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조 밴드 ‘N.Flying(엔플라잉)’의 메인보컬이자 어느 덧 5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는 뮤지컬 배우 유회승. 19일 오후,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역을 맡아 첫 대극장 주연 자리를 꿰찬 배우 유회승을 만났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모차르트!’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유회승은 “공연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한 회 한 회가 끝나가는 게 벌써부터 아쉬울 정도로 너무 재밌게 하고 있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6번의 공연을 거쳐, 첫 대극장 주연,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어요
2019년 뮤지컬 ‘위윌락유’로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른 유회승은 이후 ‘광염소나타’, ‘원더티켓-수호가 있는 마을’, ‘클림트’, ‘은밀하게 위대하게 : 더 라스트’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중소극장을 거쳐 대극장 주연 자리까지 꿰찬 유회승은 “대극장 작품은 일단 크기에서 저한테 오는 압도감이 좀 달라요. 관객분들께 메세지나 이야기를 잘 전달해드리는 것을 중점적으로 보여드리고자 하는데 아무래도 훨씬 더 많은 관객 분들과 큰 공연장에서 나의 이야기를 전달해 드리려고 하다보니까 좀 더 떨리더라고요”라고 이번 무대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첫 대극장 주연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이 앞섰다는 그는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 듯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꾸준한 연습’을 강조했다. “연습을 하루도 쉰적이 없어요.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주말에도 여기에 오지 않을 때도 연습했어요. 다른 일도 병행을 하다보니 그게 절대 핑계가 되지 않게 무조건 집중해서 노력했던 것 같아요”라며 이어 그는 “넘버도 어렵고 대극장 동선도 크다보니 그런 부분이 생소해서 어려웠어요. 그래서 같이 연기하는 배우 분들에게 많이 기댔던 것 같아요. 모르는 부분도 많고 새로 해보는 것도 너무 많아서 반복 연습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라며 대극장 무대에 대한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력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단순히 고음만을 하기 보다는 감정이 나올 때까지 연습… 틀에 박히지 않은 모차르트의 순수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불후의 명곡’ 2회 우승 경력, ‘복면가왕’ 4연승 가왕 경력이 증명하듯 현역 아이돌 중 최상위에 뽑히는 가창력을 가진 유회승이지만 “제가 고음을 많이 하다보니까 그런 부분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넘버 안에서의 샤우팅은 또 다르더라고요. 무작정 제가 잘하는 발성을 한다면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관객 분들의 만족감을 채워드릴 수 없을 것 같아서 앞서 공연한 선배님들의 영상도 많이 참고했고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샤우팅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라며 창법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는가 하면 “때로는 정제되고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감정을 연습할 때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서 그 감정이 나올 때까지 매일 연습을 반복했어요”라며 연기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회승은 “음악을 사랑하는 모차르트의 순수성 그리고 남들의 시선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틀에 박히지 않은 그런 모차르트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라며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 ‘모차르트’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차르트에 대한 모든 부분을 관객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지만 뮤지컬 ‘모차르트!’가 담고 있는 모차르트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안에서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표현했어요. 음악에 대한 열망이나 또는 절망, 순수함 같은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려고 해요”라면서 “한편으로는 모차르트의 삶이 제가 지금까지 음악을 해온 인생과도 참 많이 닮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10년이 넘게 이어져 온 큰 작품을 제가 함으로서 제 인생의 큰 변화들이 생겨서 감사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라며 ‘모차르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어 했던 모습이 나와 닮은 모차르트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유회승은 밴드 ‘엔플라잉’에 합류, 가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님이 노래방을 하셨거든요. 그렇게 음악을 접한 것 또한 음악에 대한 순수성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이 반대를 너무 심하게 하셔서 성인이 되고 나서도 음악을 해본 적이 없어요. 부모님 몰래 노래방에 숨어서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입대를 하고 나니 안 되겠다 싶어서 정면 돌파를 하게 됐어요. 부모님께 인정을 받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고 짧은 시간에 운 좋게 가수로 데뷔할 수 있었고 지금은 부모님이 많이 응원해주세요. 이런 이야기들이 모차르트와 비슷한 부분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결말은 다르지만요”라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모차르트’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유회승이 ‘모차르트!’ 오디션을 보게 된 계기는 뜻밖이었다. “제가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을 때 첫 뮤지컬의 첫 공연에 저희 멤버들이 있었는데 리더 승협이 형이 ‘네가 언젠가 모차르트 같은 뮤지컬을 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고 밝힌 유회승은, 신기하게 운명처럼 ‘모차르트!’ 오디션을 본 거예요.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형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어요. ‘나 이거 하게 됐어’라고 엄청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나요”라며 합격 소식을 들었을 순간을 회상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유회승은 ”’앞으로 내 인생이 크게 바뀌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10년 넘게 이어져 온 작품이고 또 이 작품을 거쳐간 배우님들이 너무나도 대단하신 배우 분들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제가 한다는 생각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기대보다 부담감과 걱정이 더 컸어요”라며 부담감을 극복하기 위해 연습 밖에 할 수 없었다는 그는 “첫 공연 후 커튼콜에서 나오는 환호성을 들었을 땐 ‘내가 헛되게 시간을 쓰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런 불안감들이 앞으로의 기대감으로 다시 바뀐 것 같아요”라며 마음가짐에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즌, 새로운 모차르트가 되기 위한 노력
이전 시즌 ‘모차르트!’를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실제로 본 적은 없어요. 이번에 리뉴얼 된 새로운 느낌의 모차르트를 만들고 싶다는 코멘트가 있어서 참았어요. 연습 과정이 다 끝난 후에 무대를 다 찾아봤는데 이걸 보면서 연습을 했더라면 더 큰 부담감을 느꼈을 것 같아요. 너무나도 완성되어 있고 잘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못 찾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선배님들이 하신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제가 만들어놓은 것에 선배님들의 좋은 부분을 접합시키는 노력을 하게 된 것 같아요”라며 선배님들의 영상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올해로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이해준, 수호, 유회승, 김희재 네 명의 새로운 모차르트를 캐스팅해 이전 시즌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네 명의 모차르트가 가진 매력에 대해 유회승은 “4명이 가진 각자의 장점이 너무 뚜렷하게 있어요. 해준이 형 같은 경우에는 너무 베테랑이어서 뮤지컬을 보시는 관객분들이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또 어떻게 해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 같아요. 수호는 끈기가 정말 강해서 디테일한 것 하나하나 다 챙기는 그런 부분들이 있었고 희재는 뮤지컬을 처음하니까 더 자극이 되는 모습들이 있었어요. 제가 예상할 수 없는 그런 것들도 오히려 처음이니까 생각해내서 나오는 좋은 모습들이 있기 때문에 배울 점이 되게 많아요”라며 네 명의 모차르트가 똘똘 뭉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도 있다고 밝혔다.
