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은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5월 9일(목) 오전 11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09년 시작한 <정오의 음악회>는 국립극장 대표 상설 공연으로, 국악관현악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친절한 해설과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아나운서 이금희가 특유의 정감 있는 해설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지휘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신임 부지휘자 최동호가 나선다.
공연은 젊은 작곡가들에게 3분 내외의 짧은 관현악곡을 위촉해 선보인 ‘3분 관현악’ 시리즈에서 탄생한 작품을 만나는 ‘정오의 3분’으로 시작한다. 5월을 여는 곡은 김창환 작곡가의 ‘취(吹)하고 타(打)하다’다. 불고(吹), 친다(打)는 의미로 궁중 의식이나 잔치, 왕의 행차나 군대 행진 등에서 연주되던 궁중 ‘연례악(宴禮樂)’ 중 하나인 ‘취타’에 사용된 선율을 다채롭게 변주한 곡이다. 대취타의 문법을 중요한 모티프로 사용한 다양한 변주를 통해 ‘취타’의 핵심 선율과 장단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다.
‘정오의 협연’에서는 정확한 소리 전달력과 풍부한 표현력의 국립창극단원 나윤영이 무대에 올라 판소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편곡 이용탁)를 노래한다. 사또의 수청을 거절한 죄로 갖은 옥고를 견디던 춘향이 떠나간 이몽룡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부른 옥중가로 웅장한 국악관현악 선율이 더해지며 절망에 빠진 여인의 심정이 한층 극대화된다.
‘정오의 여행’은 국악관현악으로 재해석한 여러 나라의 전통음악이나 민요를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영상과 함께 감상하는 순서다. 이달에는 ‘아리랑 쥐체니아’(편곡 장태평)를 들으며 폴란드로 떠나본다. 2019년 한국-폴란드 수교 3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해 편곡한 곡이다. 한국의 아리랑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프레데리크 쇼팽이 쓴 폴란드 가곡 No.1 소원(Polish Songs, Op.74 No.1 Życzenie), 폴란드 민요 ‘아가씨들아(Szła dzieweczka)’를 엮어 양국의 전통과 역사를 담아냈다.
‘정오의 스타’에는 가수 유리상자가 함께한다. 어쿠스틱 사운드, 포근하고 서정적인 그들만의 색을 담은 음악이 편안한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유리상자의 대표곡 ‘사랑해도 될까요’ ‘신부에게’ ‘웃어요’로 아름다운 과거로의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마지막은 국악관현악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정오의 관현악’ 순서로 국악관현악 ‘금잔디’(작곡 김대성)을 연주한다. 2019년 국립국악관현악단 <내셔널&인터내셔널>에서 위촉 초연한 곡으로, 험난한 역사를 견뎠던 고구려인과 오늘날의 민중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금잔디’라는 꽃을 설정해 곡의 모티프로 삼았다. 전반부에는 고구려 산성의 모습과 고난 속에서 느끼는 아픔을 굿거리 풍의 서정적인 가락으로 표현하고 후반부에는 우리 민족 대륙의 기상과 역동적인 힘을 표현했다.
2024년 <정오의 음악회> 6편을 모두 관람한 관객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정오의 도장깨기’ 이벤트는 이달에도 이어진다. 또한 출출해질 시간인 오전 11시, 공연을 관람한 모든 관객에게는 사회적 기업에서 만든 맛있는 간식을 음료와 함께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