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 어워즈 최고 작품상과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고 신작상을 수상한 현대 희곡의 대표작 ‘엠. 버터플라이(M. Butterfly)’ (이하 ‘엠. 버터플라이’)가 세계 최초의 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한다.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의 대표작인 이 작품은 사랑, 권력, 욕망, 환상을 날카롭게 해부한 명작이다. 1988년 워싱턴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 유진 오닐 씨어터에서 777회 공연되며 당시 ‘아마데우스’가 세운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토니 어워즈 최고 작품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고 신작상을 비롯해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현대 희곡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1993년에는 제레미 아이언스와 존 론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2024년까지 다섯 차례 공연되며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40년 가까이 전 세계 무대에서 검증된 이 명작은 이제 연극을 넘어 뮤지컬로의 장르 변화로 또 한 번의 진화를 시도한다.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는 프랑스 외교관이 20년간 사랑했던 여인이 사실은 남성 경극 배우이자 중국의 스파이였던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서사적 구조를 결합 및 전복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대표적인 민간설화 ‘나비연인’을 거울처럼 맞물리게 함으로써, 사랑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인간의 욕망을 매력적인 서사로 풀어낸다.
특히 이번 뮤지컬 버전은 오페라 ‘나비부인’을 재현하는 ‘극중극 구조’를 전면에 내세운다. 오페라는 르네와 송의 관계를 비추는 상징적 프레임이자 두 인물의 행동과 선택을 이해하게 하는 드라마적 장치로 기능한다. 관객들은 자신들만의 연극을 펼치는 송과 르네를 통해 현실과 환상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매혹적인 메타시어터(Meta-theater)적 경험을 마주하게 되며, 이는 마지막 순간의 비극적 전복과 주제의식을 한층 선명하게 완성시킨다.
여기에 오페라 속 인물이자 르네의 심리적 자아를 구체화한 캐릭터 ‘핑커튼’이 새롭게 등장, 르네의 모순과 욕망을 음악과 퍼포먼스로 시각화하며 극적 밀도를 끌어올린다. 또한 베일에 싸여 있던 ‘송’의 내면 역시 음악을 통해 확장되며 관객들로 하여금 두 사람의 관계 속에 흩어진 진실의 조각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마주하게 한다.
대사로 드러나던 원작의 정치·문화·성별의 대립과 갈등은 뮤지컬만의 역동적인 넘버와 안무를 통해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클래식, 록, 재즈를 넘나드는 음악은 서양과 동양,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작품의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현대적인 밴드 사운드와 클래식한 현악기의 세련된 조화, 적재적소에서 배치된 동양 악기, 주요 인물과 사건을 관통하는 음악적 모티브와 그 변주가 인물들의 욕망과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여기에 핑커튼, 아녜스, 툴롱 등 각기 다른 환상을 대변하는 주변 인물들이 유머와 쇼의 에너지를 더해 시대를 유쾌하게 풍자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감을 놓치지 않는 뮤지컬만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할 ‘엠. 버터플라이’를 위해 대학로 대표 창작진이 힘을 모았다. 대본과 가사는 뮤지컬 ‘비더슈탄트’, ‘붉은 정원’ 등에서 탄탄한 드라마를 선보인 정은비 작가가 맡아 원작의 다층적인 구조를 뮤지컬 언어로 새롭게 설계했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아티스’ 등에서 흡인력 있는 선율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남궁유진 작곡가는 인물들의 욕망의 흐름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극의 정서적 결을 더했다. 여기에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등을 통해 감각적인 미장센을 선보여 온 김민정 연출이 합류해 기대를 모은다. “겹겹이 자신을 감춘 인물을 한 겹씩 감각으로 풀어내고, 전복과 매혹을 구축해 낼 물성과 설계를 파고드는 중”이라고 전한 김 연출은 특유의 날카로운 인물 해석을 더해 ‘엠. 버터플라이’만의 강렬한 무대를 완성할 예정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에 잠식되어 가는 프랑스 외교관 ‘르네 갈리마르’ 역에는 주민진, 안재영, 유현석이 캐스팅됐다. 세 배우는 각기 다른 해석으로 욕망과 집착, 그리고 환상이 무너져가는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며 서로 다른 결의 ‘르네’를 완성할 예정이다. 주민진은 ‘배니싱’, ‘사의 찬미’ 등에서 보여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안재영은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시데레우스’ 등의 입체적인 캐릭터 구축 능력으로, 유현석은 ‘렌트’, ‘웨이스티드’ 등에서 입증한 뛰어난 가창력과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르네가 꿈꾸는 완벽한 사랑이자 진실을 감춘 중국 경극 배우 ‘송 릴링’ 역은 김바다, 유태율, 홍기범이 출연한다. 2024년 연극 ‘엠. 버터플라이’에서 ‘송’을 연기했던 김바다가 다시 한 번 같은 역할을 맡아 작품의 연속성을 이어가며, 유태율과 홍기범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환상과 진실 사이를 오가는 매혹적인 ‘송’을 선보일 예정이다.
르네의 직장 상사이자 서구 사회의 편견과 우월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툴룽’ 역에는 황만익과 김승용이 더블 캐스팅됐다. 두 배우는 르네를 향한 특유의 조롱과 풍자로 서양 남성들의 오만한 시선을 드러내는 한편,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에 입체적인 재미와 긴장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뮤지컬에서 새롭게 확장된 캐릭터 ‘핑커튼’ 역은 장재웅과 남민우가 맡아 뮤지컬만의 위트와 드라마를 책임진다. 르네의 또 다른 자아이자 욕망과 환상을 드러내는 핑커튼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통해 르네가 만들어낸 허상을 시각화하며 뮤지컬적인 에너지와 심리적 긴장감을 동시에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르네의 아내 ‘아녜스’와 중국 공산당원 ‘친’의 상반된 1인 2역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을 갖춘 안상은과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상에 빛나는 전하영이 맡아 서사에 풍성한 결을 더할 예정이다. 사랑, 그 처절한 환상을 가장 매혹적으로 펼쳐내는 뮤지컬 ‘엠. 버터플라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 지원사업 후원으로 오는 9월 22일 YES24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하며, 프리뷰 티켓은 8월 초 오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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