세대교체를 내세운 이번 ‘모차르트!’의 과감한 시도에 대해 유회승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의 힘을 세대교체가 되어도 잃지 않게 해야 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노력만으로 되지는 않겠지만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각기 다른 매력의 모차르트 중 자신만의 강점으로 “일단 귀여운 볼프강이 나오고요(웃음). 저는 순수함이나 또 넘버에서 오는 쾌락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라고 깨알 어필을 하기도.
킹키부츠를 통해 키운 뮤지컬 배우의 꿈, 하나 하나의 기회가 소중해
배우 이석훈의 초대로 뮤지컬 ‘킹키부츠’를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한 유회승은 새로운 장르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렇게 종합 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흥미로운 장르라는 생각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그 때 처음 하게 됐어요”라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 꿈을 이뤄가고 있는 유회승은 도전하고 싶은 뮤지컬 장르에 대해 “지금 저한테는 하나 하나의 기회가 중요하고 소중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오디션을 보는 것 같아요. 제가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생각이 들면 집중해서 오디션을 보는 편이고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음악도 밴드 음악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장르가 너무 다양해서 고민이었어요. 저희 밴드 색은 무엇일까 꽤 오랫동안 고민한 것 같아요. 근데 그냥 꾸준히 음악만 사랑하면서 저희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다보니까 장르에 상관없이 하게된 것 같아요”라며 뮤지컬 장르 선택의 기준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서는 “확실한 건 해피 엔딩을 하고 싶어요. 해피 엔딩이 아니면 즐거운 분위기의 극을 한 번 해보고 싶고요.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해피엔딩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 안에서 오는 역할들은 또 새로울 것 같아요”라며 새로운 작품에 대한 도전 의지를 불태우기도. 이어 그는 “‘모차르트!’도 저한테는 선물같은 기회라고 생각을 하는데 욕심을 부리자면 ‘웃는 남자’와 같이 인기있는 다른 작품도 해보고 싶고 또 다른 기회가 있다면 다른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멤피스’나 ‘킹키부츠’ 같은 작품도 해보고 싶고 제가 지금 알지 못하는 좋은 작품들이 있다면 그걸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라며 “제가 최근에 ‘웃는 남자’라는 작품을 알게 됐어요. 이야기의 여운이 많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여운이 남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뮤지컬을 통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무엇인지 밝혔다.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유회승은 ‘커튼콜’을 떠올렸다. “커튼콜이 가장 짜릿해요. 커튼콜 막이 내려가는 순간 관객 분들이 환호해주실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라며 “많은 유명하신 배우 분들이 하신 작품이잖아요. 그에 비하면 저는 거의 신인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거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실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 진심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는 정말 티끌 하나 없는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을 해서 오히려 연습에 더 매진을 했던 것 같아요. 커튼콜이 끝난 후에 환호성을 들었을 때 ‘잘못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환호성에 감사함을 느꼈고 공연 후에 앞으로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그룹의 군백기가 뮤지컬을 선택한 이유는 아냐… 배우랑 가수로서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노력 중
최근 ‘엔플라잉’은 3명의 멤버가 군 입대를 해 군백기를 맞이한 상황. ‘멤버들의 군백기가 뮤지컬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주었나’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고 답한 유회승은 “‘모차르트!’라는 기회는 제가 한 노력과 운이 합쳐져서 이렇게 좋은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건데 ‘엔플라잉’의 목표는 멤버들이 지금 군백기를 가지고 있을 때 새로운 팬분들이 생겨도 좋겠지만 기존에 저희를 기다려주시는 팬분들이 외롭거나 힘들거나 지치지 않게 끊임없이 어떤 콘텐츠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지금 둘이서 콘서트도 하고 투어도 하고 페스티벌도 참여하고 최근에는 앨범도 냈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모차르트!’를 하게 되서 둘 다 병행하기 힘든 상황일 수도 있는데 형이 저를 많이 배려해주고 도와줘서 둘 다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배우와 가수로서 밸런스를 맞추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엔플라잉’ 컴백 인터뷰 당시 “80살까지 밴드를 하고 싶다”라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유회승은 ‘뮤지컬은 몇 살까지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같이 하지 않을까요? 어쨋든 함께 가는 거니까요. ‘엔플라잉’이 먼저이긴 했지만 뮤지컬 배우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분명 이 모습을 사랑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고 같이 사랑하시는 분들도 계실테니 이미 한 번 발을 들인 이상 80살까지 해야죠’라며 장난스러운 듯 진심 가득한 목표를 밝혔다.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유회승은 배우로서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꾸준한 연습으로 자신만의 ‘모차르트’를 만들어가고 있는 유회승이 앞으로 계속될 무대로 회전문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