과 시대적 외침을 담아낸다.
웹툰이 영화·드라마·연극·뮤지컬로 제작되는 경우는 흔하지만, 창극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작자인 서이레와 나몬 작가는 “웹툰이 무대화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라며 “웹툰 속 다양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소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137회의 원작, 2시간의 무대 언어와 음악으로 풀어내
솔직한 욕망과 꿈을 향한 당찬 걸음, 관객의 공감 끌어내
총 137회로 연재된 방대한 이야기를 2시간가량의 무대 언어로 구현할 제작진의 면면도 쟁쟁하다. 창극 <정년이>의 연출은 전통예술에서 연극의 원형을 탐구해온 남인우가 맡았다. 국립창극단 <절창Ⅰ>(2021), <절창Ⅱ>(2022)의 연출·구성을 맡아 호평받은 연출가 남인우가 창극 <내 이름은 오동구>(2013)에 이어 국립창극단과 선보이는 두 번째 창극이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 당차게 나아가는 웹툰 속 캐릭터들이 현재 우리가 갈망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본 남인우는 무대를 사랑한 여성 소리꾼들의 성장과 연대를 그리는 데 중점을 뒀다. 남인우는 극본에도 참여해 지난해 제16회 차범석희곡상을 받은 김민정 작가와 함께 대본을 완성했다. 남 연출은 “‘왜 2030 여성 독자들이 이 웹툰에 열광할까’하는 질문을 각색의 중요한 시작점으로 삼았다”라며, “국립창극단 <정년이>는 여성국극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국극을 소재로 정년이의 성장기를 그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라고 밝혔다.
창극 <정년이>에서는 좌충우돌하며 무대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주인공 ‘윤정년’의 서사를 중심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혼신을 다하는 소리꾼들의 희로애락과 공연 제작 뒷이야기 등 웹툰 속 명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여성국극 공연의 일부도 극중극 형태로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다룬 <자명고>는 오늘날 감각에 맞게 재해석했다. 낙랑공주가 사랑을 위해 조국을 배신하고 북을 찢는 원작과 달리, 창극에서는 낙랑이 끝까지 자명고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게 되는 결말로 바꿔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함께 열어보자는 메시지를 담는다.
작창·작곡·음악감독은 국립창극단과 창극 <흥보씨><패왕별희><나무, 물고기, 달> 등을 함께한 이자람이 맡았다. 이자람 역시 소리꾼이자 배우로서, 소리를 통해 성장하고 삶의 의미를 알게 되는 서사를 원작의 매력으로 꼽았다. 이자람은 매 장면 만화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리듬감이 돋보이는 50여곡의 음악을 만들었다. 판소리의 계면조와 육자배기 토리 등 전통 악조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소리꾼들이 함께 쌓아 올리는 화성으로 풍성하고 입체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시대적 분위기가 녹아있는 신민요 풍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극적 재미를 배가했다. 가야금·거문고·아쟁·피리·대금 등 국악기와 더불어 현대적인 건반 선율이 어우러진 라이브 연주는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소리‧춤‧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창극 배우들이 전하는 감동의 울림
창극 <정년이>의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주인공 ‘윤정년’ 역에는 국립창극단 이소연과 조유아가 더블 캐스팅되어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맑은 성음의 이소연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옹녀’, <춘향>의 ‘춘향’ 등 주역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다. 다양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정년이 품었던 솔직하면서도 복합적인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낼 예정이다. 우렁차고 힘 있는 목을 지닌 조유아는 창극 <흥보씨>의 ‘외계인’, <귀토>의 ‘전기뱀장어’ 등 통통 튀는 감초 역할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실제 진도와 목포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조유아는 당차면서도 유쾌한 윤정년을 선보인다. 두 배우는 “원작이 창극으로 실연되기를 바랐던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도 된다”라며 “소리를 공부하면서 국립창극단 무대를 꿈꿨던 때를 떠올리며 연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매란국극단의 차세대 남역 스타를 꿈꾸며 윤정년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허영서’ 역은 왕윤정, 윤정년의 첫 번째 팬이자 작가 지망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권부용’ 역은 김우정이 맡았다. 웹툰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모습의 두 배우는 실제 소리꾼으로서 각자의 개성을 유감없이 발산한다. 소리 천재였으나 불현듯 사라지며 전설로 남은 윤정년의 엄마 ‘채공선’ 역은 김금미가 맡았다. 이외에도 카리스마 넘치는 매란국극단장 ‘강소복’ 역의 김미진, 여성이 받는 차별에 반대하며 남장을 하고 사는 ‘고사장’ 역의 이연주 등 각자만의 색채를 지닌 캐릭터들이 작품에 입체감을 불어넣고, 국립창극단 실력파 배우들이 멀티맨으로서 종횡무진 무대를 누빈다.
창극 <정년이>는 판소리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하는 만큼, 국립창극단의 역량을 최대치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웹툰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곧 국립창극단원들의 삶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득음뿐만 아니라 춤과 연기 실력 모두 섭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과정, 창극 무대에서 느낀 설렘과 희열 등을 깊이 공감하며 전 출연진 모두 그 어느 때보다도 작품에 흠뻑 빠져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글과 그림으로 표현됐던 웹툰 속 소리꾼들이 무대 위에서 진짜 소리꾼을 만나 또 다른 차원의 울림을 전할 것이다.
웹툰처럼 빠른 전개에 맞춰 전환의 미학을 살린 무대
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며 시청각적인 상상력 자극해
창극 <정년이>의 무대디자인은 무대미술가 정민선이 맡았다. 웹툰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극에 맞춰 무대 역시 즉각적으로 배경을 바꿀 수 있는 형태로 구현했다. 무대 중앙에는 4개의 회전형 무대장치, 무대 양 옆으로는 총 6개의 대형 삼각기둥이 설치된다. 이러한 무대 대도구의 회전이나 좌우 움직임을 통해 극의 속도감을 높이고 무대 위 연극성을 극대화한다. 매란국극단 마당부터 명동 뒷골목, 다방, 방송국, 정년과 공선의 시골집 등 다채로운 공간으로 변신하는 가운데, 배우들의 살아 있는 소리·연기가 더해지며 원작과는 또 다른 공감각적 상상력을 자극할 예정이다.
안무는 연극과 다원예술 등에서 안무가와 무용가로 활동하는 이윤정이 맡아 판소리 장단과 어우러진 자연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움직임을 추구한다. 의상·장신구디자인은 연극 <스카팽>과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등에 참여한 유미양 디자이너가 맡았다. 웹툰 속 의상을 재현하기보다는 1950년대의 시대적 색채를 녹이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 의상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조명디자이너 이유진, 소품디자이너 박현이, 분장디자이너 김종한 등 독창적인 감각의 창작진이 참여해 창극 <정년이>만의 무대 미학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