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를 대표하는 극작가 장 주네(Jean Genet)의 대표작이자 현대연극의 고전으로 꼽히는 ‘하녀들(Les Bonnes)’이 오는 9월 17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극단 수는 202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사업 선정작으로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낭만적인 개소리’에 이어 올해 마지막 작품으로 ‘하녀들’을 무대에 올린다. 서로 다른 시대와 인물을 다룬 세 작품을 통해 인간이 사회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과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1947년 초연된 ‘하녀들’은 위계적 관계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권력, 정체성의 문제를 탐구한 작품이다. 두 하녀는 마담의 옷을 입고, 마담의 말투와 행동을 흉내 낸다. 그들은 서로 역할을 바꿔가며 현실에서 억눌러온 욕망과 분노를 드러낸다. 마담을 향한 동경과 증오, 복종과 반항이 뒤엉킨 역할놀이는 점차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장 주네’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시인으로 활동하며 범죄와 욕망, 계급과 권력 등 사회적 통념과 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갈등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았다. 기존의 도덕과 사회 질서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그의 작품 세계는 프랑스 문학과 연극에 강한 영향을 미쳤으며 ‘하녀들’은 인간의 욕망과 권력관계를 독특한 연극적 형식으로 풀어낸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연극 ‘하녀들’은 하녀 자매 ‘클레르’와 ‘솔랑주’가 마담을 흉내 내는 역할극을 통해 현실과 연극의 경계를 흔든다.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한 놀이는 거듭될수록 두 사람의 관계와 욕망을 뒤흔들고, 마침내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어려운 지점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극중극의 구조는 작품의 핵심적인 연극적 장치로, 초연 이후 시대와 연출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해왔다.
극단 수는 2020년 예술공간 혜화에서 ‘하녀들’을 초연한 데 이어 2021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재공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25 오사카 국제 공연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한국어 공연을 선보였다. 오는 9월 17일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세 번째 국내 공연으로 다시 관객을 만나며, 지속적인 재공연과 해외 무대를 거쳐 극단 수를 대표하는 레퍼토리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하녀들’은 현대적 각색보다 원작의 언어와 구조, 인물 관계에 충실한다. 구태환 연출은 “시대는 달라졌지만 타인의 삶을 욕망하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인간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라며 “원작에 충실하게 접근함으로써 오히려 지금의 관객이 ‘하녀들’의 질문을 자신의 이야기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번 ‘하녀들’에는 마담 역에 송이주, 솔랑주 역에 유진희와 배현아, 클레르 역에 박승희가 출연한다.
송이주는 올해 극단 수의 ‘낭만적인 개소리’에서 ‘한은순’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하녀들의 욕망과 동경, 증오의 대상인 ‘마담’ 역으로 맡아 또 한 번 선명한 존재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유진희와 배현아는 ‘바람, 다녀가셔요’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박승희는 ‘나생문’ ‘띨뿌리’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관객을 만나왔다. 특히 세 배우는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다시 ‘하녀들’로 돌아와, 이전 공연을 통해 축적해온 해석을 바탕으로 서로 충돌하고 뒤섞이는 하녀들의 감정을 더욱 섬세하고 밀도 있게 펼쳐낼 예정이다.
연극 ‘하녀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사업 선정작으로, 9월 17일부터 27일까지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전석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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